'악어 유전자' 품은 메기, 당신은 식탁에 올리겠습니까

악어 유전자 품은 메기

악어 유전자 품은 메기

악어 유전자 를 품은 메기라니, 생소하시죠? 바로 유전자 조작 생명체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어류와 파충류의 유전자를 조합하는 것이 매우 어색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체는 아주 기본적이고 원시적인 유전자는 그 코드가 서로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토마토의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광어의 유전자를 넣기도 하죠. 광어는 보통 찬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냉해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동물의 유전자를 식물에 조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 그런데 이렇게 악어 유전자를 넣은 메기가 나왔는데, 이거 먹기가 심히 부담되지요?

그럼 소식 한번 보시겠습니다.

미국에서 악어 유전자 일부를 잘라내 메기 유전자에 붙이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질병에 약한 메기의 속성을 강한 면역력을 가진 악어 유전자로 보완하는 게 목적입니다. 소비자들이 유전자가 바뀐 메기를 선뜻 식재료로 활용할지가 해당 기술의 실용화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 과학전문지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미국 오번대 연구진이 악어의 유전자로 메기 양식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메기는 미국인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물고기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미국 내 양식장에서 13만톤이 생산됐습니다.

미국 양식장의 60~70%가 메기를 기릅니다. 그런데 메기는 질병에 약합니다. 부화한 메기 가운데 40%가 다 자라서 시장에 출하되기 전에 폐사합니다.

 

연구진은 메기의 체질을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악의 유전자 가운데 '카렐리시딘'이라는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잘라내 메기 유전자에 붙였습니다. 생물학계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카렐리시딘 단백질은 악어가 싸움을 벌이다 몸에 상처를 입어도 감염이 쉽게 발생하지 않게 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이 능력을 메기의 질병 저항력을 높이는 데 썼습니다.

 

실험 결과는?

연구진이 악어 유전자를 품은 메기를 관찰한 결과, 실제로 감염에 대한 저항성이 커졌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2종을 유전자가 바뀐 메기가 사는 수조에 넣었더니 생존률이 보통 메기보다 최대 5배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바꾼 메기를 먹거나 팔 수 있도록 미국 당국에서 승인 받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짧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식용으로 승인을 받은 유전자 변형 물고기는 딱 1종류입니다.

2021년 미국 시장에 나온 '아쿠아 어드밴티지 연어'입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연어 유전자들을 합친 것인데, 일반적인 연어보다 덩치가 큽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물고기에 대한 승인을 신청을 접수한 지 26년 만에 내줬습니다.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메기가 일단 판매 승인을 받고 나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연구진에 속한 바오펑 수 오번대 연구원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악어 유전자에서 가져온 단백질은 익히기만 해도 생물학적으로 무력화돼 문제 없다"며 "게다가 이미 많은 사람이 악어 고기도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선 악어 유전자를 넣은 메기를 슈퍼마켓 판매대에서 소비자가 선뜻 집을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유전자를 몸에 품은 생물을 반찬거리로 삼는 건 정서적 거부감이 상당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