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의 대한체육회 비판, 예산 직접 집행 추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최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지난 8년 동안 마음대로 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인촌 장관은 오늘(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회의실에서 열린 체육 분야 간담회에서 "대한체육회는 1년에 4천8백억 원이란 엄청난 금액을 지원받았고 이기흥 회장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해왔지만 결과는 계속 안 좋아졌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문체부가 지방 체육회와 종목 단체에 예산을 직접 집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체육 정책을 둘러싸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지난해부터 마찰을 빚어 온 유 장관은 "체육회가 문체부를 상대로는 자율성을 외치는데 (산하) 회원종목단체와 지방 체육회의 자율성에는 반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체육계의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 중 하나로 예산 직접 교부도 있다"며 예산 직접 집행을 재차 거론했습니다.
현재 대한체육회가 보유하고 있는 예산 배분권을 박탈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유인촌 장관의 강력한 발언 배경
유 장관은 지난달 20일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에서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예산 지원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의 예산 직접 집행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권한은 정부 부처에 있다"며 "정부는 법령을 정확하게 해석해 집행하는 곳이지 법령을 위반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대한체육회 정관 개정안 승인 거부
유인촌 장관은 대한체육회가 오는 4일 대의원총회를 거쳐 체육 단체장의 임기 제한을 없앤 정관 개정안을 승인해 달라고 문체부에 요청할 경우 문체부는 거부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유인촌 장관은 "정관 개정은 절대 승인하지 않겠다"고 확언했습니다.
2016년 통합 체육회의 첫 수장에 오른 이기흥 현 체육회장은 한 차례 재선을 거쳐 8년을 재임 중이며 현 정관을 유지하더라도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3선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4일 임시대의원 총회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이기흥 회장이 유인촌 장관의 발언과 문체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알려져 파리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갈등의 수위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예산 직접 집행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
유인촌 장관의 이번 발언은 대한체육회의 예산 집행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많은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문체부가 직접 예산을 집행하게 되면 자금의 사용처를 보다 명확히 하고, 지방 체육회와 종목 단체들이 보다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예산 집행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나 비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체육계의 자율성 강화와 책임 있는 운영
유 장관은 체육계의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체육회와 종목 단체들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대한체육회의 중앙 집권적 운영을 탈피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체육계 전반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체육 정책의 변화는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지만, 유인촌 장관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은 향후 한국 체육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한체육회의 대응과 더불어, 문체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