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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라이트 클래식]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by 석아산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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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참 길고 듣기 어렵죠. 이 코너는 클래식의 엄청 아름다운 소절을 한 군데만 소개해드립니다. 이 소절을 듣고 나머지 곡을 찾아 들으시는 것은 여러분 자유입니다^^

 

 

아시다시피 베토벤은 서른 나이부터 귀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합니다. 다른 직업도 아니고, 작곡을 하는 그에게 이것은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죠.

 

 

하지만 베토벤은 이 고난을 이겨내고 매우 전투적인 곡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마치 자신을 짓누르는 운명에 대항하여, '나는 음악으로 그것을 깨부수겠다'고 선언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격이었으나, 그 계란은 점점 다이아몬드로 변해가죠! 그렇게 그는 결국 자신의 운명을 파쇄하는, 영웅의 지위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 시기에 그는 5번 교향곡 '운명',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 피아노 소나타 '열정' 등 엄청난 명작, 사자와 같은 명작을 써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귀가 머는 고난 말고도, 다른 것들이 그를 집어 삼키기 시작합니다. 그는 조카에 집착하고 있었는데, 조카가 그 관심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자살을 시도하죠. 그리고 그는 항상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의 성마른 성격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죠.

 

이런 상황에서, 그는 말년의 명작들을 쓰게 됩니다. 인류애를 강조하는 9번 교향곡 '합창'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죠. 

그리고 '장엄미사' 등 그 규모를 볼 때 입이 떡 벌어지는 종교곡과, 현악 4중주를 작곡합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초인의 생애가 '낙타의 정신 = 사자의 정신 = 어린아이의 정신'으로 변화해 간다고 말합니다. 베토벤처럼 이것에 어울리는 인간이 또 있을까요.

 

베토벤은 하이든과 같은 선배들을 열심히 모방하는 '낙타의 정신',  운명에 저항하고 승리하는 '사자의 정신', 그리고 이 말년의, 모든 것이 정화되는 초월의 경지, '어린아이의 정신'으로 나아갑니다.

 

이 모습을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피아노 소나타 32번'입니다. 피아노는 평생 베토벤의 내면을 드러내는 최고의 악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피아노 소나타는 피아노 한 대로,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의 외로운 내면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장르입니다.

베토벤도 서른 두 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구축해 나갔죠.

이렇듯 베토벤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장르의 마지막 곡이 바로 이 곡입니다.

 

이 피아노 소나타 32번은 아주 이상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2악장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4악장 구성이 일반적인 것에 비하면 참으로 이상하죠. 게다가 2악장은 변주곡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변주곡 형식은 베토벤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곡 형식입니다.

변주곡이라 함은, 하나의 주제가 점점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치 인생의 꼭지들이 하나하나 펼쳐지는 것과 같은 상징성을 가지죠. 베토벤은 이 32번 소나타에서, 자신의 내면이 승화되는 과정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이 장면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엄청나게 긴 트릴(떠는 음)이 계속되면서, 그 안으로 곡의 주제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집니다. 마치 누군가가 천상으로 올라가며, 살아온 날을 반추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프레이즈입니다.

 

*곡의 27분 30초부터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E2iyBRmA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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