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모은 생물 표본 곰팡이에 전멸
80년 모은 생물 표본 곰팡이에 전멸...
일단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표본실을 관리하던 분이 퇴임하시고 나서 잘 관리되지 않아 곰팡이가 폈다고 하는데요.
솔직히 너무나 부끄러운 일입니다. 표본 같은 것들 사실은 생물학 연구의 기초 자료들 아니겠습니까.
한 분이 퇴임한다고 표본실의 표본들이 망가진다?
왜 이렇게 아마추어 같은 거죠? 일본이나 영국 대학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이게 우리나라 대학 수준인가...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라는 서울대...
선배 학자들이 힘들게 수집한 표본, 민간인들이 관리를 잘 할 거라고 믿고 맡긴 표본들이, 곰팡이로 인해 쓸모없어지다니요.
정말 아마추어스럽지 않습니까. 초등학교도 아니고 말이죠.
부끄럽네요. 서울대 저 생명과학부 사람들은 부끄러워 할까요?
뭐 표본 따위 없어진 게 대수라고... 이렇게 생각한다면 더 부끄러운 일이네요. 에효... 한숨만 나옵니다.
소식 한번 봅시다.
서울대 생명과학부가 70~80년간 모은 동물 표본 수백점이 2021년 표본실에 창궐한 곰팡이 때문에 모조리 폐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임영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 사건을 다룬 '표본실 진균(곰팡이) 대재앙:수많은 동물의 흔적을 지운 단 일주일'이란 논문을 지난해 12월 미생물학회지에 수록했습니다.
19일 임 교수와 서울대 진균생태계통학 연구실 등에 따르면 표본들은 2007년 서울대 자연과학대가 위치한 24동의 지하실로 옮겨진 후 담당 교수를 통해 관리돼왔습니다. 그러나 2021년 2월 해당 교수가 은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교수의 은퇴로 연구원들까지 떠나 아무도 온도조절기 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통상 섭씨 23도, 습도 약 20%로 유지됐던 표본실 온·습도는 2021년 8월 10일 발견 당시엔 섭씨 30도, 습도 70%를 넘어섰습니다. 높은 온·습도 탓에 방치된 표본실에는 곰팡이가 창궐했습니다. 임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표본실의 문을 열자 곰팡이 냄새가 강하게 났다"며 "대형 박제들과 플라스틱병들이 층층이 있었는데 모두 검고 흰 곰팡이가 덮인 모습이었다. 습도가 높아 축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서울대 표본실 전량 폐기 전말
표본실엔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지난 70~80년 간 모은 동물 수백점의 박제 등 표본이 있었습니다. 특히 연구 가치가 큰 천연기념물 따오기 등 멸종위기종의 박제도 있었는데, 멸종위기종의 경우 우연히 동물의 사체가 발견되기 전까진 새 표본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국 학교 측은 이 표본들은 전량 폐기됐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곰팡이는 닦아 낼 수 있지만 곰팡이가 어디까지 침투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논문에 참여한 김지선 연구원은 "귤의 경우에도 일부분만 곰팡이가 보여도 버려야 하는 것처럼, 곰팡이는 한 곳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피면 실제로는 전체적으로 퍼져있다고 봐야 한다. 표본실 전체가 곰팡이에 덮여 있었던 만큼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모두 처분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진균류는 호흡을 통해 폐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임 교수의 연구팀은 시료 채취 후 전문 업체를 불러 표본실을 청소해야 했습니다. 임 교수는 "동물 표본은 중요한 기록 자료로 추후에 한반도 생물 주권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 유전 공학이 발달하면서 공룡화석에서 DNA를 뽑아 쓰듯이 나중에는 이 표본 속 DNA가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며 "공룡화석은 귀하게 생각하면서 표본은 중시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논문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보니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 생각납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학예사인 리처드 포티라는 분이 쓴 책인데요.
'런던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책입니다.
표본실에서 연구하면서, 그 집착에 가까운 표본애호가들의 뒷이야기를 다른 책입니다. 아마 이 분이 곰팡이가 슨 표본을 봤다면 개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생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바닥 찔릴 수 있는데…구조견에 신발 안 신기는 이유 (1) | 2023.02.21 |
---|---|
미국 뉴욕 브루클린 도심 공원서 악어 발견…주민들 '화들짝' (5) | 2023.02.21 |
'얼룩말 무늬 응용' 구부러지고 늘어나는 섬유형 발전시스템 개발 (4) | 2023.02.15 |
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 사체 가파도서 발견…부검 의뢰 (1) | 2023.02.12 |
'악어 유전자' 품은 메기, 당신은 식탁에 올리겠습니까 (2) | 2023.0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