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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

by 석아산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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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는 아주 소중한 문화 형태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탈춤 같은 것을 보십시오. 탈춤은 지금은 전통, 문화 유산 취급을 받고 있지만, 옛날에는 시장 같은 데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탈을 쓰고 당대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풍자극이었습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양반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탈춤이 자신을 비판하는 줄 알면서도, 껄껄 웃어넘겼죠.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언젠가부터인가, 음...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서고, 마치 정치인들이나 기득권들의 입지가 성역인 것처럼 호도하기 시작하면서, 풍자 문화가 아주 쇠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분명 꼰대들은, 저 그림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이런 그림을 보면, "감히~"라는 말로 꾸짖기 시작하죠.

 

"감히, 고등학생 녀석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조롱해?"

 

분명 이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이 한 마디에 정말 얼마나 많은 우리나라의 패착이 들어 있는 걸까요.

이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권위주의이죠. 대통령은 우리 국민보다 위에 있다, 그런 인식이 들어있습니다. 아직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향수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죠.

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일 뿐, 국민보다 '위에'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수많은 공적, 사적 비판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존재죠. 그리고 그러한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둘째는 연공 서열의 강조입니다.

고등학생은, 아직 어려서 의식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편견이 들어 있는 것이죠. 물론 라떼 시대 사람들은, 정보를 얻을 방법도 별로 없고, 만날 주입식 교육 받느라 학교 다녀 오면 정치 생각 같은 건 할 여유도 없었겠죠. 하지만 지금 세대는 다릅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셋째는, 풍자와 조롱은 같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풍자는 어떤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그리고 분명히 합리적인 비판의 요소를 담고 있죠. 이는 실재하는 사건이나 품행 등을 소재로 그것을 엮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그 그림을 보고 무릎을 치곤 합니다.

그러나 조롱은, 일방적인 비난만을 퍼붓는 행위입니다. 

 

자,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이 그림을 한번 볼까요.

 

제가 볼 땐 그림체도 훌륭하고, 풍자 정신도 들어 있습니다. 만약 제가 윤 대통령이고, 누군가 저런 그림을 그려 주면, 오오, 잘 그렸는데, 그러면서 자성도 하고 그럴 거 같습니다.

 

물론 저의 생각과 다르신 분들도 있겠지요. 그분들의 의견과 논리를 존중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 그림이 그저 감정적으로 불편할 뿐이라면, 그분들의 감정에 동조해 드릴 생각은 없네요.

 

자, 이 그림이 어떻게 화제에 오르게 된 것인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그리고 부천시가 건립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최근 개최한 한국 만화축제, 그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이 전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뜨겁다고 하네요.

 

3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이날 폐막한 제 23회 부천국제만화축제 전시장에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가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카툰으로, 윤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자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열차 조종석에는 김건희 여사가, 나머지 열차에는 칼을 든 검사들이 탑승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만화축제가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2층 도서관 로비에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카툰 부문 금상은 경기도지사상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인데요, 알아보니까, 수상작 선정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무작위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이 맡았다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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