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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문둥이박쥐의 놀라운 번식 방법!

by 작가석아산 2023. 11. 22.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서식하는 문둥이박쥐의 독특한 짝짓기가 처음 밝혀졌다. 우드랜드트러스트 누리집 갈무리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서식하는 문둥이박쥐의 독특한 짝짓기가 처음 밝혀졌다. 우드랜드트러스트 누리집 갈무리

 

이 세상에서 수컷이 성기를 삽입하지 않고 접촉만으로 짝짓기를 하는 놀라운 포유류, 유일의 포유류가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이 문둥이박쥐라는 존재인데요.

정말 신기하네요... 우리가 아직도 개별 생물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 그럼 이 놀라운 동물의 번식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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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둥이박쥐의 놀라운 번식 방법 

 

수컷 박쥐의 생식기(A, B)와 암컷 박쥐의 생식기 현미경 사진(C). D는 암컷을 뒤에서 안고 짝짓기 행동하는 수컷 박쥐의 모습이다. 니콜라스 파셀 제공
수컷 박쥐의 생식기(A, B)와 암컷 박쥐의 생식기 현미경 사진(C). D는 암컷을 뒤에서 안고 짝짓기 행동하는 수컷 박쥐의 모습이다. 니콜라스 파셀 제공

 

 

문둥이박쥐는 대부분의 포유류와는 다르게 성기 삽입 없이 짝짓기를 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까지는 성기 삽입 없이 번식하는 포유류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로잔대학의 진화생물학자 니콜라스 파셀 교수와 연구팀은 네덜란드 한 교회의 다락방과 우크라이나의 박쥐 재활 센터에서 촬영된 문둥이박쥐의 교미 영상 97건을 분석한 결과, 이 박쥐가 다른 포유류와 달리 비침투성 생식을 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커런트바이올로지라는 국제학술지에 공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포유류, 인간과 박쥐를 포함하여, 난자의 수정과 임신은 암컷의 몸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동안 수컷의 음경이 진화한 것은 난자에 정자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사례입니다.

 

문둥이박쥐는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대전, 전남 순천 승주, 경남 마산, 창원, 함안, 강원 인제 등에서 관찰되었으나, 매우 희귀한 종이며 생태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 연구는 파셀 교수와 동료들이 문둥이박쥐가 다소 크고 특이한 형태의 성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문둥이박쥐의 몸길이는 약 6~8㎝ 정도이지만, 발기한 성기의 길이는 몸통의 22%에 달하며, 끝부분은 둥근 하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컷의 생식기는 암컷의 질 길이보다 7배 이상 길고 두껍기 때문에 삽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네덜란드의 박쥐 애호가 얀 주켄 씨가 제공한 집 근처 교회 다락방에 서식하는 문둥이박쥐의 짝짓기 영상과 우크라이나 박쥐 재활센터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수컷 박쥐는 교미 시 암컷의 등을 잡고 목덜미를 깨물면서, 발기된 성기를 암컷의 꼬리막 주변 외음부에 갖다 댑니다.

 

외음부를 찾은 후에는 성기의 끝부분을 단단히 붙인 채로 짝짓기를 이어갑니다.

박쥐들은 평균 53분간 이러한 성행위를 지속했으며, 가장 긴 짝짓기는 12.7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연구자들은 짝짓기 후 암컷 배의 털이 젖어있는 것을 보고 정액이 전달되었다고 추정했습니다.

파셀 교수는 박쥐가 생물학적으로 여러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동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박쥐가 작은 몸집에 비해 비교적 긴 수명을 갖고 있으며, 일부는 40살이 넘도록 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일부 암컷 박쥐는 짝짓기 후 몇 달 동안 정자를 자궁에 저장한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빈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미카엘라 파블리체프는 "포유류의 짝짓기에서 성기 삽입 없이 정자를 옮기는 종은 이전까지 발견된 바 없다. 이번 관찰은 박쥐의 독특한 생태를 전하고 있다"고 ‘네이처’에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문둥이박쥐가 어떻게 이런 독특한 짝짓기 방식으로 진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