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우주 수송수단의 등장! 던 에어로스페이스의 마크-2 오로라

신개념 우주 수송수단의 등장! 던 에어로스페이스의 마크-2 오로라

신개념 우주 수송수단의 등장!

바야흐로 우주시대이죠. 

어떻게 하면 우주로 많이 진출하면서도, 싼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을까도 매우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의 경우는 로켓을 회수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지요.

 

여기 또 하나의, 저비용을 실현할 수 있는 수송 수단이 등장하였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활주로에서 좁고 긴 동체 좌우에 삼각날개가 달린 비행기 한 대가 이륙을 기다립니다.

 

길이는 4.8m로 중형차와 비슷합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기(드론)입니다.

시동이 걸리자 꽁무니에 달린 엔진에서 으르렁거리는 굉음이 뿜어져 나옵니다. 불그스름한 불꽃이 분사되더니 비행기는 이내 활주로를 빠르게 내달립니다. 공중으로 날아오른 비행기는 자세를 좌우로 기울여 가며 여유 있게 하늘을 납니다.

순항을 마친 비행기는 속도를 서서히 줄이더니 이륙했던 활주로로 돌아와 사뿐히 착륙합니다.

 

이 모습은 뉴질랜드 우주항공기업인 던 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주 공개한 동영상입니다. 동영상 속 비행기의 이름은 이 회사가 만든 ‘마크-2 오로라’입니다. 뉴질랜드의 글렌테너 비행장에서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장면입니다.

 

마크-2 오로라는 완전히 새로운 우주 발사체를 목표로 합니다. 덩치를 지금보다 키운 뒤 지구 저궤도로 인공위성을 날려 보내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비행기처럼 날아올라 위성을 보낸 뒤 비행기처럼 돌아오는 ‘물건’은 인류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운송 수단입니다. 최대 1000번이나 재사용할 수 있어 발사 비용을 낮추는 ‘특효약’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우주 경계’ 고도 100㎞ 목표

마크-2 오로라는 지난달 29~31일 총 3차례 시험 비행했습니다. 최고 고도 1830m를 달성했습니다. 마크-2 오로라는 앞으로 비행을 반복해 고도를 100㎞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고도 100㎞는 과학계가 지구 밖 우주의 시작점이라고 보는 ‘카르만 라인’입니다.

 

마크-2 오로라가 이렇게 높이 비상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엔진 때문입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비행기이지만, 로켓 엔진을 달았습니다.

 

로켓 엔진은 대기권을 벗어나 지구 궤도로 위성을 올리거나 다른 천체로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동력원입니다. 연료를 태우기 위한 산화제를 동체 안에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투입하는 데 성공한 한국의 누리호나 달 근처로 우주선을 보낸 미국의 ‘우주발사시스템(SLS)’이 모두 로켓 엔진을 씁니다.

 

로켓 엔진을 장착한 것은 같지만, 마크-2 오로라는 일반적인 발사체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이륙 방식이 다릅니다. 마크-2 오로라는 활주로를 달려 속도를 높인 뒤 양력을 발생시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반면 일반적인 우주 발사체는 책상에 꽂힌 압정처럼 하늘을 향해 곧추서 있다가 이륙합니다.

 

착륙도 다릅니다. 마크-2 오로라는 보통의 비행기처럼 바퀴를 내린 채 활주로에 천천히 접근해 지면에 착지하는 방식을 씁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발사체는 내부에 탑재한 연료를 모두 태운 뒤 바다나 우주 공간에 투기됩니다.

■여객기처럼 반복해 사용

마크-2 오로라의 가치는 이런 이·착륙 방식과 관계가 깊습니다. 마크-2 오로라는 임무를 마치면 비행장으로 귀환합니다. 기본적인 정비를 마친 뒤 재사용합니다. 보통의 여객기나 전투기처럼 운영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현재의 우주 발사체는 1회용입니다. 막 인수 받은 새 차를 딱 한 번 사용한 뒤 폐차시키는 셈입니다. 이러다보니 비용 소모가 많습니다. 지구 저궤도에 1㎏짜리 물체를 올리는 데 유럽의 아리안 5호로는 8900달러(1170만원), 미국 아틀라스V로는 1만3400달러(1760만원)가 드는 이유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유일하게 재사용 발사체를 상용화해 비용을 크게 낮췄습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는 2700달러(350만원)면 됩니다. 재사용 발사체는 기술적인 난이도와 장벽이 높아 아직 발사체 시장 전반에 확산되지는 못했습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마크-2 오로라를 바탕으로 향후 ‘마크-3’라는 대형 기체를 만들어 재사용 발사체의 기술적인 장벽을 돌파할 계획입니다. 마크-3는 길이가 22m로, 마크-2 오로라(4.8m)보다 5배 가까이 깁니다. 도달할 수 있는 최고 고도는 둘 다 100㎞이지만, 마크-3는 250㎏짜리 인공위성을 실을 수 있도록 고안됐습니다. 이 정도 중량의 위성이면 웬만한 과학 탐사와 관측 임무를 해낼 수 있습니다. 5㎏짜리 물체를 싣도록 만들어진 마크-2 오로라보다 운송 능력이 훨씬 낫습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자료를 통해 “마크-3는 전체 부품의 96%를 재사용하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크-3 한 대당 100~1000회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예상했습니다.

발사 횟수가 많고, 부품 재사용 비중이 높으면 발사 비용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마크-3는 비행기처럼 뜨고 내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발사체처럼 많은 돈을 들여 발사장을 따로 만들고 운영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왕 있는 공항을 이용하면 그만입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자료를 통해 “동일한 기체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뜨고 내리며 우주에 가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