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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가 넘어 벼락스타 된 화가 스콧 칸(Scott Kahn)

by 석아산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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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하도 이태원 이야기만 해서, 저도 심신이 지쳐갑니다.

이럴 때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서 영혼을 달래는 것도 좋은 일일 듯합니다.

 

오늘은 요즘 핫한 화가 스콧 칸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는 저 위에 보이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요. 아주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색채와 구도, 형태 등 모든 것이 조용한 내면의 떨림을 담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제가 이 화가를 소개해드리는 이유는, 그는 우연한 기회로 인해서 아주 늦은 나이에 화단의 스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1946년생으로,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사촌의 다락방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반 세기를 그림에 매달린 깡마른 노화가로, 그의 그림은 단돈 500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서 태어나, 평생을 무명으로 살았습니다.

지난 5월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칸의 개인전 '벽이 있는 도시'에는 15점이 전시되었습니다.

1988년부터 올해까지 그린 작품의 가격표에는 29만~100만 달러의 가격이 붙어 있었죠! 어떻게 몇 년 만에 이렇게 놀라운 가격 상승을 보일 수 있을까요.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작가 역시 "내가 아직 살아 있기에 경험한 놀랍고도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칸은 그야말로 코로나19 시대의 벼락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컬렉터들은 고독한 인물과 사물을 묘사한 그의 꿈같은 풍경화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전설의 시작은, 2021년 11월 홍콩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그의 2002년 풍경화가 시작가의 7배를 넘는 가격인 약 13억 7000만원에 팔린 것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는 경매에 출품된 적도 없었던 작가는 지금 신기록 행진을 갱신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2012년 작 'Big House, Homage to America'가 약 20억원에 팔리며 시작가의 10배를 뛰어넘는 기록 경신을 했습니다.

 

지난달 13일 크리스티 런던 이브닝 경매에서도 붉은 구름이 떠 있는 풍경화 'Croquet'(1992년 작)가 79만 파운드, 그러니까 한화 약 13억원에 팔리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은둔 작가'였던 칸이 미술 시장의 주인공이 된 사연은 후배 예술가와의 우정 덕분입니다.

몇 년 전 그는 캐나다 스타 작가 매슈 웡과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습니다.

칸은 미국 뉴욕에, 웡은 캐나다 에드먼턴에 있는 물리적 거리와 나이차가 있음에도, 둘은 많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둘다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고 자연과 마술적 리얼리즘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웡은 전통적인 아시아 수묵화와서양의 추상표현주의를 결합한 작품을 그렸습니다. 칸은 웡의 그림이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뉴욕 브루클린 작업실로 그를 초대했습니다.

웡은 자신이 영감을 받은 칸의 작품 'Cuk de Sac'(2017년, 맨 위의 그림)을 사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후 갤러리와 큰손 컬렉터들이 칸의 작업실로 달려갔습니다.

 

SNS로 인해서 이 사람의 운명이 바뀌었군요. 역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2019년 35세의 나이로 요절한 웡의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가격이 치솟아 약 68억원의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에 이릅니다.

웡의 작품을 싹슬이하던 아시아의 수집가들은 이제는 칸의 작품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칸은 1960년대 마크 로스코 등 1세대 추상표현주의 화가를 만나면서 추상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미술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힘든 시기를 겪고 추상화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 추상화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는 롱아일랜드로 이주해 4년을 은둔하며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를 독학했습니다.

그는 이 시기를 가장 중요한 시기로 회고하며 자신을 독학 예술가라고 말합니다.

뉴욕으로 돌아와 창문에서 보이던 아름다운 풍경이 이제는 보이지 않자 그는 상상력, 꿈, 기억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명상적 요소가 덧붙여지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갖추게 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저는 제 작품을 제 삶의 기록이자 시각적인 일기라고 생각합니다." 

 

칸의 회화는 따뜻하면서도 동시에 낯선 감정을 선사하고 섬세하면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매우 느리게 작업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웡의 방문 이후, 그의 작업실에 쌓여 있던 그림은 모두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2021년 뉴욕에서 칸의 개인전을 연 하퍼 레빈은 "위대한 그림이 마침내 승리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마그리트"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칸은 이렇게 회고합니다.

"아무도 제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난 내 사촌의 다락방에서 가난하게 죽을 줄 알았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리고 매슈가 나타났습니다."

 

자, 그의 그림을 알아봐 주고, 세계에 소개한 매슈 웡. 2019년에 35세의 젊은 나이로 떠난 매슈 웡의 그림을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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