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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네옴시티와 관련해서, 뭔가 꺼림칙한 것들

by 석아산 2022.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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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제를 잘 알지 못합니다만, 어제 빈 살만 방한과 네옴시티, 샤힌 프로젝트 관련 수주 등에 대해 꺼림칙한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제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

 

 

어제 빈 살만이 방한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네옴시티 관련주'라고 하는 주식들은 급락하는 경향을 보였지요.

 

이것을 보면서, 참 우리나라의 경제라는 것이 얼마나 사기성에 가까운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식에 있어서 정설 중 하나는, '뉴스에 팔아라'라는 것입니다.

주식은 인간의 기대를 먹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 좋은 뉴스가 터졌을 때가 단기 고점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네옴시티 관련해서는 최고의 뉴스인 빈 살만 방한에 맞추어 주식을 파는 사람이 많았다는 건데요.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식은 빈 살만이 방한하기 전에 너무나 냄비끓듯 주가가 오르고, 방한하자마자 팍팍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주식이 너무 어떤 단기적 호재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분명 주가를 조작하는 등의 '어둠의 세력'이 아주 많이 개입하는 것이겠죠.

기업의 펀더멘탈이 아닌, 단기적 경향에 의해서 움직이니, 기업들도 뭐 굳이 펀더멘탈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정서가 만연한 듯합니다.

 

자, 지금 빈 살만의 방한으로 인해 움직이는 우리 기업의 행태도 비슷해 보입니다.

 

저렇게 기업 총수들이 쪼르르... 빈 살만을 만나러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는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갑오브갑은 바이어들이죠.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운용하고 있는 사우디 국부 펀드의 운용자이고, 아람코 등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실질적 오너인 빈 살만에게 기업 총수들이 굽신 거리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 겸 사우디 총리 역시, 제가 볼 때 네옴시티 등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경향도 있는 듯합니다.

자기 국민을 위한 공영, 공익보단, 사익이 우선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일단 그 사람은 정치적 암투를 벌여온 인물로, 형제들끼리의 암투, 그리고 정적을 암살하는 등의 의혹도 많습니다. 가히 중동 왕가식의 정글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 모든 것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기업과의 순수한 경제 협력 체계 모색에 앞서, 일단 자신의 정치적 위세를 보여주는 데에 행동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번에 내한해서도, 빈 살만 왕세자는 무려 26개가 넘는 투자 협약, MOU를 체결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알짜배기 사업이 몇 가지나 있나 의문입니다.

 

일단 에쓰오일과 협력하기로 한 샤힌 프로젝트 같은 것은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산유국인 사우디에 실제로 활성화되어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네옴시티라...?

 

몇 백 킬로미터가 넘는 미러 라인을 사막에 세우는 프로젝트... 사실 이것은 아직 예비 타당성조차 조사되지 않은 사항입니다. 아직은 희망사항일 뿐이죠.

만약 이를 진짜로 추진한다고 칩시다. 미러 라인... 채광을 비롯하여 식수 공급, 그리고 풍압을 견딜 수 있는 계획들일까요?

그냥 자신의 위신을 위해서 살짝 던져본 프로젝트는 아닐까요?

 

실제 추진된다고 해도, 저런 청사진에 반이나 미칠 수 있을까요? 이런 것들을 고려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린 수소'의 친환경 에너지 국가로 거듭난다고 선언했는데요.

그것이 과연 잘 될까요? 이런 프로젝트들은, 돈만 많다고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보여주기 식이 아닌, 친환경에 대한 진정한 철학적 비전이 있어야 달성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친환경 에너지 라인의 구축은 장기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빈 살만에게 이런 철학적 비전이 있을가요?

 

만약 빈 살만 왕세자가 이렇듯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프로젝트를 일단 막 뿌려놓은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MOU를 체결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MOU라는 것은 양해각서일 뿐,  구속력은 없습니다.

 

그냥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할 건데, 너희에게 먼저 우선권을 줄게.'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항상 따라붙는 단서는 '뭐, 안 되면 말고.' 입니다.

 

지금 빈살만이 이렇게 MOU나 투자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사실 정치적으로는 윈윈입니다.

빈 살만은 외유하면서 자신의 위신을 세울 수 있고, 윤석열 대통령도 자신의 업적으로 치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지요. 일단 그것이 진짜 실현되는가,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차후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진짜로 투자가 체결되면, 물론 금상첨화이겠지만, 이렇게 기업들에게 투자를 약속해 주는 빈살만의 '뻥카'만 있어도, 그들에게는 아주 이득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이 롯데호텔로 저렇게 쪼르르 달려가서 빈 살만에게 적극 '구애'를 하는 것이겠죠.

 

이렇듯... 지금 이 네옴시티와 관련한 빈 살만의 방한, 그리고 우리의 구애...

이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제 걱정이 모두 기우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빈 살만의 속내를 잘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바이든이 빈 살만의 정적 제거를 문제 삼는 것처럼, 사우디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저 프로젝트들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이 경제 문제는 안보 문제로 인해 위협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우디의 심기를 건들지 말아야 한다...한 마디로 사우디는 슈퍼갑이 될 수 있고, 우리나라는 사우디 눈치를 보게 될 수도 있겠죠.

 

그러니 우리는 빈 살만의 프로젝트가 실제로 체결되고, 투자가 잘 이루어져서 실제로 돈을 만지게 되었을 때, 그때 샴페인을 터뜨리도록 합시다.

 

아직 샴페인을 따기에는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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