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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도마에 오른 '저자세' 외교...미국 도청 일파만파

by 석아산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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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에 오른 '저자세' 외교...미국 도청 일파만파

지금 대한민국 외교는 비판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실리 외교는 오간 데 없고, 자신의 지지자 입맛에 맞는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외교라는 게 녹록치 않습니다. 아무리 실리, 실리, 그런 말을 하더라도, 결국 외교도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고, 심리적 요건도 많이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리 게임에 지면 그대로 상대방에게 허점을 노출하기 마련이지요.

 

저자세 외교는 심리 게임에 아주 취약합니다. 일단 자신의 패를 보여주고 게임을 시작하는 꼴이지요. 상대방에게는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나의 입지는 작아집니다.

 

먼저 패를 꺼냈기 때문에,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집니다.

 

우리의 대일 외교가 바로 그랬죠.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서 강제 동원 해법을 마련하겠다느니 하면서 설레발을 쳤습니다. 그러니 일본은 벌써 우리의 패를 읽어버린 겁니다. 

일본은 곧바로 사실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등의 망발을 시전했으며, 또 교과서에 독도 문제를 왜곡해서 싣는 등 기회를 잘 살렸죠.

 

이번 미국 도청건도 그렇습니다. 

 

차라리 이 건이 보도되었을 때, 주한 미대사를 초치하거나, 주미 대사를 불러 들이거나 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러면 미국은 우리 심기를 살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럼 뭐라도 얻어낼 '가능성'이 더욱 커지죠.

 

하지만 대통령실에서는 오히려 '미국은 우리의 굳건한 동맹'이라는 엉뚱한 발언을 했습니다. 자, 미국의 입장이 되어 봅시다.

 

반갑긴 반갑겠죠. 한국의 대통령이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자기들이 감청한 수많은 나라의 리스트에서 '한국은 대응 대상이 아님'이라고 줄을 그어 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우리나라는 또 굴종적인 외교를 하게 될 것이고, 또 언젠가 IRA처럼 뒤통수를 맞게 될 지도 모르지요.

 

항상 외교라는 게 그렇습니다.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는 것입니다. '세상은 변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철학 위에서 외교를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우리는 영원한 동맹, 우리는 영원한 적'이라는 본질주의적 태도가 외교에 도움이 될까요.

 

대통령실이 자신에게 되물어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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