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위조 쉬워...

얼마 전에 전산시스템 먹통 사건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하지 못했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와는 별도로, 모바일 신분증을 위조하는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이거 청소년 등이 악용하면 안 될 텐데요 ㅠㅠ

자, 소식 보시죠!

위조 모바일 신분증 만들기 쉬워

“내일 친구들과 놀기로 약속이 잡혀 있는데, 혹시 빠르게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미성년자 사진에 술·담배 구입이 가능한 ‘04년생’ 생년월일이 적힌 위조 ‘모바일 신분증’을 만드는 데는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위조 판매업자에게 사진과 이름, 집 주소를 알려주고, 보내온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 ‘토스’ 아이디로 3만원을 송금하니 바로 위조 모바일 신분증이 있는 ‘링크’가 왔습니다.

위조 판매업자는 “미리 준비된 제작 코드에 정보만 넣으면 3분 안에도 제작이 가능하다”며 “술집을 가거나 담배를 사고자 하는 미성년자들이 주된 고객층”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행정안전부는 정부24 앱을 통해 실물 주민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모바일 신분증)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손쉽게 위조 모바일 신분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행안부는 미성년자 등이 이를 악용할 것을 우려하여 에스엔에스(SNS)에서 활동하는 신분증 위조업자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지난 21일 한겨레가 접촉한 위조 모바일 신분증 판매업자는 에스엔에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구매자를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16일과 24일 한겨레가 에스엔에스를 통해 접촉한 3명의 업자는 신분증 위조 대가로 3000원(1일 이용)에서 3만5000원(무제한 이용) 상당의 돈을 문화상품권 또는 토스 익명 송금으로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이 운영하는 에스엔에스 계정에는 술집·담배 사진과 함께 “방금 사용해봤는데 정말 뚫리네요. 감사합니다. 잘 사용할게요!”와 같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3만원을 주고 발급받은 위조 모바일 신분증은 실제 정부24 앱에서 보이는 모습과 동일하게 만들어져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판매업자 ㄱ씨는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캡쳐하는 건 실제 앱처럼 문구가 움직이거나 시간이 뜨지 않아 속이기 어렵지만, 제공하는 것은 실제 앱과 유사해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며 “지난달에만 400개의 신분증을 제작해 450만원을 벌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위조 신분증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24 모바일 신분증은 일정 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 진위 확인용 QR을 스캔해 검증할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런 방법을 알지 못하고 시간적 여력도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장씨는 “캡쳐 화면 등은 구별이 가능하지만, 실제 앱과 동일하게 움직이면 그냥 들여보낼 것 같다”며 “바쁜 상황에서 QR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행안부는 지난 8월 경찰청에 위조 업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8월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모바일 신분증 의심 계정 2개에 대한 수사 의뢰를 했다”며 “형법상 전자기록 위작·변작죄, 주민등록법 위반 등으로 처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은 세종경찰청으로 이관된 상태입니다.

전자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음식점 등이 모바일 신분증 진위 확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진욱 변호사는 “위조 자체를 막는 것이 어렵다면, 그 진위를 식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기기나 프로그램을 설치·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