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자서전을 보면, 친구들이랑 샴페인이랑 '멧새, 자고새' 등을 엄청 먹었다는 기록이 많이 나옵니다.
전 프랑스 미테랑, 자크 시라크도 이 요리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미테랑은 사망 직전 마지막 만찬으로 오르톨랑을 먹은 후 세상을 떠날 정도였습니다.
살바도르 달리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미식가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도대체 이 멧새라는 새의 고기가 얼마나 맛있길래 극찬을 했을까요...
그런데! 이 오르톨랑은 이제는 맛볼 수 없는 요리라고 합니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번째 이유는, 안 그래도 개체수가 많지 않은 오르톨랑촉새를 하도 잡아대서 프랑스에서 멸종위기가 닥칠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999년 오르톨랑촉새 사냥, 도축, 요리, 시식 등 모든 과정을 본격적으로 금지시키고 처벌을 강하게 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잔인한 요리방법 때문입니다. 일단 오르톨랑을 산 채로 잡은 후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새장이나 어두운 상자에 가둬놓고, 1달 동안 수수, 포도, 무화과 등을 먹입니다. 시일이 되어 살이 알맞게 올랐다 싶으면 도살하는데 이 방법 또한 잔인하기 그지없습니다. 브랜디의 일종인 아르마냑에 산 채로 담가 익사시킨 후 요리합니다. 그 후에 6~8분가량 오븐에서 구워내고 깃털을 모조리 뽑으면 끝입니다.
얼마나 잔인합니까. 브랜디는 보통 알코올이 40퍼센트가 넘어, 인간이 조금만 마셔도 목이 타들어가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작은 새를 완전히 술통에 빠뜨리다니요 ㅠㅠ 정말 금지된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이 오르톨랑은 그 맛이 가히 '신의 음식'이라고 할 만하다고 합니다.(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앞으로도 모를 것입니다.) 오르톨랑을 먹을 땐 머리를 손으로 잡고 다리부터 머리만 남긴 채 통째로 입에 넣습니다. 큰 뼈는 뱉어가며 천천히 잔뼈와 근육, 내장을 씹어 먹는데, 폐와 위를 씹었을 때 터져 나오는 브랜디의 달콤함에서 절정에 이른다고 합니다 ㅠㅠ 뉴욕 타임스의 보도를 빌리면 '첫맛은 헤이즐넛과 비슷한데, 뼈와 살까지 통째로 씹어 먹으면 신세계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참... 프랑스 음식답게 세밀한 묘사네요... 꼭 이런 거 보면 먹고 싶어지긴 하지만, 우리 멧새를 보호하기 위해 이 음식은 먹지 말도록 합시다.
이 잔인한 요리를 즐기는 자신들의 모습이 하느님에게 보여 하느님의 분노를 사지 않도록, 오르톨랑을 먹을 땐 반드시 흰 천을 뒤집어쓰고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낭설이고, 그냥 맛을 더 음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렇게 보니, 먹는 사람들이 더 괘씸해 보이기도 하네요!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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