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로 잇단 사망···인천은 정말 ‘범죄도시’인가

아동학대로 잇단 사망, 인천은 정말 범죄도시인가 - 저는 인천 출신인데요.

대학 때 인천 출신이라고 말하면 '짠돌이'이네~ 라든지, 당구 잘 치겠네 라든지, 월미도 가 봤냐는 둥, 그런 이야기 듣기 십상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대한민국의 고담시티 아니냐 ㅋㅋㅋ 뭐 이런 식으로 놀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저는 인천을 사랑합니다. 특유의 '정서'가 있는 곳이죠.

어쨌든 요새 잇단 아동학대 사망사건으로 인해 인천이 범죄도시가 아니냐는 우려가 많은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인천에서 올해 들어 아동 2명이 부모 학대로 숨졌습니다.

2살 아이가 사흘간 집에 홀로 방치됐다가 사망했고, 홈스쿨링을 한다며 학교에 가지 않은 초등학교 5학년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졌습니다.

이는 올해 '아동학대 ZERO, 어린이가 안전한 인천 만들기'를 선언한 인천시의 아동정책 비전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또 인천이냐" "범죄도시 인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인천은 아동학대가 많은 도시일까요?

16일 경찰청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아동학대 건수는 3만7605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중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7.34%(2761건)에 불과합니다.

인구 1000명당으로 환산하면 6.4명으로, 울산 14.7명, 전남과 전북은 7.7명, 7.6명으로 인천보다 높습니다.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자는 2020년 전국 43명 중 경기도 11명, 서울, 경남 7명에 이어 인천은 대전, 경북과 함께 3명이었습니다.

2021년에는 전국에서 아동학대 사망자가 40명 발생했는데 경기도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은 5면이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인천에서는 아동학대 사망자가 없었습니다. 아동학대 건수도 2024건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아동학대 발생 건수와 사망자 등으로 비교하면 인천의 아동범죄가 두드러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반 범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전국 범죄 발성 건수 중 인천은 5.5%(7만6584건)이었습니다.

경기도가 25.8%(35만7243건)이었으며, 서울이 18.7%(25만 7969건), 부산이 7.3%(10만439건)이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지역별 범죄발생비율은 인천의 경우 2597명이었습니다. 2712명의 서울과 비교해도 많지 않은 비율입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인천 범죄율이나 사건, 사고 발생율 등이 전국 평균 수준이지만 가끔 끔찍한 사건 때문에 인천을 범죄도시로 오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한국은 정치와 경제 등 모든 권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있어 인천과 경기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는 바로 옆에서 발생한 것처럼 느끼고 언론도 집중적으로 반복 노출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수도권이다보니 인천이 과도하게 주목받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변병설 인하대 정책대학원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인천을 특정한 비하 용어가 퍼지면서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 용어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오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천은 인구가 밀접한 수도권에 위치해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언론 보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대중에 알려지는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컨대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 보드를 보면 "XXX구 사건"으로 명명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천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는 유독 '인천 XXX사건'으로 명명된다는 것입니다.

변 원장은 "인천시가 나서 여러가지 요인을 분석한 뒤 지역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