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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양자역학의 유령과 같은 얽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어떻게 밝혔나

by 석아산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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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 완전히 다릅니다.

고전역학은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적 물체들을 주로 다룹니다.

당구를 예로 들어보죠. 당구공은 다른 당구공과 충돌하면서 에너지를 일부 잃고, 궤적이 변화합니다. 

이런 고전적인 세계에서, 확률이 개입할 여지는 없습니다. 고전적 역학에서는 어떤 초기 조건이 주어져 있으면, 세계는 법칙에 의해서 질서정연하게 결정론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세계, 원자와,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서 물질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세계에는 확률이 개입합니다. 소립자는 여기에 있을 수도 있지만, 저기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충격적인 세계이죠. 이 세계는 인간의 직관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수록, 그 운동량에 대한 정보는 더욱 얻기 힘들어집니다.

반대로,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할수록, 입자의 위치가 모호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입니다.

 

또한 입자는, 측정하기 전까지 그 성격이 확정되지 않습니다. 정말 이상하지요? 우리는 어떤 물질이 애초부터 그 상태로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눈을 감아도 이 책상이 계속 존재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아주 작은 물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측정'을 통해서만 그 성격이 확정됩니다. 무슨 도깨비 같은 소리냐고요? 네,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 연구가들은 그렇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양자의 세계는 우리의 직관과 완전히 다른, 낯선 세계입니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세 분은 이러한 양자역학의 한 성격 중 하나인, '유령과 같은 양자 얽힘'을 실험으로 입증한 사람들입니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죠.

 

202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세 분의 공통된 업적은 '양장얽힘(quantum entanglement)이 실재하는지 실험을 고안하고, 또 그것을 입증했다는 데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고전적 물리학을 더욱 신봉했습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것을 유령같은 원거리 작용이라고 폄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물리적 현상을 어떻게 과학적 사실로 증명했을까요. 이제부터 될 수 있는 한 쉽게 그것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노벨위원회는 이들 업적을 두고, "벨 부등식의 위배를 보여준 '얽힌 광자'실험과 '양자 정보 과학'의 길을 닦은 공로"라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노벨위는 수상자들이 '얽힌 양자 상태'에 대한 획기적 실험을 수행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양자 얽힘'은 두 개의 입자가 분리될 때조차도 하나의 단위 안에 함께 속해 있는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양자 역학의 이런 얽힘 효과는 오늘날 양자 컴퓨터와 양자 네트워크 등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양자 역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양자 얽힘'은, 서로 얽힌 입자 한 쌍 중 한 입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다른 입자가 설령 우주 끝에 있어도 그 다른 입자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개념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소리 아닙니까? 아인슈타인이 화를 낼 만 했죠. 아인슈타인은 이 우주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양자 얽힘은 정보가 순식간에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친다는, 아인슈타인이 볼 때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개념이었습니다.

 

이렇게 한 입자가 다른 입자가 원래부터 상태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입자를 관측, 또는 측정하는 순간 다른 입자 상태가 결정된다는 것. 이것에 양자 얽힘의 엄청난 함의가 숨어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개념이니, 각종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이것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여왔습니다.

 

데이비드 그리피스는 저서 '양자역학'에서 물리계가 측정하기 전에 이미 물리적 성질들을 실제로 가지고 있었다는 쪽을 아인슈타인 등과 같은 사실주의자들이고, 반대로 측정하는 순간 물리적 성질이 생긴다고 보는 쪽이 양자역학자(코펜하겐 해석학파)들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둘은 아주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죠.


이러한 양자얽힘에서 제일 중요한 의문은 "얽힌 쌍의 입자에 '숨겨진 변수'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것인가'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는 1960년대에 존 벨이 제안한 '벨의 부등식'이 성립하는지 여부를 실험으로 증명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벨은 양자역학의 허점을 찾기 위해 이 실험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벨 부등식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이라는 학자가 제안한 EPR 역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인슈타인과 포돌스키, 로젠의 앞 머리글자를 따서 제안한 EPR 역설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입자 A와 B가 상호작용을 한 뒤 멀리 떨어뜨려 놓았을 때, A의 상태를 측정하는 순간 B의 상태가 결정된다면 측정된 A의 정보가 B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두 입자 사이의 거리가 수십년 광년의 아주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고 가정할 경우, 정보의 전달 속도는 절대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없기에 '즉시' 전달될 수는 없다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EPR 역설은 양자역학의 이런 모순을 지적한 것이죠.

 

이렇게 즉시 전달되는 것을, 아인슈타인은 유령같은 원거리 작용이라고 말하며 조롱했습니다. 대신 이들은 애초부터 A와 B의 입자 상태가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굳이 A의 정보를 측정한 순간 B의 정보는 볼 것도 없이 알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대신 A와 B의 상태를 처음부터 결정하게 한, 우리가 알 수 없는 숨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그래서 이들의 이론을 숨은 변수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벨 부등식이 나오자,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벨 부등식이란, "숨은 변수가 있는 경우 많은 수의 측정 결과들 사이의 관계가 특정 값을 절대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양자역학은 특정한 유형의 실험이 벨 부등식에 위배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특정 값은 2보다 작거나 같아야 합니다.

 

자! 그럼 실제 실험은 어땠을까요.

실제 실험은 양자역학이 맞고,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존 클라우저는 벨의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실험으로 발전시켜 측정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존 클라우저의 실험은 일부 허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이번에 또다른 노벨상 수상자 알랭 아스페는 1981년 클라우저의 실험의 허점을 보완한 실험을 들고 나왔습니다.

아프세의 실험 결과도 측정값이 2.697에 오차범위 0.015였습니다. 

 

이 실험으로 인해 "입자들은 신비한 방식으로 서로 묶여 있으며, 관측하기 전까지는 하나의 파동함수(파동상태)로 기술된다"며 여기에 관측 행위가 개입하여 파동함수가 붕괴하면 광자는 '국소화된' 편광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숨은 변수이론으로는 이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광자 A를 관측하는 행위는 그 즉시 광자 B를 관측했을 때 얻어지는 결과가 영향을 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고, 또한 두 광자 사이의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옵니다.


정말 신기하죠?

이렇게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한 입자의 관측이 다른 입자의 상태를 결정짓는다는 이 놀라운 이론도,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안톤 차일링거에 의해서 밝혀졌습니다.

 

그는 정교한 실험장비를 사용하여, 양자상태를 한 입자에서 다른 입자로 이동시킬 수 있는 양자 원격 전송 실험을 성공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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