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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왕의 DNA 가진 아이'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보니...

by 석아산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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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 아동 뇌 연구소가 제작한 웹툰 중 일부
한 아동 뇌 연구소가 제작한 웹툰 중 일부

얼마 전에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왕의 DNA 운운...'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충격을 자아냈는데요.

 

이것이 한 아동 연구소에서 주창하는 개념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궁금해서 한번 알아보았는데요.

 

그런데 자폐아들이 무슨 '극우뇌'라고 한다든지, 하는 내용을 보고는 다소 비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을 우뇌형, 좌뇌형으로 무리하게 구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그리고 자폐아 중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 예를 들어서 수학적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아이를 '극우뇌'로 부르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저는 이런 개념들이 다 황당한 소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소식 보시겠습니다.

왕의 DNA라니...

교육부 5급 사무관 A씨가 초등학교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그런데 A씨가 지난 해 말 자기 자녀 담임에게 보낸 편지에 사용한 용어 중 '왕의 DNA'라는 용어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말이 한 아동 뇌 전문 연구소에서 이전부터 사용하던 용어라고 설명했습니다.

 

10일 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학부모 A씨는 담임 교사에 대한 항의를 이어가다가 10월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세종교육청은 즉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습니다.

 

노조는 A씨의 아들이 있던 학급의 담임은 두 차례 교체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는 올해 5월 대전지방검찰청으로부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없음'을 처분받았습니다.

전국초등교사노조
전국초등교사노조

노조가 공개한 편지에는 A씨가 담임에게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하라",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달라" 등의 요청이 담겨 있어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이후 '왕의 DNA'라는 키워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는데요.

자폐 무약물 치료', '언어·지적장애 무약물 치료'를 표방하는 한 아동관련 뇌 연구소는 2013년 설립돼 대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7년부터 아동 ADHD, 자폐 관련 책을 꾸준히 출판했습니다.

 

음... 그런데 이렇게 무약물 치료를 표방하는 게 과연 과학적인 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연구소는 산만하고 다소 공격적이라 '문제적'이라고 지적받는 ADHD, 자폐 아동들의 행동 원인은 '뇌'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극우뇌'가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이들은 '왕의 DNA를 갖고 태어났다'면서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교육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소에서 내놓은 책 내용 중에는 '왕의 DNA'와 함께 모차르트, 베토벤, 고흐 등 역사적 인물들이 극우뇌라고 예를 들었는데요.

호오... 참 웃기는 일이지요.

음악을 좀 아는 사람이면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얼마나 성향이 다른지 잘 알 것입니다. 또 이들 음악과와 고흐는 또 얼마나 다른지요. 도대체 이런 생각을 왜 연구소라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인권변호사이자 전 정치인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유시민 작가,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 축구 전 국가대표 이천수 등이 '극우뇌인'이라고 꼽았는데요. 이들은 제대로 된 양육 방식과 재능을 펼칠 기회를 제공 받은 덕분에 각각의 영역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점입가경...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낸 문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보낸 문자

연구소 측이 한 국내 최대 아동 발달 관련 커뮤니티 회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자폐는 질병이 아니다. 성격이다.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또한 "세계는 아직 못 고친다고 하지만, 우리는 자폐를 고치고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정관념을 깨면 아이도 성격이 바뀐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연구소의 주장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소아 ADHD의 경우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약물치료"라고 단언했습니다. 또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복용량과 기간을 살피면서 꾸준히 치료하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실제로 단약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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