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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요즘의 세태를 보여주는 단어 '카후'

by 석아산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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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직장인들. 시름이 깊어 보인다
출근하는 직장인들. 시름이 깊어 보인다

여러분 카후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정말 뼈아픈 단어인데요. '세후'에서 더 나아간 것이 바로 '카후'입니다.

 

'세후'는 '세금을 제하고 난 후' 받는 돈을 말하죠. '카후'는 카드값으로 빠져나가고 받는 돈을 말한답니다.

요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시대...

정말 어디 나가서 외식 한번 하고, 식료품을 사는 데에도 카드 할부로 사야할 지경이 되었죠. 할부의 시대...

할부를 비롯해 카드는 당연히 미래의 돈을 땡겨 쓰는 거니, 그만큼 미래의 돈이 빠져나가는 거죠.

그래서 '카후'에 들어오는 돈은 개미 눈물 만큼밖에 안 되고, 그래서 우리의 시름은 더 깊어집니다.

 

자, 이런 사회 세태를 한번 되짚어 볼까요. 소식 보시죠.

 

"세후 200, 이런 건 중요치 않습니다. 진짜는 '카드값이 빠져나간 후의 월급', 즉 카후이죠. 제 카후 월급은 2만 7천원입니다."

지난해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 진짜 월급은 '세후'가 아닌 '카후'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득 대비 씀씀이가 클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의 자조섞인 우스갯소리였습니다.

그러나 고물가의 경제 위기가 이어지면서 '카후' 월급 농담은 분노의 목소리로 바뀌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의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올 1~2월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389만8000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1만원 줄었습니다.

이렇게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서 백분률로 환산한 것입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임금의 실질적 가치를 말하죠. 

 

근로자가 받는 임금을 단순히 화폐액으로 표시한 게 명목임금이고요. 실질임금은 그 명목임금으로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량이죠.

명목 임금은 전년 대비 8만 9000원 늘었는데, 고물가로 인해 상품을 살 수 있는 능력은 11만원 줄었다는 거니까. 2만 1천원 손해네요!

 

최근 실질임금의 감소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1~2월 평균 명목임금은 756만 6000원, 실질임금은 686만 3000원이었습니다.

그러나 300인 미만 사업장의 명목임금은 363만4000원, 실질임금은 329만6000원에 그쳤습니다.

근로자 1인당 월 실질임금 추이
근로자 1인당 월 실질임금 추이

2020년의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지난 1~2월 105.00을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1~2월 5.0% 상승한 110.24를 기록했습니다. 실질임금으로는 아직 계산되지 않았지만, 3월 소비자물가도 1년 전보다 4.2% 올라 고물가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의류·신발 물가가 1년 전보다 6% 넘게 올라 1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외식(7.4%)·가공식품(9.1%) 등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외식업계에 직접 가격 인상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읍소할 정도입니다.

 

여기에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 등의 공공요금도 이제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적자가 심각하고, 본격적으로 이제 여름철 전기 수요가 많아지기 전인 2분기가 요금 인상의 적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탓입니다.

 

씀씀이를 줄여도, 결국 고물가로 인해 말라가는 '카후' 월급을 본 직장인들은 한숨을 넘어 이제 분노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직장인 김연수씨는 "이미 외식도 줄이고, 쇼핑도 줄이고, 문화생활도 줄였지만, 월급 통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곧 저축까지 줄여야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실질임금 하락은 직장인들만의 고충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의 고용주 역시 구인난에 시달리게 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빈 일자리는 두달째 20만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로, 이 수치의 증가는 곧 구인난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월 기준 빈 일자리 수는 20만 7000개로 1월에 비해 2만개나 늘었습니다.

이중 약 65% 이상이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입니다. 실질임금 하락으로 구직자들이 임금수준이 더 낮아진 일자리에 취업하기를 꺼리면서 구인난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올해 물가상승률은 3%대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명목임금 상승률이 3%대를 상회한다면 실질임금 상승률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경기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이고~ 언제 월급이 물가상승률보다 오르는 거 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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