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인천국제공항 직원들 고충... "제발 변기에 올라가지 말아주세요"

by 석아산 2023. 4. 30.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화장실에 붙은 안내문.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화장실에 붙은 안내문.

처음에 이 말을 듣고 저는... 엉뚱한 걸 생각했습니다.

"제발 변기에 올라가지 말라"니... 혹시 사람들이 변기에 올라가서 뭔가 딴짓을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기사를 읽다보니 그것보다 더 황당한 이야기였습니다.

 

바로 좌변기에 올라가서 용변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 건데요~ 처음에는 '진짠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바보가 아닌 이상 좌변기를 왜 밟고 올라가서, 어떻게 용변을 본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했죠. 그런데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저렇게 용변을 보기도 한다는군요.

 

저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에 아직 멀었나 봅니다. 크흑... 그럼 소식 보시죠.

"처음엔 무슨 자국인가 했어요. 흠집 난 것처럼 검은색 자국이 있는데 일반 청소 약품으로는 잘 지워지지도 않더라고요. 다른 이용객들은 미화원들이 청소를 제대로 안 했다고 생각하는데 억울하죠."

 

코로나19 사태 완화 이후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는 가운데, 공항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의 고충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화장실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이 화장실 예절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가 있어 애를 먹고 있다네요.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올해 1분기 국제선 탑승객 수는 1년 전보다 10.5배 급증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76%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환승객도 같은 기간 156만4000명으로 전년대비 592% 증가했습니다. 국제선 운항 횟수도 6만7000회로 전년 동기 대비 108.7% 늘었습니다.

 

이렇게 회복된 관광객 수만큼 화장실이 붐비면서, 때아닌 '좌변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 화장실에 '변기에 앉아서 사용해 주세요'라는, 우리가 보면 당연해 보이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4개 국어로 쓰인 해당 안내문에는 좌변기에 발을 올린 사람 위에 금지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주, 아주 생경한 자세입니다!

 

인천공항측은 변기에 발을 올리고 보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미화원들의 고충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 해당 안내문은 해외 이용객이 많이 이용하는 1층과 3층에만 부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남자 화장실 담당 청소 직원이라는 민모씨는 "일부 국가가 우리나라와 화장실 문화가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옛날에 쓰던 수세식 변기를 아직 이용하는 곳이 있는데, 그 변기에 익숙한 이용객들이 좌변기에 그대로 올라가 볼일을 보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호오... 아니 도대체 얼마나 오지에서 오는 겁니까...

그런데 재래식 변기를 써도... 좌변기가 뭔지는 알 거 아닙니까~ 정말 세상은 넓고 오지도 오지게 많나 보군요.

또 어떤 사람들은 변기 커버를 공유하는 게 불결하게 느껴져 저런 자세로 볼일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청소 직원들은 나라마다 문화가 다른 것은 그런가보다 하지만, 다른 이용객들의 민원이 이어져서 난감하다고 말합니다.

 한 직원은 "변기 커버를 올리고 올라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엉덩이가 닿는 부분에 많이들 올라가는데, 선명한 신발자국 모양을 한 번에 닦아내기가 쉽지 않다. 품이 든다"며 "또 조준을 제대로 못해 오물이 튄 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나와 뒤이어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불쾌해했던 적이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청소를 할 때 한 화장실에서만 계속 상주하는 게 아니다보니 계속 지켜보고 닦아낼 수만은 없어 우리도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정말 난감하겠네요. 청소를 잘 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민원으로 싫은 소리나 들어야 하고... 아이고~ 정말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청소 직원들이 근무에 고충을 토로해서 인천공항 측에서 안내문을 이렇게 붙였는데도 아직까지 고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다른 직원은 "좌변기에 올라가서 볼일을 볼 때 거꾸로 뒤돌아서 볼일을 보는 것 같다"며 "안내문이 붙어있어도 제대로 보지 않으니 무용지물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천공항 측은 화장실 사용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일로 이용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인 안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해당 안내문이 이전부터 있어왔으나 최근 코로나19 이후 해외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관련 안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가 볼 때는 말이죠, 화장실 좌변기쪽 벽에다가 스크린 동영상 안내 패널이라도 붙여 놔야 할 거 같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