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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자꾸 이런 소식 전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미국 독립기념일 총기 사고

by 석아산 2022.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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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죄송한 말씀부터 드립니다. 제가 자꾸 이런 소식을 드리게 되어서 ㅠㅠㅠ

여러분도 이런 소식을 접하시면 불편하고, 피곤하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총기 사고 문제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서, 전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는 덴마크 총기 사건을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오늘, 또 미국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미국 최고의 국경일이라고 하는 독립기념일에 말이지요 ㅠㅠ

최근 미국에서는 크고 작은 총기 사건이 엄청나게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을 들으면, "미국이 미국했네." 같은 심정이 듭니다. 세계 최고 선진국이라는 미국. 그러나 이 얼마나 커다란 불명예입니까.

이제 이 총기사건을 접하는 사람들도 그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큰 걱정입니다.

 

자, 사건의 개요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겨레 보도를 인용합니다.

시카고 교외에서 미국 독립기념일 축하 행진에 대한 총기 난사로 적어도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인근 도시 하일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축하 행진이 시작된 직후인 4일 오전 10시 10분(현지시각)께 행렬과 이를 구경하는 시민들을 향해 부근 건물 옥상에서 무차별 총격이 가해졌다. 미국 언론들은 깃발 대열, 퍼레이드 차량, 밴드 행렬과 그 주변에 총탄이 쏟아지자 행진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수백명이 간이의자와 유모차 등을 버리고 급히 대피했다고 전했다.

시가 행진에 참여한 데비 글리크먼은 “사람들이 ‘총격범이다’라고 외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저 달아났다. 엄청난 혼란이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처음에는 총성을 폭죽 소리로 오인했으나 곧 피를 흘리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행렬을 노린 게 명백하며, 총격이 가해진 건물 옥상에서 고성능 소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총격범이 골목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옥상에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격이 벌어진 도심을 통제하고 주변 건물과 상점들을 일일이 수색하며 총격범 추적에 나섰다. 하일랜드파크 상공에서 다른 항공기들의 비행을 금지시킨 채 드론도 추적에 투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시카고 북쪽에서 정차 지시에 거부하고 달아나던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22)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그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딱 보기에도 너무나 악질적입니다.

우선 범인은, 독립기념일이니, 당연히 축하 행진이 있을 것을 사전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세워, 근처 건물 옥상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죠.

확신범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미리 작정을 하고, 이런 짓을 벌인 것입니다.

자, 여기서 다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 젊은 사람이 총을 구하지 못했다면, 이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 애초에 총을 구하지 못한다면, 범행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지 않을까요.

 

폭스뉴스에 따르면 용의자는 하이랜드파크 소재 ‘밥스 팬트리 앤 델리’(Bob‘s Pantry & Deli) 사장이자 2020년 하이랜드파크 시장 선거에 출마한 밥 크리모의 아들로 알려졌습니다. 크리모는 ‘어웨이크 더 래퍼’(Awake The Rapper)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여러 개의 랩 음악을 작곡했으며, 반자동 소총인 라이플이 등장하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튜브는 이를 유해 영상으로 지정하고 해당 계정을 차단했습니다.

 

용의자 로버트 E. 크리모 3세

 

늘 이런 글을 올리면,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미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하나의 문화이다. 하나의 전통이다.'

전통이란 것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의 총기소지'가 '하나의 전통'이라고요? 그 전통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미국의 건국 아버지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당연히 총기 소지를 찬성하였습니다. 그들은, 독립전쟁을 했던 세대들입니다. 영국은 미국에 총기 반입을 금지하죠. 따라서 그들에게 총기는 자유의 상징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싸울 적들이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이 미국 독립 운동하던 때인가요?

건국의 아버지들이 지금 살아서 이런 것을 본다면, 총기소지에 찬성할까요? 그렇게도 자유를 사랑한 분들이니, 총기 소지를 반대하는 자유에 대해 더욱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을까요?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만을 '전통'이라고 부릅니다. 후세에 전달할 수 있는 예술적, 문화적 가치들만을 말합니다. 

총기소지를 유지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습일 뿐이지요.

 

 

 

 

또 어떤 사람은, '총기 소지는 미국인에게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다' 라고 말합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럼, 헌법은 무오류의 절대적인 것입니까?

헌법이 절대적인 것이라면, 헌법재판소는 왜 존재하며, 수정 헌법 같은 것은 왜 존재합니까?

법은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것이지요. 절대적으로 오류가 없는, 그런 신성한 가치가 아닙니다. 

문제가 있는 것은 뜯어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총기소지에 대한 법은 아주 큰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또, 어떤이는 미국은 땅이 넓어서 각종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을 수 있고, 농촌은 넓어서 자기 방위를 위해서도 총기를 소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네, 그렇다고 합시다. 그러면, 농촌에 한정하여, 사냥총을 등록제로 운용하면 될 것 아닙니까.

도시에 무슨 야생동물이 있나요? 도시에 경찰이 없나요? 그런 것도 아니죠. 사람들이 총을 들고 다니니, 경찰들도 총에 과민 반응을 할 수밖에 없고, 또 그것이 인종차별 등과 연관되어서 엄청난 잡음을 만들어냅니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정말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도 미국총기협회(NRA)에서는 엄청나게 미국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여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정치인들을 압박합니다.

 

NRA는 총기를 생산하는 기업들과 결탁하여, 막대한 돈을 운용합니다. 돈이라면 좋아라하는 탐욕스런 정치인들은, 그냥 모른 척 그 돈을 받아들이죠. 정말 이런 면에서 볼 때 미국의 한계도 참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살림지식총서에서 나온 아주 얇은 책인데, 미국 총기문화의 대강을 들여다보기에 적합합니다.

 

이상 또 하나의 총기 사건을 전해 드립니다. 앞으로는 제가 이런 포스팅을 올리는 일이 없기를(당분간이라도) 바랍니다.

 

어쨌든, 축제일을 맞아 기분좋게 아이들을 데리고 행진에 나섰는데, 불시에 총을 맞아 죽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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