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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허준이 교수의 업적을, 조금 알기 쉽게 설명해 봅니다.

by 석아산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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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수포자 석아산입니다.

그러나 수학의 위대함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요. 인간 지성의 극치라고 불리는 수학. 

어제 우리나라의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매체의 보도를 보면, 역시 수학 그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지 그 업적에 대한 소개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동아사이언스라는 매체에서 이 허준이 교수의 업적을 소개한 칼럼을 보았습니다. 이 포스팅은 이 매체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링크를 걸어둡니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5142 

 

[엄상일 교수가 설명하는 허준이 교수 업적] 난제인 조합수학을 대수기하학이란 도구로 해결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국제수학연맹 제공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0년 6월의 어느 날 특이한 연락을 받았다. 서울대에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간 지 얼마 안 된 학생이 조

www.dongascience.com:443

 

자, 현대의 수학은 매우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하겠지요. 

수많은 수학자 그룹이 웬만한 수학적 추측들은 거의 모두 해결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필즈상을 받으려면, 우선 답을 구하는 것보다, 자기 수준에서 '도전할 만한 수학적 문제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수학적 직관'이라고 합니다. 수학자에게 무슨 직관이 필요하냐, 논리가 필요하지! 라고 반박하시는 분들은, 위대한 수학자 라마누잔의 사례를 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그는 힌두교인이었는데, 어떤 숫자나 방정식 등을 신이 보여준다고 말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쨌든 칼럼에 의하면, 이 허준이 교수도 한때 시인을 꿈꾸었던, 상상력이 뛰어난 학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학적 상상력을 통하여 어떤 수학적 난제에 접근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엄밀한 논리가 필요합니다.

바로 여기서 수학의 매력이 표출됩니다.

 

수학은, '절대적인 엄밀성'을 추구합니다. 그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한번 볼까요.

 '방정식 x^n+y^n=z^n\ (n\ge3)에는 자명하지 않은 정수 해의 쌍 (x,y,z) 값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수학 정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방정식은 매우 간단해 보입니다. 저같은 수학 초짜는, 저 n에 3 이상의 여러 수를 대입해 보면서,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증명이 될 수 없지요. 증명이란 것은, 이것이 3이상의 수 그 어느것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입니다. 자, 여기서부터 저는 눈앞이 새까매질 수밖에 없죠.

 

그런데 수학자들에게도 그런 모양입니다. 이 간단해 보이는 가설을 푸는 데에,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마침내 앤드루 와일즈라는 학자가 1995년 이 증명을 완성해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완전히 현대수학의 연구들을 총망라한 것이었죠. 저렇게 간단해 보이는 문제를 푸는 데에, 인간의 수학 역사를 모두 동원해야 했던 것입니다. 다음은 그 증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이 논문은 '타원곡선(elliptic curve)', '모듈러(modular)', '모듈러 곡선(modular curve)의 유한 덮개(finite covering)', '하세-베유 제타 함수(Hasse-Weil zeta function)의 해석적 연속(analytic continuation)', '표준형의 함수방정식(functional equation of the standard type)' 같은 표현이 당연히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쓰여 있다. 거기에 수많은 로마자 기호와 수식은 덤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본문도 아닌 12쪽짜리 서론(introduction)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즉, 지극히 기본적인 것들이다.

자, 이 앤드루 와일즈는 40세 미만의 사람에게 수상하는 필즈상을, 무려 44세에 받습니다. 그 업적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죠. 이렇듯 현대의 수학은, 저같은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시적 논리력과 함께, 수학 전체를 거시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합니다.

 

이제 허준이 교수 업적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허준이 교수의 업적은 박사 1차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벌써 그 엄청난 능력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허준이 교수가 박사 1년 차일 때 풀었다고 한 추측은 세 가지나 됩니다. 먼저 '그래프 이론'에서 나오는 채색 다항식의 계수에 관한 문제인 ‘리드의 추측(1968년)’과 이보다 조금 더 강한 추측으로, 벡터 공간의 벡터 집합이 만들어내는 ‘매트로이드(matroid)’라는 구조에서 나오는 수열에 관한 ‘로타의 추측(1971년)’과 ‘웰시의 추측(1976년)’입니다. 이때 로타의 추측과 웰시의 추측은 특수한 경우에 대해서만 증명을 했습니다.

 

 

벌써 1960년대, 70년대의 추측이니 그것이 몇 십년 동안 풀리지 못한 난제임을 알 수 있지요. 다음은 허준이 교수가 강의한 내용입니다. 

 

어떤  mxn행렬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행렬의 열이 1부터 n까지의 수를 가리킨다고 합시다. 만일 {1, 2, … , n}의 부분집합 X가 있다면, 행렬에서 X에 속한 열만 뽑아서 그 열벡터를 가지고 선형결합 해 만들 수 있는 벡터 공간의 차원을 r(X)라는 함수로 써봅시다. 매트로이드에서는 이것을 ‘X의 랭크’라고 부릅니다. 이때 aₖ를 랭크가 k이면서 원소의 개수가 짝수인 X의 개수와 랭크가 k이면서 원소의 개수가 홀수인 X의 개수의 차이라고 합시다.

 

자, 머리가 지끈지끈하지요? 저도 저게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알아먹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 의의를 설명할 수는 있을 듯하네요. 다음은 허준이 교수의 업적을 소개한 엄상일 교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추측을 증명하면서 조합수학의 방법론은 쓰지 않았다. 그러니 세미나를 다 들어도 그 결과가 중요하고 흥미로운 것은 잘 알겠는데, 증명의 스케치는 대수기하학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대수기하학을 공부하지 않은 필자는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 분야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을 그래프이론에 접목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다가 추측해 풀었다고 했다. 

이것을 보면, 허준이 교수의 접근 방법이 아주 남다르고 참신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허준이 교수는, 다른사람들이 '당연히' 그 접근 방법의 틀로서 사용하는 조합수학 방법론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신 대수기하학을 이용합니다.

 

자, 기하학이라는 것은 공간의 성격 등을 연구하는 이론입니다. 수론의 분야를 이 기하학의 분야, 그 중에서도 그래프 이론과 연결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은 것입니다.

 

이를 보면, 허준이 교수가 단순히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분야를 탐색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점입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경우, 일반상대성 이론을 탐구할 때, 공간의 성격에 대해서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물리학에서는 거의 이용되지 않던 '리만 기하학', 즉 비유클리드 기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중력에 의해서 굽어지는 공간을 잘 표현한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 리만 기하학을 자신의 연구에 과감하게 끌어들입니다.

 

이 허준이 교수의 성향도, 이런 독창성과 개방성을 지닌 것 같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시인을 꿈꾸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는 꿈꿀 줄도 아는 사람이고, 

그것이 치밀한 논리력과 결합하여 이러한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이지요.

 

이상으로 허준이 교수의 업적을, 제 나름의 수준, 나름의 관점에서 한번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석아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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