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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그림 그리고 이야기 붙이기

[창작 소설] '샤또 샤클루아'의 블러드 와인

by 석아산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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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언어-이미지 변환’ AI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한 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그것에 직접 제가 이야기를 써서 붙인 것입니다. AI는 그림을 그리고, 저는 그것에 이야기를 붙이려는, AI-석아산의 콜라보 기획입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기슭, 바롤로 마을의 한 수도원 겸 와이너리.

대머리에 칡뿌리 같이 거칠어 보이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만이 듬성듬성 나 있는 한 흑인

노인이 휠체어에 앉은 채, 포도밭을 응시하며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이 노인은 적도 기니의 독재자였던, 키디 샤클로와(Kiddy Chakloix)다.

그는 국방장관의 군사 쿠데타로 실각하고, 결국 68세의 나이에 이 수도원으로 쫓겨왔다.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98세인 데다가, 구강암이 도져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의 중얼거림은 언젠가부터 절규에 가깝게 변해버렸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그래, 그 국방장관... 그 개자식도 다른 녀석들처럼 아주 호되게 고문하다 죽였어야 했어!

다른 반역자 녀석들처럼, 살이 촘촘한 쇠빗으로 돼지같은 허벅지 살갗을 빗어서 찢어버리고, 호미로 시뻘겋게 드러난 근육을 훑떨어내고, 핏줄과 신경만 겨우, 그래, 콜록,

그래, 핏줄과 신경만을 드러내놓고, 그 위에 초산을 뿌리면,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기절하고 말지. 그러면 다시 물을 뿌려 깨우고, 이제는 그 신경을 끊고 뼈를 톱질하는 거야. 이렇게 골수가 잘리는 것은 아주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지. 이 모든 걸 그놈의 새끼들이 보는 앞에서 해야 하지. 그래, 그건 일종의 룰이야.  새끼들은 아비가 고문당하는 그 장면을 똑바로 보도록, 눈꺼풀을 잡아 올려 눈썹에 꿰매두어야 한다! 하하하... 콜록 콜록... 좋아, 대퇴골을 다 잘라냈으면, 이제 끊긴 신경만 대롱대롱 달려 있을 테지. 그 신경을 잘 잘라서 튀김 국수를 만들고,

그리고 잘게 저며진 허벅지 살을 구워, 그 새끼들에게 먹이는 거지. 다리가 끊긴 아비가 보는 앞에서 말이야, 아아, 내게, 다시 한번, 다시 한번 그날이 온다면... 콜록, 콜록....

아아, 내가 개병신인 건야. 나는 국방장관 그 녀석이 날 배신하기 전 죽일 수 있었던 일생 일대의 기회, 그 생애 가장 큰 기쁨을 앞에 두고, 그냥 쫓겨 나오고 말았던 거야, 젠장, 콜록....으윽... 콜록..."

 

수도원의 수녀인 듯한 노파가 키디의 기침 소리를 듣고, 키디에게로 향했다.

 

"아이고, 영감님, 도대체 또 왜 이러세요. 말씀을 하면 더 아파하시면서. 제가 진통제 놔드릴게요."

 

황달끼 있는 노란 눈자위에 솟아난 검붉은 핏발. 툭툭 불거져 나온 목의 혈관들...그리고 구강암으로 인해 그는 고름 섞인 노란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으니...실로 악마와 같았다.

그리고 따뜻한 여름날 웃통을 벗고 있는 그의 등은, 마치 코르크처럼 오돌토돌하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키디는 마치 두꺼비 껍질을 뒤집어 쓴 악귀처럼 보였다. 아니, 그가 건강했던 젊은 시절, 그는 악귀, 그 이상이었다.

그는 고통에 가득찬 표정을 지으며, 수녀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야, 이 개같은 년! 진통제는 빌어먹을. 듣지도 않는 진통제! 몰핀의 100배가 넘는 마약을 맞아도 이제 전혀 듣질 않아! 이 빌어먹을 년아, 그냥 내 피같은 와인이나 가져와! 나의 저주를 듣고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 말이야! 콜록 콜록..."

 

"아이, 영감님! 이제 와인을 잘 삼키시지도 못하시면서!"

 

수녀는 손사레를 쳤다. 이곳 수도원은 전통적으로 예배용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었지만, 이 악귀가 오고 난 뒤로부터는 마치 수돗물처럼 와인이 그에게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런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교세가 기울어져 가는 이 수도원을, 바로 이 독재자 키디가 몽땅 사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수도원을 사기 위해, 부정축재를 통해 스위스 은행에 몰래 꽁쳐 놓은 막대한 돈을 썼다.

원래부터 있었던 수녀와 경비원도 원래는 모두 쫓겨날 인력이었다. 하지만 키디 덕분에 다시 일자리를 찾게 되었으므로, 그들은 노예처럼 그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수도원 안에는 아직도 그를 숭배하는 열성 당원들도 기거하고 있었기에, 기존의 인력들은 그들의 눈치를 살피기에 바빴다. 조금만 실수를 하거나, 불경하다 싶으면 열성당원들이 바로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이다.

 

 

키디는 이 수도원 겸 와이너리에서, 직접 와인 재배를 감독하기 시작했다. 그는 독재자 시절, 처녀 여럿을 죽여 그 피를 마시곤 했다. 그는 바로 이 처녀의 피같은 와인을 만들고 싶었다. 바롤로 와인을 만드는 네비올로 품종, 끈끈한 탄닌이 입안을 바싹 마르게 만드는 이 포도야말로 ,그가 바라던 가장 완벽한 포도 품종이었다.

 

그는 가끔 포도밭에서 일하는 일꾼들에게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꾼의 피가 땅에 스며들어, 그 피를 포도나무가 게걸스레 빨아들이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녁, 미풍이 불 때, 그는 테라스의 흔들의자에 앉아 자신이 정적들을 어떻게 고문하고 숙청하였는지를 아주 자세한 묘사를 곁들여 포도나무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는 이럴 때면 쾌감에 들떠 울기까지 하였다.

 

어떨 때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신세 한탄하듯 말이다.

 

"나의 포도나무, 내 새끼들아. 내 말을 좀 들어보렴...내 어머니는 부두교 주술사였단다. 우리 에로베 치노 마을에는 세 종류의 술사가 있었지. 뼈 주술사, 살 주술사, 피 주술사. 우리 어머니는 피 주술사였어."

 

그때는 가을, 수확기를 앞둔 시기였다. 그래서 달짝지근한 포도냄새가 바람에 묻어 이 악귀의 코에 닿았다.

 

"아아, 내가 처음 마신 닭의 피도 이렇게 달콤한 향기가 났고, 따뜻했지. 난 닭의 피에 취해 비틀 거렸어. 그럴 수밖에 없었지. 그 닭에게 환각 성분이 있는 풀을 먹였으니."

 

악귀는 갑자기 일어섰다. 이때는 아직 일어설 기운이 있을 때였다.

 

"아, 엄만 어렸을 때 내가 주술사가 되기를 바랐지. 형제에 비해서 내가 가장 냉정하고 잔혹했기 때문이었어. 나는 남의 고통에 눈 하나 깜짝 안 하지. 심지어 내 고통에 대해서도 어떨 때는... 엄마는 나를 주술사로 만들기 위해, 대대로 가문에 내려오는 아주 혹독한 시련을 준비했지."

 

키디는 포도 향기를 더욱 많이 맡으려는 듯, 콧망울을 활짝 열어제꼈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의 눈이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엄만 핏빛 독개구리를 가져와서, 내 등에 발랐지. 등이 마비가 되어 버리고 말았어. 그리고 대나무 바늘로 등을 한 땀 한 땀 찔러 나갔지. 나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했어. 그리고는 천사개미의 둥지 근처에 나를 엎드리게 하고 양 손과 발을 묶어놓았지."

 

악귀는 갑자기 훌러덩 하고 윗옷을 벗어 제쳤다.

 

"자, 그 지독한 천사개미들은, 내 등으로 기어 올라와서는 바늘 구멍 하나 하나마다 자기 애벌레들을 쑤셔박았지. 그 애벌레는 게걸스럽게 내 살을 파먹고, 피를 마셨지. 나는 고통에 몸부림쳤어."

 

키디는 두 손으로 자신을 안듯이 하여, 등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 애벌레들은 하루만에 성체로 자랐지. 그리고 내 등 위에 집을 짓기 시작했어. 개미들이 똥구멍에서 배설하는 산(酸) 때문에 내 등은 홀랑 다 타버리고 말았어. 이렇게 3일 밤낮, 나는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지. 나는 개미들 한 마리 한 마리가 창을 들고 내 온몸을 쑤시는 환영에 시달렸어"

 

악귀는 다시 흔들 의자에, 털썩, 하고 앉았다. 그리고 바닥을 발로 한 번 강하게 차, 흔들 의자가 세게 흔들리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내게 다가왔어. 살 주술사와 뼈 주술사였지. 둘다 엄마의 적수였어. 살 주술사는 내 등의 살점과 함께 그 위에 지어진 천사개미의 집을 가져가게 해주면 나에게 음식을 주겠다고 했어. 나는 거절했지. 뼈 주술사는, 나에게 뼈칼을 주며 이야기했지. 네 어머니를 죽이면, 물을 주마. 그래서 나는..."

 

악귀는 그렇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포도밭에 들려주기도 했던 것이다.

 

키디 샤클로아는, 이제는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구강암이 악화되어 버렸다. 그는 죽기가 싫었지만, 생경한 구강암의 고통, 내부로부터 오는 이 고통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안락사를 원했다. 그는 마지막 사재를 털어 안락사 회사에 자기의 마지막 죽음을 의탁하고자 했다. 그는 스위스 은행의 계좌가 거의 다 말라 있었지만, 아직 처분을 하지 않은 재산이 하나 있었다. 바로 파울 클레가 와인을 그린 유명한 정물화였다. 이 유화 한 점의 가격이 족히 200억은 나갔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그는 조력 존엄사로 유명한 스위스 회사, '죽음의 천사(ange de la mort)'라는 회사에 연락을 했다. 그리고 가장 베테랑 직원인, 제 13호 죽음의 천사가 그에게 배정되었다. 그는 수행원이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스위스로부터 이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지방에 있는 포도원에 도착했다.

 

 

악귀는 그를 맞이했다. 그는 이제 구강암으로 얼굴 전체가 추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13호 직원도 장애가 있었다. 장님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13호 직원과 악귀는, 메모지에 글을 쓰는 것을 수행원이 말해주고, 그것에 다시 13호가 의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둘은 존엄사 일정과 여러 옵션에 대한 긴 대담을 나누었다.

사실 이 스위스의 '죽음의 천사'라는 회사는, 단순히 조력 존엄사를 돕는 집단이 아니었다. 이 회사는 '죽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였기 때문에, 그 죽은 사람들의 신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조력 존엄사를 원하는 사람이 신체의 일부를 판매하기 원한다면, 그 돈을 죽기 전에 그 사람의 가족이나 지인 등에 입금해 주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거대한 IT 기업과 제휴하여, 인간의 '물리적 기억'을 클라우드로 업로딩하는 프로젝트도 담당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뇌'를 저장하고, 그 뇌의 기억을 데이터화하고 자산화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렇게 자신의 '뇌'를 제공하면, 더욱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키디는 돈을 주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그런 옵션 상품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13호가 제시하는 최고급 프로젝트는, 키디를 혹하게 만들었다. 지금부터 그 제안을 들어보자. 13호의 말이다.

 

"고객님, 이런 옵션도 있ㅅ다. 이른바 '영생 프로젝트'입니다. 우선 신체 다른 부위는 모두 화장을 할 것이지만, 뇌는 적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뇌를 전해액에 넣고, 뇌의 각 입력 신호에 대응하는 인공 신경을 연결할 것입니다. 반대로 뇌의 출력 신호에는 인공 입력 신호를 연결하고요. 고객님께 자세히 설명드리면 말이 길어지니, 짧게 말하자면, 우리 뇌의 신경은 컴퓨터와 작동 방식이 원리상으로는 동일합니다. 컴퓨터는 0과 1로 작동하지요. 뇌의 신경 세포도, 전기 신호가 전달되거나 전달되지 않거나 하는, 실무율이라는 것을 따릅니다. 다만 인간의 뇌는 컴퓨터와 달리 한 번에 한 개씩의 정보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많은 신호를 전달하지요."

 

악귀는 벌써 이런 말에 짜증이 났는지, 수행원을 툭툭 치며 '이제 그만'이라는 메모를 빨리 읽도록 종용했다. 그런데 13호는 벌써 이런 분위기를 눈치챈 듯했다.

 

"네, 알겠습니다. 벌써 지루해지셨지요? 어쨌든 요지는, 고객님께서 저희에게 뇌를 맡기면, 우리는 그 뇌에 인공 신경을 연결하여, 영원히 뇌만큼은 살아서 예전처럼 활동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뇌와 다름 없습니다. 그 뇌만 살아 있고, 모든 걸 다시 느낄 수 있으면, 고객님께서는 영원히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키디는 관심이 동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영악하기도 했다. 메모에는 "그런데 그렇게 어항 같은 데서 살아남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소?"라고 쓰여 있었다. 수행원은 이것을 13호에게 읽어주었다. 13호는 이것 역시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자신있게 말을 이어나갔다.

 

"네, 고객님. 그래서 준비한 또 다른 프리미엄 옵션이 있습니다. 20억만 더 내시면, 제가 여러 실제적인 자극이 있는 신경 연결 구조 프로그램을 고객님의 뇌에 연결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님께서 만드신 이 와인 같은 것도, 따지고 보면 와인의 화학 분자에 반응하는 혀와 코의 수용체 전기 신호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고객님이 바라보는 와인의 색깔 역시, 후두엽의 시각 영역에 있는 시각 신경 영역을 아주 교묘하게 자극하면 똑같이 느끼게 만들 수 있지요. 이렇게 우리는 아주 다양한 자극을 고객님께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악귀의 다음 메모는 이랬다. "혹시 특정한 사람을 고문하는 것도 가능하오?"

 

13호는 이 제안을 듣고 멈칫했지만, 곧 숨을 고르고 이야기했다. "네, 가능합니다. 고문하는 대상에 대한 정보만 충분하다면요.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많을 수록 좋습니다. 그 사람의 표정, 습관 하나하나를 우리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변환하여 전기신호로 만들면, 그 사람을 아주 생생하게 재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더 내셔야 합니다."

 

키디의 메모는 짤막했다. "좋소."

 

13호의 입술에 미소가 번졌다. "자, 이제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제 축배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군요."

키디는 다시 메모를 읽게 하였다. "내 피 같은 와인을 혈관으로 주입해 주시오. 난 어차피 죽게 될 게 아니오."

13호는 이 제안을 극구 말렸다. 혈류로 포도주가 들어가 뇌를 손상시키게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키디는 한사코 그렇게 해달라고 종용했다. 

 

 

13호는 단념했다. "네, 그럼 그렇게 하지요. 알겠습니다. 혈관 안으로 와인을 놔 드리겠습니다. 자, 다음에는 저와 저쪽 세상에서 만나게 되실 겁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이렇게 해서 계약은 성사되었고, 키디의 신체는 죽고 화장되었지만, 뇌는 살아남아 기억 클라우드에 접속되었다.

 

그렇다면 키디는 이 클라우드 속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는 매순간 매순간, 이 클라우드 속에서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고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문을 하는 사람은, 13호였다. 그는 실제 세계와는 다르게, 클라우드 속에서는 두 눈이 멀쩡하였다.

그 13호는 키디를 채찍으로 때리고, 드릴로 두개골을 뚫고 있었다.

13호는 환희에 들떠 있었다.

 

"이 악귀 같은 녀석, 기억 나느냐! 네가 고문하며 죽인 내무부 장관, 빅토르를 말이다!

네가 우리 아버지를 고문하면서, 그 장면을 똑바로 보라며 내 두 눈을 눈꺼풀에 꿰매놓았더랬지! 덕분에 난 실명을 했지!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피를 마시게 했어!

어떠냐, 이 악귀 녀석, 똑같이, 너는 똑같이 영원히 나한테 고문을 당하게 될 것이야. 넌 매 순간 순간 이 고통을 매번 새롭고 선명하게 느끼게 될 거다! 하하, 이 악귀 녀석, 받아라, 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을 네게 줄 테다! 좋아, 그래, 한 번 네가 내 입장이 되어 보거라. 그래, 이만한 고통이 없지!"

 

이렇게 현실의 13호는, 키디가 악귀인 키디 자신에게 고문 당하는 일련의 알고리즘을 세팅하고, 그가 남긴 피의 와인을 마시러 나갔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키디의 뇌 속에서는 일련의 고문이 펼쳐질 것이고, 고통을 느낄 것이었다. 

 

클라우드 시스템 속의 자신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채찍으로 등을 맞는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고문을 당하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압도적인 모습, 자신에게 엄청난 고통을 행사하는 그 권능을 오롯이 등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는 열락에 들떠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천사 개미가 그의 등에서 다시 한번 태어나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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