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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43년만에 드러난 '학생 삼청교육대'…"맞고 또 맞았다"

by 석아산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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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만에 드러난 학생 삼청교육대

43년만에 드러난 학생 삼청교육대

43년만에 드러난 학생 삼청교육대- 삼청교육대는 드라마 '모래시계'에서도 나온 적이 있고, 이제는 많이 알려졌지요.

이는 사회 정화를 말하면서 인권을 유린한 현대사의 비참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전두환... 이 사람, 이런 짓을 하고도 편하게 늙어 죽었죠.

어쨌든, 이 삼청교육대는 몸에 문신이 있다고 끌려가고, 부랑자라고 끌려가고, 전혀 범죄랑 상관 없는 사람도 많이 끌려갔습니다.

 

오늘 보도를 보니 19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끌려갔다네요 ㅠㅠ 거기서 군 기간병들한테 기합받고 매일 두드려 맞고.. 정말 지옥 같았을 겁니다.

 

저 수료증이라는 것의 오른쪽 3번 조항을 보십시오. '본 교육 수료자가 재범시는 엄중 처단한다'...

정말 섬뜩하지 않습니까. 엄중 처벌도 아니고, 엄정 처단... 한마디로 판결없이 죽인다는 이야기죠.

 

이렇게 43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법도 없는 독재국가였습니다.

 

자. 새로 알려진 현대사의 비참한 사실을 살펴봅시다.

"머리를 밀어 분간이 쉽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다 중·고등학생이었지."

김모(61)씨에게 43년 전 학생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그 날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 삼청교육 대상자로 신고당해 피신하다 경찰에 붙잡혔고 약 한 달간 유치장에 구금됐습니다.

이후 버스에 실려 강원도 화천 오음리의 제11공수여단 62연대 산하 유격훈련장에 입소했습니다. 학생 대상 삼청교육 훈련장이었습니다. 열여덟 살 때였다고 합니다.

 

김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버스 안에서 총을 든 군인들이 창밖을 보지 말고 고개를 숙이라고 해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버스에 함께 탄 이들도 하나같이 앳된 얼굴의 학생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

 

김씨는 최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확인한 삼청교육대 강제 입소 학생 600여명 가운데 한 명입니다.

학생 삼청교육은 고(故) 전두환 씨의 계엄사령부 계획에 따라 1980년 9월20일∼10월18일까지 제11공수여단에서 자행됐습니다.

 

끔찍한 폭행과 트라우마

교육은 구타부터 시작됐습니다.

"훈련장에 도착해 군복으로 갈아입은 순간부터 총을 찬 군인들이 몽둥이로 마구 때렸어. 눈 감고 귀 막고 그렇게 매질을 당했다니까. 연병장으로 가는 계단을 기어서 내려가라고 시키고는 느리다고 또 때렸지."

군인들은 온갖 트집을 잡아 마구 구타했다고 합니다. 기합 소리가 안 맞는다고, 혹은 목소리가 작다고 때리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중대장의 군홧발에 차이고 또 차여 연병장 끝에서 끝까지 100m 거리를 뒷걸음친 적도 있었습니다.

김씨는 "살면서 그렇게 맞은 적이 없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악몽"이라며 여전히 생생한 기억에 괴로워했습니다.

 

그 중대장은 퇴소 후 한동안 잊고 있던 삼청교육대의 고통을 다시 현실로 불러들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퇴소하고 20년이 지나 우연히 그 중대장을 만났는데 단번에 알아봤다"며 "트라우마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를 보자마자 갑자기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를 따라가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그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기만 했다고 합니다.

 

 

기합이나 다름 없던 고된 훈련과 매질에 더해 늘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던 것도 고통스러운 기억입니다.

김씨는 "한 어린 학생이 식당에서 고기 몇 점을 집어 주머니에 몰래 넣고선 잔뜩 경계하는 얼굴로 화장실 가서 먹는 걸 봤다"며 "지금도 그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우연히 본 TV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받은 삼청교육이 중대한 인권침해였다는 사실을 깨닫고선 진실화해위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갑 속에 고이 넣어둔 삼청교육대 수료증을 꺼내 보이며 "이게 남아있어서 수월하게 규명된 것 같다. 수료증을 이렇게 잘 보관한 사람이 없다고 들었다"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이번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으로 80년대 전두환 군부 정권이 자행한 학생 삼청교육대의 실체가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김씨는 "청소년만 모아놓은 삼청교육대가 있었다는 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라며 "국가의 공식 사과도 받고 싶지만 그보다 이를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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