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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이야기

내가 유채꽃으로 보이니? 노랗다고 다 '같은 꽃'이 아니다

by 석아산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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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채꽃으로 보이니?

내가 유채꽃으로 보이니?

내가 유채꽃으로 보이니? 네, 저는 봄에 노란 꽃이 피면 다 유채꽃으로 보이는데요 ㅋㅋㅋ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하네요!

 

저는 이곳 남쪽 끝의 장흥이라는 곳에 사는데요. 여기도 봄이 되면 유채꽃이 만발합니다. 임권택 감독이 영화를 촬영한 곳에 유채꽃에 많이 피지요.

 

그리고 우리집 근처의 강진군의, 칠량에서 가우도로 넘어오는 길에 유채꽃이 만발합니다.

바다와 어우러진 유채꽃이 기가막힌데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게 유채꽃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자, 그럼 자세한 소식 볼까요!

유채꽃과 산동채꽃

우리가 유채꽃이라 굳게 믿고 있는 꽃은 사실 배추의 한 종류인 산동채의 꽃이라고 합니다.

 

산동채는 식물 분류학상으로 십자화과 배추속 배추종에 속하는 작물로 가을께 파종하면 이듬해 1월 꽃이 피기 시작해 2∼3월까지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에 이날 산방산 주변에서 촬영한 꽃 사진 여러 장을 보내 문의한 결과, 이는 산동채꽃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김광수 연구원은 "산동채는 줄기 부분이 유난히 하얗다"며 "산동채나 유채 모두 꽃잎은 4장 달렸는데 산동채꽃잎은 가위로 자른 듯 매끄럽고 동그랗지만 유채꽃잎은 들쑥날쑥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또 유채는 줄기에 달린 잎이 줄기의 반만 감싸고 있지만, 산동채의 경우 줄기 전체를 감싼다"고 합니다. "또 유채는 아무리 개량종이라 해도 동해에 약해 추우면 꽃대가 얼어 꽃을 피우지 못한다. 3월 초에나 개화해 기온에 따라 4∼5월에 만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사 상품에 깜빡 속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농진청에 따르면 유채는 야생 배추와 양배추가 자연 교잡해 탄생한 작물입니다.

유채는 식물 분류학상으로 십자화과 배추속 유채종으로 산동채와는 사촌 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시계방향으로 유채꽃, 산동채꽃, 배추꽃

유채 개량종으로 알려진 산동채꽃

다만 언제부터인가 유채 개량종으로 알려진 탓에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산방산에서 입장료 1천원을 받는 꽃밭 주인도 대부분 산동채를 유채 개량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주도 동쪽 끝인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주변은 어떨까요. 산방산을 방문하고 이튿날인 23일 성산일출봉 주변 광치기해변을 찾자 여기서도 만개한 노란 꽃이 나들이객을 반겼습니다.

 

성산일출봉 주변에 핀 노란 꽃은 산방산 주변에 핀 꽃보단 키가 작았습니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파리와 꽃잎 등의 특성을 봤을때 이 역시도 유채꽃이 아닌 산동채꽃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산동채와 유채는 비료를 많이 주면 줄수록 어느 선까지 수량이 크게 증대되는 다비성 작물로 개체 크기는 비료 양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산동채는 꽃이 빨리 피는 대신 영양생식 기간이 짧아 개체가 주로 성인 기준 무릎 아래, 아무리 커도 배꼽 정도까지 자라지만, 유채는 성인 키만큼 자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채는 산동채와 달리 꽃이 피면 잎이 이미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배추꽃도!

재밌는 사실은 또 있습니다.

성산일출봉을 가는 도롯가에 핀 노랑색 꽃은 유채꽃도, 산동채꽃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초겨울 배추를 수확할 때 뿌리를 뽑지 않고 겉잎 몇 장 제치고 밑동만 잘라 수확한 뒤 밭을 갈지 않으면 겉잎은 흙바닥에 납작 붙고 꽃대가 조금씩 밀어 올라와 그 끝에 노란 꽃이 피어납니다. 말 그대로 배추꽃입니다.

 

제주에서는 새봄에 올라오는 그 여린 배추꽃대를 꺾어 나물로 먹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동지나물입니다.

요즘 제주도 밭에서는 이런 배추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유채꽃인지, 무꽃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에서 의견이 분분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별방진 일대에 현재 핀 노란 꽃은 배추꽃으로 보인다는 연구소 측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배추잎은 유채잎이나 산동채잎과는 달리 가장자리가 매끈한 특성을 갖습니다. 또 향기를 맡아보면 배추꽃은 유채꽃 향기보다 은은하고 답니다.

수확하지 않은 무 이파리 끝에서도 이맘때쯤 노란 꽃이 피어 이른 봄소식을 경쟁적으로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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