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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답사

마량항

by 석아산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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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흥에 살고 있지만, 사실 장흥-완도-강진 트라이앵글의 딱 중간에 집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진 마량항에 자주 가는데요.

 

마량항의 '마'는 한자로 말 마馬자입니다.

 

옛날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는 이 마량항에만, 제주도로 가는 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출발한 말이 첫 번째 밟는 한반도는, 이 마량항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마량항은 말과 관련된 지명이 많습니다. 새로 육지를 밟은 말을 놓아 기르던 곳이라고 하여  신마新馬 마을이 있고, 말이 잠을 자던 곳이라 하여 숙마宿馬 마을이 있습니다.

 

그러니 옛 고려나 조선시대에 이 마량항은 꽤나 북적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 꽤나 호젓한 항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는 까막섬이라고 하여 백로와 왜가리가 집단으로 터전을 지은 섬이 있습니다. 후박나무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썰물 때에는 걸어갈 수 있지요.

새들의 번식기에는, 어미 새들이 열심히 물고기를 이 섬으로 실어 나릅니다. 어린 새들의 아우성이, 이 섬을 그 자체로 살아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상록수 후박나무... 이 섬을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로 만들고 있지요^^

 

 

마량은, 아주 얕고 조용한 바다입니다. 저 앞에 보이는 고금도는 이순신 장군께서 둔전을 만들고, 왜적에 저항하던 곳입니다. 이순신 장군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 유해도 가장 먼저 이곳에 안치되었죠.

 

고금도와 마량항 사이의 바다는, 갑오징어를 비롯하여 여러 어족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낚시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지요. 저는 예전에는 낚시를 아주 즐겼으나, 지금은 그냥 얕은 바다에 가끔 모습을 비추는 작은 물고기를 하염없이 보는 것에 만족합니다.

 

'물멍'과 더불어 '어몽'이죠^^ 어머님과 함께 작은 물고기를 한없이 바라보면서, 서로 물고기가 있는 위치를 가리킵니다. 꼬물꼬물하는 생명체들. 정말 그 자체로 경이롭습니다.

 

예전부터 바다에 대한 동경을 지니고 있어서 그런지, 바다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안 됩니다.

넘 좋습니다. 바다,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바다.

항상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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