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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수렁에 빠진 한중 관계

by 석아산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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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 중 엉뚱하게 대만 발언까지 함으로써 지금 한중 관계가 심각하게 위기에 빠진 모습입니다.

 

지금 한중 수교는 30년을 넘어서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발언 때문에 한중 관계는 흔들리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양안 문제라고 하는 이 대만 문제는 중국에게 '역린'과 같은 것입니다.

일단 이들은 양안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을 일종의 '원칙'처럼 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북한을 비롯한 공산주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와 비슷하지요. 만약 중국인들이 우리나라가 공산주의를 신봉한다든지 하는 발언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엄청나게 분노하겠지요.

 

중국인들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예민하게 굽니다. 그건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보여주었던 태도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대만에 대한 태도를 '별 것 아니면서...', 이렇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이런 예민한 외교적 문제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것인데요. 뭐 원래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이 되면서도, 그럴 거면 왜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나 하는 생각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나 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원도 별로 없고, 수출과 수입에 기대지 않으면 살길이 없는 나라입니다. 지난 해 펠로시가 패기로 대만에 가는 것 등과 같은 태도를 보이는 짓은 우리나라로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도대체 뭘 믿는 건지, 그런 고압적인 태도를 중국에 보이고 있습니다. 그 반향이 어떻게 울려올지.... 과연 몰랐을까요? 그렇다면 무능한 거겠죠.

 

어쨌든 지금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나흘간 나온 중국 측 반응을 보면, 중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라는 말보다는, 양안 문제를 남북한 문제에 빗댄 것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 전 세계적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 대만 문제는 남북 문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1992년 수교하면서 합의한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본다'는 원칙을 깬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 윤 대통령이 1992년 수교 원칙을 알았을까조차 의심스러운데요... 검사만 주구장창했으니 이런 외교적 감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 술 먹을 때가 아니라 열심히 밤에도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만약 중국이 우리나라와 수교하면서 우리나라측이 제시한 원칙을 깬다면, 우리도 기분이 나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윤 대통령은 정말 하지 않아도 될 말, 아니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또 부랴부랴 외교부에서 지난 21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습니까.

 

중국 외교부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한국 지도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만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비교했다"면서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달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점도 중국의 입장을 잘 보여줍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분단의 쓰린 기억이 있는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을 더 이해하고 지지하기를 바랐는데 (양안 문제에) 무지하고 악질적인 말을 할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한 것도 이런 인식을 드러냅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대만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공개되었습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지난 18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일본이 이번 공동성명 채택을 주도했는데, 이 같은 기조는 내달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나 3국 안보협력 강화를 공언하고 대만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강도 높게 반발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런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12일 광둥에 방문해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해 한·중 우의를 강조한 뒤 불과 일주일만에 나온 점도 주목됩니다. 오랜만에 시진핑이 한국에 손을 내밀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죠.

그런데 일주일 만에 중국 최고 지도자를 머쓱하게 만들었으니, 또 이들의 체면을 구긴 셈이 됐죠. 또 중국이 이렇게 면이 서지 않는 짓에 대해 예민합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대통령은 중국을 너무 '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존중하는 외교, 뭐 그게 나쁘다고 누가 말하겠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척을 져야 합니까.

 

당장 이런 중국과의 외교가 악화되면서 LG생활건강이나 호텔신라 등 중국 관련 주식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지금 주주들한테 '모텔신라'가 되었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죠.

 

이렇게 당장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독일·스페인 총리와 프랑스 대통령 등 미국의 우방으로 꼽히는 유럽 선진국 수장들조차 중국을 찾아 탈동조화(디커플링)에 반대하며 실리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대만 문제에 개입해 얻을 이익이 없다는 말하고, 디커플링을 대중 억제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조차도 경제적 실리를 꼼꼼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를 총괄하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 경제와 우리 경제를 탈동조화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정작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인 한국의 대통령이 외교적 파장은 고려하지 않은 언사로 공격 빌미만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의 입장에 완전히 우리나라가 부화뇌동하여 움직이지 말고, 실리 중심으로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미국에 찰싹 달라붙는다고 해서, 미국이 무슨 콩고물을 더 주는 것도 아닙니다. 무역 실적을 보면 통계상으로 미국의 수출 증가는 1.9%로 2퍼센트가 안 되지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35%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최악의 시기, 윤 대통령의 경솔한 발언은 한중관계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중국은 "말참견하지 말라"는 거친 언사로 반발했고, 한국 외교부는 "국격이 의심된다"고 응수하면서 양국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기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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