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학대로 아이 잃은 베트남 부부..."한국서 꿈 이루려 했는데" 오열

어린이집 학대로 아이 잃은 베트남 부부..."한국서 꿈 이루려 했는데" 오열

어린이집 학대 사건의 피해자 중에서 베트남 부부가 있었네요 ㅠㅠ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 한국에 왔는데 졸지에 아이를 잃다니. 참담합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 다시 사건을 복기해 봅니다.

지난 24일 수원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정재) 심리로 열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김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이 당시 김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어린이집 내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법정에는 작년 11월 숨진 천동민 군의 부모와 약 40여명의 베트남인이 참석했습니다. 한 방청객은 “아이 부모와 아는 사이가 아닌데도 너무 화가 나서 재판에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공개한 어린이집 내부 영상에는 사건 당일 파란색 상하의를 입고 어린이집 거실을 기어 다니는 9개월 아기 동민 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어린이집 원장 김씨는 영상이 재생되자 바닥에 주저앉으며 크게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에는 김씨가 동민 군의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어 씌우고, 그 위로 베개와 방석 등을 얹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증인으로 참석한 보육교사 A씨는 “낮잠 시간인데 아이가 잠에 들지 않아 원장님께서 이불을 뒤집어 씌운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동민 군이 계속해서 움직이자 김씨는 얹어져 있던 베개 위에 엎드린 자세로 올라타 체중을 실어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장면이 나오자 방청석 곳곳에서 탄식과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동민 군은 질식해 사망한 채 3시간동안 이불 속에 방치됐습니다.

정말 경악을 금할 수 없는 보육교사의 행동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경기 화성시에 사는 동민 군의 아버지 천안동(33)씨는 일자리를 찾아 2011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건너왔습니다. 그는 근처 공장에서 용접, 프레스 작업, 조립 등의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왔습니다. 2018년 베트남을 찾아 당시 여자친구였던 보티늉(25)씨와 결혼한 뒤 한국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결혼 4년만인 2022년 3월 아들 동민 군을 낳았습니다. 혼인 신고 후 4년 동안이나 손주를 보지 못했던 양가 부모님은 매일 전화를 걸어와 손자의 옹알이 소리를 들려달라 했고, 시도 때도 없이 사진 속 손자의 얼굴을 보면서 화면을 어루만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천씨는 공장 일로 앓게 된 허리 디스크로 수술을 하는 바람에 당분간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됐습니다. 이에 남편을 대신해 아내 보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된 부부는 잠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천씨는 9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맡기기가 걱정됐지만, 어린이집 교사를 꿈꾸고 있던 아내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다 좋다, 보내도 된다”며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정말 아내분은 자기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할 거 아닙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네요. 어머니 잘못이 아니라고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천씨에 따르면 아들 동민 군은 낯을 가리지 않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방긋방긋 웃었다고 합니다. 아이를 등록시키기 위해 찾아간 어린이집에서 만난 원장 김씨도 웃는 동민 군을 보며 “아이가 너무 예쁘다”며 아이를 빨리 보내달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11월 3일 첫 등원을 한 동민 군은 불과 일주일만인 11월 10일 사망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유족 측 변호인 김신철 변호사는 재판부에 “피고인은 계속해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으나 잘못에 대한 사죄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임에도 단 한 차례도 찾아오거나 전화도 없었다”며 “이는 어떻게든 형량을 줄여보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어머니 보티늉씨는 적어 온 편지를 서툰 한국말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는 “그토록 좋아했던 한국에 와서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살았는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죽을만큼 괴롭다”며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이 고의성이 없었다는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편지를 읽은 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오열했습니다.

검찰은 “이불을 덮는 것만으로도 이불 속 열기로 인해 아이는 힘이 드는데, 어른의 체중으로 아이를 누른 것은 학대 행위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어 피고가 죄를 뉘우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니 징역 30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1심 선고는 다음달 20일입니다.

 

현재 천안동씨 부부는 양가 부모님에게 아이의 사망 소식만을 전했습니다. 천안동씨는 “어머니 심장이 좋지 않아서, 아들이 넘어지는 사고로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학대로 인해 사망했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아이를 이불로 덮고 베개로 눌러 숨을 못쉬게 했는데도 고의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그때 아이를 보냈던 것이 정말 후회된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