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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책리뷰)

[책리뷰] '직관펌프', 대니얼 데닛

by 석아산 202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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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직관펌프', 대니얼 데닛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

어느 날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한다.

그들은 초고도의 문명을 자랑한다.

그들이, 자신의 최고 지성과 지구별의 최고 지성이 11로 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한다. 만약 지면 지구는 그들 것이다.

 

, 지구별 대표로 누구를 보내야 할까?

나는 이 대니얼 데닛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련다.

 

대니얼 데닛은, ‘생각에 대한 생각’, 메타-생각연구의 대가이다.

그는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단순히 추상적인 철학적 논변으로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생물학과 신경과학에 대해서도 아주 깊은 이해를 지니고 있어서, 인간의 의식이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아주 철저하게 논증한다.

그 뿐이 아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유사성과 차이점, 자유의지의 문제, 종교의 발생 등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도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토대로 매우 설득력 있게 논구한다.

 

, 그가 얼마나 대단한 지성의 소유자인지를 구구절절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그저 그가 대단한 지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직관펌프를 들여다보자.

 

이 책은 우리가 어떤 문제를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생각 도구를 제시한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문제에 접근할 때 빠지기 쉬운 오류들에 대하여, 각종 예를 통하여(! 그가 제시한 오류들을 살펴보면, 굴드나 촘스키 같은 유명인사도 별 수 없는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설명한다.

 

, 그러니 생각하는 것, 생각에 대한 생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더불어 인문학도, 나아가 학자, 학도들에게 이 책은, 커다란 생각의 스위스 나이프’, 그것도 자세한 매뉴얼이 담긴 만능 도구와 같다.

 

한마디로 이 책은 뭔가를 배우고 싶은 사람’, ‘세련된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이 반드시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는 책인 것이다.

 

, 이제 대니얼 데닛이 외계인을 물리쳤다.

의기양양하게 이기고 돌아온 그에게, 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졌다.

, 데닛 선생님, 당신이 외계인 아니었던가요?”

 



*기억에 남는 구절

 

발판 놓기: 사다리 하나만 있으면 지붕을 이고 집을 칠하고 굴뚝을 청소할 수 있다. 사다리를 옆으로 옮겨 올라갔다 내려오고 또 옆으로 옮겨 올라갔다 내려오고 하면서 한 번에 조금씩 작업하면 된다. 하지만 집 둘레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애초에 시간을 좀 들여서 만들어두면 결과적으로 일이 훨씬 쉬워진다. 이 책에서 가장 귀중한 생각도구 몇 가지는, (제자리에 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일일이 사다리를 옮기지 않고도 여러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발판 놓기의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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