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폭염이 무서운 이유 - 뇌 손상, 장기 손상, 사망...

by 석아산 2023. 7. 31.

요새 폭염이 여러 날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데요.

 

고령자분들께서 밭일 등 농사일을 하시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비단 노인 분들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폭염을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폭염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릴 정도로 무섭습니다. 그냥 어느 순간 임계치를 넘어가면 사람이 픽픽 쓰러지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바로 사망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저는 군생활을 병원 중환자실에서 했기 때문에, 이렇게 폭염으로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환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20대 군인들도 조심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무서운 온열질환입니다.

 

자, 그럼 이 폭염 관련한 소식을 보도록 할게요.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28일 오후 대구 달구벌대로에서 뙤약볕을 피해 양산을 쓴 시민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뉴스1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28일 오후 대구 달구벌대로에서 뙤약볕을 피해 양산을 쓴 시민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사람 잡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던 노인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등 온열질환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나흘간(26~29일)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255명이었습니다.

24일 7명이었던 온열질환자는 장마 종료가 선언된 26일 46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27~29일까지 각각 65명, 71명, 73명으로 계속 늘었습니다.

 

온열질환을 방치할 경우 뇌와 호흡기,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이 갑니다. 이렇게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만성질환자는 특히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9일 사인이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례는 7건입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더위에서 활동한 뒤 30초 가량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과 손과 다리가 붓는 열부종 등은 비교적 경미한 온열질환입니다.

하지만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일사병(열탈진), 열사병이 올 수도 있습니다.

 

열사병 치료 안 받으면 치명률 100%

우리 신체는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춥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면 두통이나 구토, 어지럼증,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일사병이죠.

 

열사병은 일사병과 이름은 비슷한데요.

그러나 열사병은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한층 더 위험한 상태를 일컫습니다.

중추신경에 장애가 일어나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리고 오심, 구토 증상이 심해지는 반면 더 이상 땀은 나지 않습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는 열사병에 이르면 신체의 체온 조절기능이 고장 나 오히려 땀이 안 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뇌에 손상이 오면서 의식을 잃게 되고, 전신의 장기에 문제가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몸 곳곳에 후유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심경원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바로 회복한다면 큰 문제없지만, 치료가 지체되는 경우 뇌신경 쪽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탈수 상태가 지속되면서 혈관질환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기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기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심, 뇌혈관질환, 고혈압과 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합니다.

 

올해 발생한 누적 온열질환자 가운데 연령대별로 50대가 20.7%(210명)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60대 16.9%(172명)이었다. 65세 이상으로 따지면 27.3%(277명)에 달합니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작업장(32.7%), 논밭(13.9%), 길가(11.4%) 순으로, 실외(81.7%)가 실내(18.3%)보다 4배 이상 많았습니다. 건강한 10~20대라 하더라도 고온의 야외 환경에 오래 노출될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29일 광주 북구 한 야구장 앞에서는 표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하던 10대 학생이 열사병 증상으로 쓰러져 119에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발생시간은 절반 이상(52.3%)이 12~17시 낮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신고됐지만, 10~12시 발생률도 17.8%로 오전 시간대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질병청은 ▶시원하게 지내기(외출 시 햇볕 차단, 헐렁하고 가벼운 옷 입기)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 자제하기 등을 폭염 대비 3대 건강수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면, 즉시 서늘한 곳으로 옮겨 체온을 낮춰주는 게 급선무입니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의식이 없다면 질식 위험이 있어 먹이면 안 되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더위의 위험성 간과하지 말라"

기상청은 다음달 9일까지 낮 최고기온 30~35도의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 예보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 발생을 대비해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충남 서해안 등 내륙에서는 폭염 영향예보 최고 단계인 '위험(4단계)'이 발령되었습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폭염일수가 길었던 2018년 여름에 특히 온열질환자가 폭증했다. 만약 올해도 폭염경보가 발표되는 날이 길어지면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한 "더위의 위험성을 간과하지 말고 야외 작업 중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