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하교 도와주는 태권도 필수…영·수 돌면 月100만원 '훌쩍'

by 석아산 2023. 3. 28.
반응형

돌봄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돌봄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하교 도와주는 태권도 필수…영·수 돌면 月100만원 '훌쩍'

아이 돌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 거기에다가 주 69시간의 근무 유연화가 실시된다면, 아이가 있는 집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아이 돌봄 시설이 없으니 그것을 사교육으로 돌리고 있는 경향도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죠. 정말 이게 도대체... 나라꼴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정부에서는 저출산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면서, 그것과 모순되는 정책을 함께 내놓으니, 완전히 밑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현실입니다.

 

그럼 소식 보실까요.

초등학교 1학년의 하교 시간인 오후 1시쯤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은 몰려든 학부모들로 북적였습니다. 30~40대 여성들 외에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손자를 데리러 나온 최윤자(62)씨는 “아이 부모가 모두 일하고 있어서 돌봄교실을 이용한다”며 “오늘은 영어학원 가는 날인데 버스를 잘 타는지 보려고 왔다”고 했습니다.

 

도복을 입고 아이들을 기다리던 태권도학원 관장 김진선(42)씨는 “우리 학원에 이 학교 1~2학년생 40명 정도가 다닌다”며 “부모님이 맞벌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태워 학원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오는 방식이 자리잡은 태권도학원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필수코스’입니다.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의 하교 시간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학년생 180명 정도가 있는 이 학교는 하교 시간이 되자 학부모들과 학원 관계자 등 70여명이 정문 근처에 몰려 있었습니다.

 

손자를 학원에 보내기 위해 학교 앞에서 기다리던 한양임(70)씨는 “딸은 작은 회사에 다녀서 육아휴직이 어렵고, 사위는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내가 아이를 돌본다”고 말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데리러 나온 김모(40)씨는 “지난해 아이가 1학년 때 영어, 미술, 수학, 태권도까지 학원 뺑뺑이로 버텼다”고 했습니다. 한 달 학원비가 100만원을 웃돌았습니다.

 

학교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기더라도 고민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후 5~7시 돌봄교실이 끝나도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공백이 생겨서입니다. 이 때문에 돌봄교실이 끝나고 다시 학원을 보내는 부모도 적지 않습니다.

 

부모들이라고 마음이 편할까요. 혹시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늘 노심초사해야 하죠.

초등학생 돌봄 기능을 학원이 사실상 대체하면서 전체 사교육비 규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인데, 이 중 초등학교가 11조 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초등학생이 85.2%로 중학교(76.2%)나 고등학교(66%)에 비해 많았습니다.

 

증가율도 2021년 39.4%, 지난해 13.4%로 2년 연속 중고등학생보다 높았습니다. 사교육 목적도 일반 교과의 경우 18.1%, 예체능은 23.4%가 ‘보육을 목적으로 한다’고 답해 돌봄 기능이 중고등학생보다 컸습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방과후 학교나 돌봄교실 같은 공적 돌봄 공급 체계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더 낮아진 뒤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사교육으로 메웠던 돌봄을 공적 시스템으로 확실히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