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화장실만 가면 함흥차사인 남편... 화캉스란?

by 석아산 2023. 11. 11.
반응형

화장실만 가면 함흥차사인 남편... 화캉스란?
화장실만 가면 함흥차사인 남편... 화캉스란?

 

일하고 돌아와서 집안일 도와주고 지친 남편이 불쌍하게 화장실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화캉스라고 한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 게 모든 사람이 불쌍합니다 ㅠㅠ

 

자, 그럼 소식을 한번 볼까요!

 

* 다른 흥미로운 포스팅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화캉스 즐기는 남편들

 

"제 남편은 화장실에 큰일 보러 가시면 기본적으로 30분은 걸리세요. 다른 집 남편분들도 그런 편인가요?" "남편 분 '화캉스' 가시셨군요. 내버려두시는 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좋을 거예요."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화캉스'는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호캉스(호텔+바캉스)는 들어보셨겠지만 화캉스는 어떤 것일까요? 화장실에 가신 남편분들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씩 '화장실에서 바캉스를 즐긴다'는 뜻입니다.

원래는 회사 근무 중에 몰래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거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였는데, 젊은 남편들 사이에서는 집에서도 화캉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아내분들은 "애 보고 집안일하느라 정신없는데 남편은 화장실에만 가시면 사라지신다"며 분통을 터트리세요.

하지만 남편분들은 "집에서 유일하게 마음 편히 계실 수 있는 곳이 화장실뿐"이라고 하시며 반박하십니다.

그래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도록 해요.

남녀 불문 '화캉스'라는 말에는 '하다 하다 이젠 화캉스냐'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모두 웃음을 터트리니까요.

 

화장실이 가장 편하다는 남편분들

아내분들은 화캉스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세요.

남자분들은 화장실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하시는 걸까요.

잔소리가 두려운 남편분들은 "원래 남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얼버무리세요. 하지만 아내분들의 조사(?)에 따르면 "화장실 문에 귀를 대보니 유튜브 보고 계시더라"라거나 "휴대폰 게임 소리가 들린다"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변기에 앉아 한참 뉴스를 보고 나와 곧장 아내분에게 뉴스 얘기를 하시면서 "애 우는데 뉴스나 보고 계셨냐"며 혼나시는 남편분들도 계세요.

 

아내분들은 "그렇게 변기에 오래 앉아 계시면 치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시기도 하세요.

"변기에 3분만 앉아 있어도 다리에 피가 안 통해 저리던데, 재주도 좋다"는 반응을 보이세요.

남편분들은 "볼일 다 보시고 변기 뚜껑을 닫은 뒤에 좀 더 앉아 계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초등학생 아들 하나를 둔 직장인 이모씨는 "거실에 계시면 애는 자꾸 놀아달라 조르고, 아내는 세탁기 돌려달라 청소기 돌려달라 정신이 없다"며 "그나마 화장실에 앉아 계실 때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어요.

 

육아에 가사에 정신없는 아내분들은 화캉스하는 남편을 보며 야속하고 화가 나는 마음이 들지만, 화캉스를 귀엽게 봐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한참 화장실에서 유튜브 보고 나오시면 갑자기 잘해주시더라"거나 "뭔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냥 두시더라" "한참 숨어 있다 나오시는 모습을 보면 짠하다"는 것이죠. 거꾸로 아내분이 화캉스를 즐기시는 경우도 있어요. "남편이 맨날 화장실 앞에서 애한테 '엄마 이제 그만 나오세요'라고 하세요...."

 

화캉스도 눈치가 보여 아예 집 밖으로 나가시는 남자분들도 꽤 있답니다.

"와이프가 화장실에서도 못 계시게 해서 요즘은 지하주차장 내려가 차에 앉아 계세요." "분리 배출하러 간다 하시고 재활용 쓰레기 좀 들고 나와서 버리시고, 차에 가셔서 유튜브 좀 보시거나 휴대폰 보시면서 숨 좀 돌리고 다시 들어가세요."

 

화캉스와 비슷한 계열은 '가족 외출만 한다 하면 꼭 X마렵다는 남편' 시리즈입니다.

"애들 데리고 어디 가려고만 하면 화장실에서 큰일 보시고 씻는 데 한 시간씩 걸리세요" "저 혼자 친구 만나러 갈 땐 5분 만에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나가시는데 가족끼리 다 같이 나가자 하면 꼭 안 하던 샤워하시고 X 싸시면서 난리법석"이라는 제보가 잇따르네요. 이건 남편분들도 이유를 잘 모르시겠다고 하세요. "그냥 다 같이 집을 나서려고 하면 갑자기 X이 마렵다니까요?"

 

 

 화캉스 남편들, 괜찮은가?

 

대체 남편들은 왜 화장실과 사랑에 빠졌을까요? 그들은 “때때로 혼자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공간이 화장실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화캉스를 즐기는 남편들은 대체로 맞벌이 부부로, 경제활동과 육아, 가사를 아내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상심리 전문가 A씨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남자들이 사회생활해서 돈을 벌어다 주는 경제적 역할만 해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부부가 경제활동과 가사·육아를 분담하다 보니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가부장 시대 아버지를 보고 자란 지금의 젊은 아빠들 입장에선 과거와 달리 경제활동에 가사와 육아까지 담당해야 하니 더 힘들고 벅찬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캉스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는 남성들의 잔꾀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성별 영향 평가 센터가 10세 이하 아동이 있는 청년 맞벌이 양육자와 관련된 통계를 분석해 보니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 분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여성(84.1%)과 남성(79.8%)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녀가 하루에 일, 가사, 육아에 참여하는 시간을 비교해 보니 여성은 평균 일에 272분, 가사에 114분, 육아에 126분을 쓴 반면 남성은 일에 342분, 가사에 49분, 육아에 80분을 썼습니다.

 

남성이 일은 70분을 더 했지만 가사와 육아에는 여성보다 111분이나 적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남편들이 머리로는 ‘육아·가사를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따르지 않아 화장실로 도피한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사·육아에 아내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퍼 대디’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의료계에선 “여성들이 주로 겪는 산후 우울증, 육아 우울증에 시달리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에서 남성 1만여 명을 연구해 보니 아이가 태어난 지 5년 이내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아버지가 아닌’ 또래 남성에 비해 68%나 높았습니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젊은 유부남 중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려는 남성이 적지 않다”며 “그만큼 부담감이 커지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땐 좌절감과 우울감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의 공간이 없는 아파트

국평 아파트에는 남편의 공간이 없습니다.

가부장 시대 남자들은 거실을 오롯이 자기 공간으로 누렸습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 흡연을 하고 리모컨을 꽉 쥔 절대 권력자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거실은 가족 모두를 위한 ‘중립 공간’이 되었습니다.

 

‘남자의 공간’을 펴낸 심리 상담가 이문희 교수는 “지금 한국 남성들은 실컷 자신을 펼치고 드러낼 그들만의 공간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아쉽게도 집은 아내의 공간에 가깝고, 방이 있지만 아이들에게 하나씩 주고 나면 남자들의 방은 없다.” ‘화캉스’를 보는 다른 전문가들의 반응도 비슷합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2030평대 아파트에 있는 23개 방은 안방과 옷방, 아이 방으로 나누고 나면 남자들이 있을 공간이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 아파트는 개인, 가정에 맞게 공간 수정이 불가능한 벽식 구조라 현재로선 남자들에게 화장실만이 유일하게 그 누구도 못 건드리는 공간, 문을 잠글 수 있게 허락된 공간”이라고 했습니다.

외국은 주택에 살면 보통 차고나 지하실이 남자들의 공간이 되는데, 한국은 아파트에 많이 살다 보니 자신의 공간을 갖기 어렵습니다.

 

이런 공간 부족이 저출산과 딩크족(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유현준 교수는 “딩크는 사교육비를 비롯한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지만, 개인과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젊은 남성들은 아이를 가진 뒤 자신의 고유한 공간을 박탈당하고 가정 내에서 가장 후순위로 밀려나는 데 거부감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공간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낳고 기르려면 더 큰 집으로 이사하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것 외에는 마땅한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꾸 화장실로 들어가는 저 남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상심리 상담 센터장인 B씨는 “닦달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그는 “화장실에서 쉬는 것마저 눈치가 보이면 남편에게 집은 휴식하는 공간으로서 기능을 잃게 돼 더 큰 무력감과 우울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캉스를 모른 척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충고가 허튼소리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