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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39도 열 펄펄 나는데 8시간 병원 찾아 헤매...

by 석아산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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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트윈데믹 우려에 붐비는 소아과.
독감 트윈데믹 우려에 붐비는 소아과.

얼마전에 꽃가루에 황사 등으로 이비인후과 오픈런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반인도 이럴 지경인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이 앓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가운데 소아과는 너무나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소아과를 찾아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현실이죠.

이게 정말 제대로 된 나라입니까! 이러니 누가 이 땅에서 아이를 낳고 싶겠습니까. 자기는 아파도 아이는 아픈 걸 못 보는 게 우리 민족인데요.

자, 우리나라가 사회 문화적으로 황폐화되어 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바로 이런 뉴스인 거 같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좋다고 노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뜻이죠. 그럼 소식 보겠습니다.

 

"새벽 5시에 겨우 대기표를 뽑았는데, 접수 시간에 늦었다고 다시 대기하라고 하더라고요."

서울 마포구에서 6살 아이를 키우는 김아무개씨는 지난 8일 열이 39.7도까지 오른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접수를 못할 뻔했습니다.

 

아침 8시 반에 진료를 시작하는 어린이전문병원 A병원은 '번호표 발급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벽 번호표를 뽑았지만 접수 시간 8시 20분에 늦었다는 이유로 번호표가 무효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병원을 또 찾기엔 아이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다행히 축 늘어진 아이를 본 간호사의 배려로 김씨에게 오전 진료를 배정해 줬습니다.

의사는 이 아이가 폐렴이 의심된다며 입원소견서를 써줬습니다.

 

김씨의 고난은 계속됩니다. 그는 "입원의뢰서를 받아 서울대병원에 갔는데, 3시간을 기다려 만난 응급실 의사는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장기손상이 올 정도가 아니면 입원이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애 아픈 것도 서러운데 찾아다니고 기다리고, 병원 가기가 무섭다"고 했습니다. 8시간 동안 뺑뺑이를 돈 끝에 김씨는 겨우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픈 아이 데리고 새벽 5시부터 낮 1시까지

정부가 의대의 정원 확대 등 필수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아과 대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야외활동이 늘면서 호흡기 환자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은 턱없이 부족해 부모들은 "병원 가기가 두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21일 발표한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4월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의심환자는 18.5명으로 5주 전(11.7명)에 견줘 58.1% 늘었으며, 아데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 수 역시 한달 사이 93.9% 증가했습니다.

 

네살과 다섯살의 두 남매를 기르는 워킹맘 김예림(35)씨는 지난 9일 아침 8시께 아이의 폐렴 증상 때문에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약 처방을 받는 데까지 3시간을 썼습니다.

 김씨는 "병원 문 열리기 전에 미리 번호표를 받았는데 43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6살 아이를 키우는 심아무개씨는 지난 24일 동네 소아과 진료를 위해 진료 1시간 전인 아침 7시30분께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심씨는 "(재진을 위해) 3일 뒤 다시 오라는 병원 말이 제일 무서울 정도"라며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애를 키우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병원 예약이 이렇게 힘드니, 비대면 진료를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3살, 9살 아이를 키우는 황아무개(39)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동네 소아과 원격 대기를 접수시키려고 했는데 오전·오후 접수가 각각 2분·5분 만에 마감됐다"고 했습니다

 

또한 "주변에 물어보니 이런 이유로 병원 가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4살 아이를 키우는 김아무개씨는 "소아과 예약을 몇번 시도하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이르면 5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식 선언을 하면,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국회에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지만, 의료계와 산업계의 갈등으로 계류 중입닏.

심씨는 "비대면 진료마저 사라지면 대책이 없다"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든, 의사를 볼 수 있게 해주든 어떤 대책이든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월 17년째 3000여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늘리기 위한 의정협의체를 열고 논의를 시작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월 의협이 간호법 국회 본회의 상정에 반발해 5주간 중단됐던 논의는 지난달 16일 비로소 재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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