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고기 안 굽고 받아먹는 MZ사원들, 제가 꼰대인가요?", "네!!!"

by 석아산 2022. 12. 21.
반응형

 

누군가 저에게 저렇게 묻는다면, 저는 그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네, 꼰대 맞습니다!" ㅋㅋㅋㅋㅋ

 

자, 일단 꼰대가 무엇인지 그래도 대충 그 외연을 정해야겠죠? 명확하게 정의하긴 어렵습니다만...

 

일단, 꼰대, 라는 말에는 이전에는 반드시 '연공 서열'의 개념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꼰대는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적은 사람에게 괜시리 참견하듯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뜻했는데요,

요새는 '젊은 꼰대'라는 말이 있듯이, 나이의 개념은 점차 희박해져 가고, 저 뒤의 '괜한 오지랖으로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고 하는 사람'의 뜻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꼰대"라는 말이 나이나 사회적 지위 등 유교적 관념과 관련되어 많이 언급되었다면,

요즘에는 "의식"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감 부족"이라는 내면적 관념과 주로 연결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인주의적 관념이 희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런 회식 자리에서 자기보다 젊거나 직위가 낮은 사람이 고기를 굽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야, 꼭 내가 구워야 하냐? 눈치 없이!" 이렇게 말한다면 당연히 상급 꼰대가 되는 겁니다 ㅋㅋㅋ

 

그러니 제일 좋은 방법은 빨리 젊은 세대의 개인주의를 캐치하는 것입니다. 이건 필연적인 사회 변화입니다.

 

앞으로 회식 자리는 될 수 있는 대로 줄이고, 회식을 하더라도 각자 n분의 1을 하고, 될 수 있으면 개인 접시를 이용하는 회식 자리가 바람직합니다. 술도 자기 앞에 1병을 놓고 스스로 따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그 사람대로, 또 기성세대도 기성세대 나름으로 행복해질 것입니다. 회식비도 나중에 모아두었다가 따로 n분의 1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자, 이게 우리나라 풍습에 맞지 않는다고요?

 

그런 생각을 하신다면, 그것에 바로 "꼰대 정신"의 일부가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꼰대 정신"의 가장 큰 특징은 '본질주의'입니다. 어떤 대상 X가 있으면, 그 X라는 대상은 X 다워야 한다는 의식입니다.

 

이것은 옛날 왕조시대 때는 아주 잘 통하고, 심지어 유용하기까지 한 의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교에서는 그 유명한, 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는 금언이 있었죠.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운운...'

당연히 그 당시에 백성은 백성다워야 했습니다. 백성 답게 임금에게 복종해야 했죠. 그렇지 않으면 반역자로 낙인찍혀 비참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유명한 홍길동을 쓴 허균을 한번 보십시오.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혀서 결국 네 마리 소가 끄는 밧줄에 묶여 찢어 죽임 당합니다.

 

이렇게 옛날에는 본질주의가 잘 통할 수 있는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요?

 

지금 시대는 역동적 변화의 시대입니다. 저러한 본질주의를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은 결국 낙오될 수밖에 없는 세상입니다.

 

예를 들어 '꼰대'들은 '회식'하면 당연히 '회식은 회식다워야 한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식에서는 젊은 직위의 사람들이 윗사람 비위를 맞추어 주고, 고기도 굽는 등 눈치를 살피는 것이 '회식다운 것'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회식다운 것"이라니요... 

 

그런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의식은 아닐까요? 회식다운 것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서로 화합하는 것이지요. 밥을 먹는 것이 목적입니까?

 

그러면 결국 그 목적에 합당한 방식이 되어야 하고, 그런 만큼 그 수단은 유연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회식에 있어서도 서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의 수단이 필요합니다. 만약 제가 어떤 기업의 오너라면, 회식비로 배당된 돈을 나눠주고, 그걸로 집에서 혼술을 하든, 아니면 각자 자기 친구들 만나서 술을 먹든 마음대로 하라고 할 것 같습니다.

 

자, 이상, 옛날 제가 교수였을 때, 교수 회의 끝나고 술을 마실 때 선배 교수에게 술 따르는 걸 거부하거나 하는 등 싸가지 없기로 소문났던 한 인간이 풀어본 회식 썰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자, 그건 그렇고, 기사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누구 하나 '제가 구울게요' 이런 말 안 하더라. (...)

이게 MZ인가 싶었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와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는데요.

또한 "다들 회식하는 것 싫고 자기 시간 빼앗기는 건 마찬가지인데, '언제 집에 가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사원도 있었다"

그리고 또 후렴은

"이게 MZ인가 싶었음" ㅋㅋㅋㅋㅋ

 

이를 본 사람들은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요, 어떤 사람은 이건 MZ도 뭣도 아니고 그냥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 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회식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글쎄, 제가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회가 변화하면서 바뀌어야 할 것도 있고, 바뀌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배려는 바뀌지 말아야 할 텐데요. 회식을 가서 고기를 굽지 않는 것이 배려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데 회식을 하는 것이 배려가 없는 것인지,

 

이런 경중을 따져서 잘 판단하는 것이 좋겠죠. 

제가 봤을 때 옛날 분들은 같이 밥먹는 것을 아주 좋아라 하십니다.

이렇게 밥을 먹는 것, 개인주의자인 제가 볼 때는 이렇게 밥을 먹는 행위라는 아주 원초적 행위를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사실 엄청 꺼려지는데요... 

 

옛날 분들은 이렇게 원초적인 장면을 함께 공유하는 것들을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꼭 목욕탕도 같이 가려고 그러죠... ㅋㅋㅋ

 

그러니 젊은 세대도 그런 윗세대의 습성을 잘 이해하시고, 그 '다름'을 서로에게 이해할 수 있게끔 이런 면에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젊은 세대들도 나름 합리적이고 개인주의적입니다만... 자기가 싫어하는 것은 무조건 피하려는 '귀차니즘'이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이 이해받고 싶으려거든,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남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매우 필요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