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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이야기

나방이 '나 독있고 맛없다'고 음파를 쏘자 박쥐가 도망감.

by 석아산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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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놀라운 생명체 진화의 스토리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박쥐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진화한 나방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여름밤 숲 속에 가면, 풀벌레 소리와 소쩍새 같은 소리만 들립니다. 그러나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먹이를 찾는 박쥐의 초음파와 나방의 경계 초음파가 이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합니다.

 

 

나방은 박쥐에게는 참으로 좋은 먹잇감입니다. 그래서 나방은 오랫동안 포식자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위장술을 진화시켰습니다. 나방의 날개에 커다란 가짜 눈 무늬가 있거나, 독성이 있어서 맛이 고약하다는 경계색을 내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 교란책은 6500만년 전 등장한 박쥐에 의해서 완전히 무력화됩니다. 박쥐는 시각이 아니라 초음파를 통해 사냥을 하기 때문이죠.

 

박쥐는 돌고래처럼 초음파를 쏘고, 그 반사파를 통해서 먹이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나방은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포식자인 박쥐에 대항해 다양한 대응책을 진화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긴꼬리산누에나방은 하늘거리는 긴 꼬리를 가졌는데, 이는 박쥐의 초음파를 교란해 치명적인 첫 공격으로부터 몸의 코어 부분을 지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수백만 년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나방 가운데 박쥐의 초음파를 듣는 종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박쥐의 초음파를 듣는 즉시 나선을 그리며 곡예비행을 하거나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쳐서 공격을 피합니다. 마치 전투기들이 서로 도그파이팅을 하는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앞선 무리는,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최첨단 신무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독이 있어서 못 먹는다는 경계 전파를 내보내거나, 자신의 위치를 감추는 스텔스 전파를 발사하기도 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마치 군비 경쟁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쪽이 포식 능력을 발달시키면, 한쪽은 방어 전략을 진화시킵니다!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런 효과적인 전략은 박각시과, 그리고 자나방과의 한 종 등 극히 일부 나방에게만 관찰된다는 것이 기존의 연구였습니다. 
그러나 제시 바버 미국 보이시 주립대 교수 등 국제 연구진이 전 세계에서 박쥐의 초음파를 나방에게 들려주어 반응을 살핀 장기 연구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나방이 경계 초음파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 주 저자의 한 명인 아키토 가와하라 미국 플로리다대 자연사박물관 학예사는 “박각시와 불나방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수많은 나방이 초음파를 내는데 우리는 그에 관해 거의 모른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습니다.

여기에서 주황으로 표시된 종이 방해전파를 내뿜는 종입니다.

 

 

연구자들이 지난 10년에 걸쳐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에콰도르, 프랑스령 가이아나, 아프리카 모잠비크 등에서 252개 속에 해당하는 나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인 52속의 나방이 대항 초음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쥐의 먹잇감이 될 만 한 길이 1㎝ 이상의 나방은 세계에 10만 종이 있으니 약 2만 종의 대형 나방이 박쥐에 대항해 초음파를 낸다는 얘기입니다. 20퍼센트가 넘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놀랍게도 하나의 독창적인 경계음 주변에 이를 모방한 다양한 경계음이 분포하는 양상이 여럿 나타났습니다. 주 저자인 바버 교수는 “중심의 독창적 경계음은 진짜 독성이 있는 나방이 내고 주변의 모방음은 실제로는 독성을 띠지 않는 다른 종의 나방이 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따르면, 나방 중에 독성이 없는 나방이 독성이 있는 나방의 소리를 모방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뱀 중에서 독이 없는 뱀이 독이 있는 뱀의 무늬를 모방하여 무임승차하려는 경향이 있지요. 이것이 나방의 세계에서도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초음파 경계음을 내는 것에 대해, 가와하라는 “불나방은 진동막을 이용하는데 다른 나방은 날개나 배, 심지어 생식기를 변형해 쓰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으로 정말 놀라운 나방의 진화에 대해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석아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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