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라운 세상

뉴욕 MoMA에 인공지능이 그린 작품 걸리다!

by 석아산 2023. 6. 26.
반응형

25일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모마)을 찾은 관람객들이 레픽 아나돌의 '비감독(Unsupervised)'(2022)을 감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색채와 모양이 바뀌는 이 작품은 인공지능(AI)이 모마 소장품 데이터를 수집해 만들었다.
25일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모마)을 찾은 관람객들이 레픽 아나돌의 '비감독(Unsupervised)'(2022)을 감상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색채와 모양이 바뀌는 이 작품은 인공지능(AI)이 모마 소장품 데이터를 수집해 만들었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은 이제 신기하지도 않은 지경이 된 지 오래입니다.

정말 인공지능, AI의 발달은 놀라운데요.

 

인공지능이 그린 작품이 한 미술전에서 1등을 한 지 1년도 채 안 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인공지능 미술에 대해서 아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단 인공지능 미술은 우리에게 중대한 화두를 던지는데요. 그건 바로 '예술에 있어서 꼭 인간이 개입하여야 하는가?', '인간만의 창의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등의 질문이 그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 미술은 후대에 분명히 미술사의 한 챕터를 차지할 것입니다.

 

자, 그럼 모마에서 전시한 인공지능 그림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53번가에는 뉴욕현대미술관, 즉 MoMA가 있습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8미터 높이의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관람객을 맞이하는데요. 화면에는 화려한 색상의 파도가 휘몰아치는 영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非)감독(Unsupervised)'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그렸습니다.

세계 3대 현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모마에는 더 이상 '예술의 경계'가 없습니다.

 

회화나 조각 등 기존의 전통적인 범주를 뛰어넘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디지털 관람관을 방불케 합니다.

비디오 아트부터 게임, AI까지 디지털 시대에 인간과 상호작용해 온 기술은 전통 예술의 정의에 끝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AI, 게임이 채운 현대미술관

지금 모마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AI 작품인 '비감독'입니다.

튀르키예 출신의 작가인 레픽 아나돌이 설치한 이 작품은 AI에 모마가 200여년 간 수집한 근현대 작품 13만 8000여점을 학습시킨 뒤 시각화한 것입니다.

 

여기에 그날의 날씨, 그리고 태양광, 관람객의 움직임과 소리를 함께 반영해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반 고흐, 모네, 피카소 등 옛 거장들의 손놀림이 최첨단 기술과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지난 해 말 모마에 이 작품이 전시되자, 뉴욕의 예술계에서는 'AI의 작품을 현대 미술로 받아들인 중대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1층 전시관에는 '혼자가 아니다(Never alone)'라는 주제로 비디오 게임과 관련 산업 디자인을 담은 특별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픽 게임 '팩맨(1980)', '심시티(1993)' 등 인기 게임이 플레이되고 있습니다.

 

모마 측은,  "게임은 단순한 오락일 뿐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의도적인 마찰과 혼란을 주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하는 방식으로 인간과 상호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 바람의 흐름에 따라 꽃잎이 흩날리도록 설계된 '꽃(2009년, 제노바 챈)'은 목적 없이 자연의 변화를 즐기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정해진 미션을 수행해 '클리어'하는 대신, 감상과 몰입 그 자체를 주제로 하는 게임인 것입니다. 

 

예술의 경계는 어디까지

10여년 전 까지만 해도 게임은 지금의 AI와 비슷한 처지였습니다.

'게임을 예술로 인정해야 하나'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었죠.

 

2011년 미국은 게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했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비로소 게임이 법적으로 문화예술 카테고리로 분류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금 서울관에서 모마와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소집한 비디오 게임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전시 '게임 사회'를 개최하게 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모마의 꼭대기층인 6층에는 1960~1970년대 예술계의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킨 비디오 아트 작품들이 전시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그널, 비디오가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가(Signals: How Video Transformed the World)'란 주제로 마련된 전시에는 과거 독재와 전쟁, 차별의 역사 속에서 비디오아트의 역할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84년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생중계된 고 백남준 작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도 있는데요. 무려 1984년에 세계화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아주 대단한 작품이지요.

 

또  거대한 인공 돔에서 끊임없이 비디오 이미지를 재생하는 '무비드롬'(스탠 반더비크, 1965년)도 있습니다. 그리고 1972년 나카야 후지코가 일본의 수은 중독 시위를 촬영하여 기업 욕망의 폐혜를 고발한 '비디오 다이어리'라는 작품도 있고요.

 

미디어가 재생하는 이미지의 허구성을 고발한 작품인 1999년 송동의 '깨진 유리' 등 논란을 일으킨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모마는 기술을 적용해 영감을 주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예술로 인정했습니다.

과거 '사진이 예술인가'란 논쟁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사진 전시관을 설치한 곳이 바로 모마였습니다. 

지금 AI의 기술 발전이 가져온 질문들도, 모마의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