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흑두루미 순천만에…밭 사서 볍씨 뿌리며 '보호작전'

매년 이렇게 아름다운 생물들이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사실이 설렐 정도입니다.

바로 영물 중의 영물, 바로 철새인 흑두루미인데요.

매년 우리나라 남쪽 순천만에서 겨울을 난다고 하네요.

이 흑두루미가 겨울을 잘 날 수 있도록, 볍씨를 뿌리는 등 우리 인간도 보호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소식 볼까요^^

가는 다리와 몸통, 희고 긴 목, 고고한 자태가 특징인 새. 바로 흑두루미입니다.

이들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종이기도 합니다. 11일 뉴스1 취재진에 의해 포착된 흑두루미는 약 4000여마리, 12일 새벽에는 순천시 추산 5117마리가 발견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흑두루미들은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타이가 습지대와 우수리강, 아무르강, 중국 동북부에 번식하다가 겨울철을 맞아 월동을 왔다고 합니다.

흑두루미는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새가 아닙니다.

전세계에 1만 6000~ 1만 8000마리만 남아 있는 극히 희귀한 동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 목록의 취약종으로 분류해 관리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문화재청)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환경부)으로 각각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날 취재에는 한국 취재진 뿐만 아니라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 일본 NHK 방송, 중국 국영통신 중국신문, 프랑스 통신사인 SIPA 등이 참여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처럼 희귀한 흑두루미가 지난해 말 순천만에 갑자기 1만마리 가량 몰렸습니다. 전세계에 생존해 있는 개체 중 약 60%가 순천만을 찾은 것이죠.

동아시아 주요 월동지인 일본 이즈미시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자 급거 순천만으로 '피신'했다는 게 순천시 추정입니다.

헐... 그렇다면 이런 새들도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어렴풋이 아는 걸까요... 신기하네요!

어쨌든 일본 이즈미시에서는 AI로 흑두루미 1300마리 가량이 폐사했다고 합니다. 가족과 동지를 잃은 흑두루미는 남해안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건너 순천만으로 '이주'했습니다.

이후 흑두루미 3000여마리가 다시 이즈미시로 돌아갔고, 현재는 4천~5천여마리가 순천만과 여자만, 갈사만, 고흥호 등에 흩어져서 월동 중입니다.

통상 3500마리 가량이 우리 남해안을 찾던 것에 비해 50% 가량 늘어난 셈입니다.

갑작스러운 희귀종의 '방한'이 증가한 것에 순천시는 1주일에 8톤씩 먹이를 뿌리며 흑두루미를 '영접'했습니다.

흑두루미가 몰리자 경내 뿌리려던 볍씨는 1월이 되기 전에 금방 동이 났습니다.

순천시는 향후 우리나라를 찾는 흑두루미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흑두루미가 한 곳에 여러 마리 몰리며 AI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인근의 밭과 비닐하우스를 매입해 7600제곱미터 가량 월동지를 늘렸습니다.

볍씨 살포기를 구비하고, 먹이터를 분산하는 등 밀도 낮추기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이 이 지역에 출입할 때는 입구와 탐방로, 출구에서 3중 소독하도록 하는 등 방역을 강화했습니다.

입구에 있는 철새지킴이 초소에서는 5명의 직원이 교대근무하며 철새 상황과 비인가 출입을 상시 관리 중입니다.

순천시는 앞으로 토지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 62헥타르 가량인 월동지를 171헥타르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해당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에겐 벼 미수확금을 보상하고 경작한 벼는 수확하지 않고 존치해 흑두루미 등 철새 먹이로 쓸 계획입니다.

지자체가 이같이 흑두루미 관리에 노력한 결과 올 겨울 우리나라에서 폐사한 흑두루미는 5일 기준 192마리로, 일본의 1367마리에 비하면 14%에 불과합니다.

아울러 월동 개체 숫자는 국내 첫 월동 발견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공들여 대접하니 흑두루미도 고마워해서 이렇게 찾아오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분명 흑두루미는 우리나라에 복을 가져오겠죠? 넘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