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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소리 전문가 성원용 교수, 대통령 비속어 논란 핵심은 '데이터 변조'

by 석아산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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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뉴욕 회담에서 대통령이 비속어를 썼다고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음성학의 전문가도 아니고, 언론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죠. 이런 상황에서 저와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을 지닌 사람의 의견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매체를 뒤적여 봤습니다.

 

그렇게 찾다보니 디지털타임스라는 매체에서 한 전문가가 자신의 입장을 내놓았더라고요. 그래서 그의 주장도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저랑은 주장이 완전히 다르지만, 그래도 눈여겨 볼 만한 점이 많습니다.

 

'소리 전문가' 성원용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하여, "윤석열 대통령 막말 파문 문제의 핵심은 데이터 변조"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성원용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엉터리 자막은 음성 편집 변조와 비슷한 역할, 언론의 입장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데이터 변조는 사소한 것이라도 용인되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미리 자막을 넣음으로써 많은 사람이 이렇게 비속어로 듣게 되었다는 입장인데요.

글쎄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는 자막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비속어로 들었을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성원용 명예교수는 저 비속어가 MBC가 자막을 단 대로는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음... 저는 이 분의 정치적 스탠스가 궁금해지는군요. 만약 그의 이런 발언들도 어떤 정치적 입장에 의해서 "오염"되어 있는 것이라면, 그 역시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원용 교수는 자신은 오랫동안 음성인식을 연구하였는데, 음성인식은 단지 귀에 들리는 소리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면서, 사람들의 발음은 원래부터 매우 엉망이고, 음성인식 과정에서는 음향정보 말고도 사전 정보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잡음이 많은 음성의 경우에는 사전 정보에 더욱 의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원용 교수는 "사전 정보는 사람들을 편견으로 유도하며, 특정 인물에 대한 적개심을 유발할 수 있다"며, "문명 사회는 이러한 사전정보가 유도하는 편견과 적개심의 고취를 막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교육과 언론기관이 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성원용 교수의 주장은 자막을 '자의적'으로 달았다는 것입니다. 또 그는 이 발언을 가장 정확한 네이버 클로버 음성인식기에 들려줬을 때 "신인 안 해주면 만들면 쪽 팔려서"로 들린다, 고 말했습니다.

글쎄요. 인공지능 음성인식을 보면, 아직도 그 수준이 멀었습니다. 오히려 잡음 속에서 문맥에 따라 청취하는 능력은 인간이 훨씬 뛰어나지요. 

 

그리고 문맥이나 사전 정보, 화용론적 상황 역시 발언의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합니다.

성원용 교수의 말처럼, 사전 정보가 사람들을 편견으로 유도하는 데에 모종의 역할을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발언의 진실을 밝히는 데도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인간 세상은 음성학적, 과학적으로 깔끔하게 나누어 떨어지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환원주의 방식을 통하여 세상을 단순하게 모델링하여 연구를 진행하죠.

 

하지만 저 발언의 상황을 봅시다.

일단 음향학적 층위에서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탐구를 할 수 있습니다. 소리의 파장, 포만트, 피치 등을 분석하여, 해당 발언이 어떠한 단어에 '근접'하였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겠죠.

 

그 다음으로는 언어학적인 레벨에서 연구도 가능하겠죠. 음운론 측면에서 연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의미론'의 문제도 걸쳐 있습니다. 또한 '화용론적 연구'도 동반해야 합니다. 바로 발화 상황을 살피는 것이죠.

 

자, 말이 나온 김에 발화 상황을 살펴볼까요.

윤대통령은 바이든이 연설하고 자신도 연설한 뒤, 연단을 내려오며 문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자, 그의 발언 상황을 봅시다. 그가 이 상황에서 발언을 한다면, 이 연설과 관련된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겠습니까?

일단 바이든이 전 세계에 기금을 요청하는 발화 상황이었고, 그것을 미국의 의회가 수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회에서의 승인 그 이전에 말이죠. 따라서 확률적으로 볼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을 말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입니다.

 

또한 심리학적 차원, 사회적 차원에서도 이 발언은 연구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연구 레벨이 결합되어야 이 발언의 진실이 더욱 철저히 논구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언론과 기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레벨을 종합시키는 데 능한 사람들이고요. 그들은 늘 이런 교육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음성학자보다 언론인이 훨씬 노련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음성학만 연구한 학자인 성원용 교수가 말하는 대로, 발언은 그렇게 깔끔하게 떨어지는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노련한 기자들의 귀가 그 대상을 더욱 잘 포착할 수 있는 것이며, 기자는 그것을 자신이 들은 대로 적시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언론은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죠. 만약 성원용 교수의 요구대로 한다면, 이 세상에 뉴스는 단 한 건도 생산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복잡계입니다. 그 속에서 언론은 빠른 시간에 정확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그러니 기자들은 자신이 들은 것을 점검하고 또 점검하여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지요. 

그렇게 내보내는 기사에는 모두 '사전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이 세상 기사 중에서 '사전 정보'가 안 들어간 기사가 있을 수 있나요? 성원용 교수님께서 한번 가져와 보셨으면 좋겠네요.

 

다만, 우리가 교육을 받는 이유는, 그러한 사전 정보를 잘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비판적 독해 능력을 키우라는 말은, 바로 이 사전 정보를 거를 수 있는 여과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교육받은 시민은, 어느 것이 진실인지 가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성원용 교수는 이것을 듣는 사람들이 '사전 정보를 가려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주장으로 들리네요.

 

물론 선동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그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식 있는 시민들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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