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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

by 석아산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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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른바 '암호 화폐'에 관심이 많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소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암호 화폐가 지닌 자산으로서의 가치에 관심이 있어서 투자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창제자라 할 수 있는 사토시가 지닌 꿈은, 오래된 해커들이 지니고 있는 철학과 공유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정보의 독점을 지양하고,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분산 원장, 블록 체인 기술을 통해서 화폐의 혁명을 꾀합니다.

그 누구도 추적할 수 없고, 중앙화된 시스템이 없어서 그 누구도 화폐에 대한 독점권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이런 암호 화폐의 이상에 상당히 열광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상이 지금 잘 실현되고 있는가 하면, 별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결국에는 이 암호 화폐가 탈중심화의 이상을 실현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는 낙관주의자이긴 합니다만, 그 길까지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수많은 문턱들과 물웅덩이들, 크레바스 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암호 화폐의 가격을 화폐와 연동시키기 위한 '스테이블 코인'인데요. 이것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잘 설명한 기사가 있어서 제가 알기 쉽게 정리하여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시사in의 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먼저 링크를 걸어놓을 테니, 전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이것을 참조해 주십시오.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1317?cds=news_media_pc 

 

무너진 모래성, 스테이블 코인은 존재해야 하는가

주식시장에 유혈이 낭자하다. 코인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초 2조2500억 달러였던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7월8일 현재 9700억 달러까지

n.news.naver.com

 

항상 탈중앙화를 내세우고, 자기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암호화폐들... 그러나 거시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이 암호 화폐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고 증시와 더불어 함께 휘청거렸습니다. 

코인값이 정신없이 떨어지자, 디파이(DeFi·탈중앙화된 금융) 업체들 또한 줄줄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중개·대출 업체인 보이저디지털(Voyager Digital)이 고객들의 급증한 자금 인출 요구(런)에 직면해 결국 이달 초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런’이 일어난 이유는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스캐피털(3AC)이 보이저디지털로부터 빌린 6억5000만 달러를 갚지 못해서입니다. 그들은 이 빌린 돈 대부분을 가상자산에 투자해 날렸습니다.

7월5일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볼드(Vauld) 역시 예금 인출을 중단하고 법원에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객들의 인출 규모가 6월 중순 이후에만 2억 달러에 이르러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서는 역시 가상자산 대부업체인 셀시우스(Celsius)와 바벨파이낸스(Babel Finance)가 자금 인출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5월 다보스포럼에서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은 스테이블 코인은 그저 곧 무너져 내릴 피라미드일 뿐이라며 그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암호화폐 시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주식 시장 등과 연동되어 있어 언제든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한 시점에서 일어난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시스템 위험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2008년 그러한 시스템 위험을 겪은 바가 있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 위험을 예측하고 통제하기 위해 수많은 장치가 도입되었습니다. 거대 투자은행의 경우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도록 강제한 것 등이 그것입니다. 일종의 중앙 통제장치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탈중앙화'를 기치로 삼은 디파이라면 어떨까요? 이를 중앙에서 규제하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일까요? 이런 식의 규제는 아예 디파이의 근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스테이블 코인은 탈중앙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사실 그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우선 개발자는 프로그램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벌써 이것부터 개발자에 어떤 특권이 주어지는 것이죠. 이에 더해 개발자는 블록체인 개발 당시부터 자신에게 더 많은 거버넌스 토큰(의사결정에 참여할 권한이 부여된 암호화폐)이 주어지도록 설계함으로써 자신이 그 암호화폐의 운영에 있어 더욱 유리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벌써 탈중앙화라는 목적에 위배되는 일이 발생해 버리는 것이죠.

실제로 테라, 루나 사태가 터졌을 때,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권도형 대표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는 벌써 권도형 대표가 이 코인에 있어서 지배적 지위를 지녔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하고,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루나를 매입해주지 않으면 테라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마치 다단계와 같은 성격인 것이죠.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이 ‘폰지 사기에 가깝다'는 비난이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또 다른 중요한 문제점은 투기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담보가 부족할 경우에 그렇습니다. 비트코인 리저브가 부족하다거나, 루나가 테라에 비해 부족했을 때 투기 세력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스테이블 코인은 네트워크 효과와 투기 공격에 대한 취약성은, 기존 비디지털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디파이는 전통적인 파이낸스와 마찬가지로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플랫폼입니다. 그렇게 대출을 해주는데, 보통 은행처럼 담보가치의 몇 배까지 큰 레버리지를 동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가 ‘경기 순응성(procyclicality)’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담보가치가 하락해 계좌 총액이 최소 충족 요건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자신이 가진 자산을 헐값에라도 팔아(반대매매) 부족한 금액을 메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특히 경기 하락 시에 많이 벌어집니다. 아무래도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담보가치가 떨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대매매는 가격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나쁜 경기에 순응해 코인 가격도 떨어지는 셈입니다.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는 전통적인 은행에서도 부지기수로 있어왔던 일입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고객들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려 하고,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인출하면 은행은 더이상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도산하고 맙니다. 바로 '뱅크런'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게 똑같이 스테이블 코인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이죠.

 

이렇듯 스테이블 코인은 아직 암호화폐가 주창한 이상, 탈중앙화에 한참 못미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앞으로 나오겠지만, 당분간은 요원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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