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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이야기

우영우 팽나무... 유명해지면 죽는다

by 석아산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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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독특한 습성이 있습니다. 

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습성인데요. 바로 유명한 곳을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습성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이 그런 것이 사실이죠.

 

예전에 이효리-이상순의 집, 그게 도대체 뭐가 볼 게 있다고 굳이 가봐야 하는지... 참 의아하더라고요.

이 소위 '우영우 팽나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드라마에서 이런 팽나무가 나왔고 그것에 관심이 생겼다면, 저는 제 집 근처의 보호수를 찾아보고, 그곳부터 답사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왔다고 굳이 '바로 그 팽나무'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뭐 그러나 팽나무를 찾는 것은 죄도 아니고, 개인의 자유이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버리거나, 소음이나 진동 등은 발생시키지 말아야지요. 

 

식물도 하나의 생명체이고, 사실 아주 예민하여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지금 이러한 '우영우 팽나무 열풍'에 대한 부작용을 보도한 기사가 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우영우 팽나무에는 주말에 약 1만 명이 찾고, 평일에도 2-3천 명이 찾는다고 합니다. 생수와 음료를 판매하는 간이 상점도 생겼지요. 마을 담벼락 곳곳에 돌고래 벽화가 그려졌습니다. 관광객들은 끊임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팽나무 굵은 줄기를 감싼 금줄에는 관광객들이 소원을 빌며 꽂은 1천원 지폐 수십장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전문가에 의하면, 7월 27일 낙엽이 지기 시작해 보름 만에 잎이 10%가량 떨어졌습니다. 아래를 보니 노랗게 된 팽나무 잎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잎이 한창이어야 하는 시기에, 낙엽이 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이것을 알락진딧물 때문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 전문가는 창원시가 나무 관람을 위해 주변 풀을 모두 베어버린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현재는 흙바닥이 되어 버린 언덕은, 1년 전만 해도 초원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풀은, 땅속 수분을 잡아주는 구실을 합니다.

그런데 이 풀을 완전히 제거한 데다가, 하루에 수천 명씩 사람들이 잔뿌리가 있는 땅을 밟자 땅이 굳어져 나무가 수분과 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나무는 살기 위해, 멀리 있는 잎부터 떨어냅니다.

 

이 팽나무의 상태를 사진으로 살펴본 이경준 서울대 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유명해지면 그 나무는 죽는다"고 걱정했습니다. "저 팽나무의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에는 펜스를 쳐서 사람들이 못 들어가게 하는 일부터 긴급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쪽에 설치된 시멘트 석축도 걷어내고 그 위에는 나뭇잎을 10센티미터 가량 덮어줘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즉 사람들이 이 팽나무를 밟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만약 이 나무가 유명해져서 죽는다면, 그건 또 하나의 커다란 손실이겠지요. 창원시가 나서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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