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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이란 반정부 시위, 80개 도시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

by 석아산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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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아주 작은 불꽃에서 시작되기 마련이지요. 

 

지금 이란에서 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아주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어떤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투옥되었는데, 옥중에서 숨진 사건입니다.

이 여성은 쿠르드 족으로 마흐사 아미니라고 하며, 22세의 젊은 나이에 숨졌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지 8일째, 지금 이란에서는 전국 80개 도시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란은 공화국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교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입니다.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

한마디로 아직도 종교적 강령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슬람 근본주의가 아직도 판을 치고 있는 국가라고 합니다.

 

지금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이란 반정부 시위가 수도 테헤란과 제 2도시 마슈하드 등 80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거의 전국이 시위의 물결에 휩싸인 것이죠. 그런데 정부의 무력 진압에 따른 사망자수가 최소 50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란 당국은 전날 기준 35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경찰이 5명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이것은 정부의 발표이니, 사망자수는 더욱 많을 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대중의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중, 이런 것들은 아무리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라고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죠. 이걸 총칼로 억압하려고 하면, 더욱 거센 저항에 부딪힐 뿐입니다. 

 

그런데도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에 대하여 강경일변도의 대응을 할 것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태로워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한심하네요. 그럼 시위대는 국민이 아니라는 뜻 아닙니까. 어쨌든 종교를 빌리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곳이니, 뭐 제대로 된 지도자가 있겠습니까.

 

이란 정보부도 모든 휴대전화 이용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반정부 세력이 조직한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나 샤리아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협박 문자를 보내는 나라라... 참...

 

여기서 샤리아법이란, 옛 아랍어의 '지켜야 할 것'이라는 뜻의 단어로, 이슬람 율법학자들은 하느님이 내리신 완전한 법이며 모든 무슬림은 이 율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벌써부터 웃기죠. 무슨 인간의 법을 하느님이 내려줍니까. 인간의 법은 인간이 조직해 내는 것이지요. 

 

어쨌든 시위 현장의 목격자들의 증언과 소셜미디어의 동영상 등을 보면, 경찰은 테헤란 아파트 단지 창문을 향해 발포하고, 북부 라슈트의 한 아파트에 최루탄을 투척했습니다. 쿠르드족 4만명이 거주하는 서아제르바이잔주 오슈나비에선 무수한 시민들이 쿠르드족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로 나와 "자유"를 연호하고, 또 현지 경찰과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희생자가 쿠르드족 출신이기 때문에, 민족 문제와 얽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인 듯합니다.

 

 

또한 이 시위와 관련하여, 유명 활동가와 언론가 수십명도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니 사건을 국내 최초로 보도한 개혁성향 일간지 샤르그의 기자를 포함해 언론인 최소 11명이 구금되었습니다. 어용 매체들은 시위 관련 고도를 고의로 지연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온라인상의 시위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하네요.

정말 전면적으로 탄압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테헤란에 방문했다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지하철역 밖에서 경찰에 체포되었고, 구금된 지 사흘만인 16일 혼수상태에 빠진 채 숨졌습니다. 인권단체는 아미니가 체포된 뒤 경찰의 구타로 머리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분노한 이란 국민은 지난 17일부터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집권한 강경파 라이시 대통령의 여성 탄압으로 그간 쌓인 이란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이시 정권의 부정부패, 경제 정책 실패, 코로나 대응 미흡, 정치적 탄압 등도 시위가 확산되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시대에 역행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들을 아주 개고생시키고 있네요.

 

아니, 도대체 종교라는 것이, 인간의 공영을 위해 있는 건지, 아니면 권력자들의 탄압 수단으로서 존재하는 것인지... 이런 나라들을 보면 매우 헷갈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적 자유를 이야기하며, 저런 탄압도 저들의 문화이니 인정해야 한다, 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절대 동의하고 싶지 않네요. 

이란이 이 정부를 뒤엎고, 이슬람 근본주의를 버리고, 그냥 터키같은 세속주의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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