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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젤다의 전설 - 티어스 오브 킹덤' 리뷰

by 석아산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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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 - 은 전편의 세계관을 훌륭히 계승하면서도, 다채로운 기믹을 통해 게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닌텐도 스위치'라는 한정된 스펙을 가지고 있는 기기를 최대한 활용해 만든, 실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가끔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 눈을 찌푸리게 하기는 하나, 게임성이 모든 것을 커버합니다.

 

전작에서도 아주 놀라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게 될까?'라는 호기심이 바로 '이게 되네!'라는 감탄으로 이어진다는 것인데요.

 

이번작은 이런 경험이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소박한 물리학적 경험의 만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게임은 바로 '저기엔 뭐가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발동시키고, 꼭 그곳을 방문하고 싶게 만듭니다.

그것은 지형 그 자체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일 수도 있고, 뭔가 보상이 숨어 있어서 그렇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렇게 '저기엔 뭐가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여기에 이런 게 있었네!'로 이어지는 감탄.... 이것은 젤다의 전설을 아름답고 흥미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축입니다.

 

이 방대한 게임의 모든 면을 설명하려면,,, 아마 논문 한 편 정도의 분량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니, 책이 필요할지도 모르죠. 그러나 저는 게임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 식견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글도 '리뷰'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그저 저의 '주관적 감상'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저 위의 두 가지 감탄, '이게 되네!'라는 측면과 '여기에 이런 게 있었네'라는 측면을 두 축으로 젤다의 전설, 의 매력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아, 스위치가 있으신 분들, 아직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을 구입하시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고요?

하루 빨리 하는 것, 조금 젊을 때 최고의 게임 경험을 하고 싶다면 당장 구입하시고요.

 

스위치 없으신 분들... 이 게임을 하려면 기기 구입까지 42만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스위치는 워낙 명작이 많기에 다른 작품들도 함께 따라온다는 사실... 구매 결정은 여러분 몫입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1. '이게 되네'

젤다의 전설을 하면서 수시로 내뱉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이게 되네!'라는 말인데요.

'이게 되네!'라는 감탄사가 나오려면, '이것 저것 시도해 보며 실패하는' 시행착오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젤다의 전설이라는 게임은 항상 초반에 불친절한 게임이라는 지탄을 받습니다.

우리는 드넓은 대지에, 그냥 내던져진 존재입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무기도 없고, 그냥 빤스 바람으로 자연에 내던져지는 것이죠.

 

자, 이런 경험은, 인간의 원초적 DNA에 뿌리박혀 있습니다.

인간은 수렵채집 시기를 50~100만년 정도 경험해 왔습니다. 인간은 바로 그 수렵채집 시기에 호모사피엔스로서의 모든 능력, 인지, 행동, 심리 등을 완성해 온 것이죠.

 

젤다의 전설에서, 우리가 처음 경험하는, '드넓은 세계에 내던져져 있다'는 느낌은, 바로 그러한 우리 속에 내재해 있는 '수렵채집가'의 본능을 일깨우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뭐라도 해야 합니다'. 주변을 탐색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 적과 아군을 빨리 식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원초적인 행동에 능숙해져야 합니다.

 

바로 산을 오르고, 걷고, 달리고,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능력 말입니다.

 

그런데 자연을 보면, 이런 원초적인 행동들에 대한 제약이 따로 있지는 않죠. 예를 들어서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상자를 쌓는다거나, 또는 사다리를 만든다거나, 아니면 동료의 어깨를 밟고 올라간다든가 하는... 여러 행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에게 본능, 즉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이 이미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태어나고, 어느정도 성장하면서부터, 놀이 등을 통해 바로 이러한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을 스스로 터득해 나갑니다. 그리고 금방 "아,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면서 더욱 효율적, 능률적인 행동들을 발견해 나가죠.

 

젤다의 전설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이라는 본능을 훌륭하게 자극합니다.

이 게임에서도,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은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물을 가져와서 쌓아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곁에 아무것도 없는데 나무만 있다. 그럼 나무를 팹니다. 그리고 나무 통나무를 비탈에 기대어 놓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상승기류가 있는 지역에서는, 글라이더를 펼치고 그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등등...

 

이렇게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행동'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고, 그것이 거의 모두 구현 가능하다는 것. 

이런 게임의 특성은 정말이지 우리 인간에게 내재해 있는 본능을 세련되게 자극합니다.

따라서 게임 내에서 이것저것을 시도해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부분 가능하며... 그런 행동의 조합을 통해서 또다른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죠. 

이를 게임에서 구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닌텐도는 이를 해냈죠. 그래서 유튜브를 보면, 이 게임에 대한 평 중에 이런 것들이 넘쳐 납니다.

 

"젤다를 구하지 않아도 좋아. 그냥 돌아다니고 싶어!"

 

...자, 그러나 게임이라는 것이 현실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라면, 굳이 게임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높은 곳이 오르는 게 그렇게 재밌다면, 그냥 현실에서 높은 곳에 오르면 되죠 ㅋㅋㅋ

 

하지만 이 게임은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증강적 물리적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서, 링크(젤다의 전설 주인공입니다. 젤다는 링크가 구하려는 공주이죠.)는 먼 곳에 가고 싶을 때,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쉬운 건 걸어가는 거죠.

이건 현실에서도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루하게 걸어가기만 할 수 있다면, 게임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링크는 여러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즉석에서 간단히 '비행기'를 뚝딱 만들 수 있습니다.

비행용 합판이 있고, 이것에 선풍기를 달 수 있습니다. 선풍기 등 재료를 다는 것도, 마치 공작풀로 붙이는 것처럼 매우 직관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글라이더를 만들고, 높은 곳에서 이 글라이더를 작동시킵니다. 그럼 활공을 해서, 저 먼 곳까지 닿을 수가 있죠. 

링크가 글라이더에 타고 활공하는 모습
링크가 글라이더에 타고 활공하는 모습

이렇게 이 게임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의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에 멈추지 않고, 그 경험을 확장하여 여러 가능성을 극한으로 확대시켜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게임에서 비로소, 모종의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2. '여기에 이런 게 있었네!'

여기에 이런 게 있었네, 라는 감탄 역시,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 경험입니다.

수렵채집인들은 늘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좋은 환경, 그리고 좋은 먹이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들은 각종 지형을 탐험하고, 해안가에서는 조개를 캤을 것이며, 산에서는 나물과 약초를 캐고, 어느 산에 어떤 날짐승이 많은지, 어떤 산에는 맹수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다녔을 것입니다.

 

그것은 이 지구 환경이 매우 다채롭기 때문에 가능할 텐데요.

'젤다의 전설' 역시 이렇게 다채로운 레벨 디자인이 아주 강점인 게임입니다. 

 

실제로 전작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을 총 지휘한 감독은 이 게임의 맵을 일본의 고대도시인 '교토'와 비슷한 크기로 만들었죠. 그는 자신이 교토 출신으로, 방학 때 아이들과 신나게 동굴 탐험을 하던 추억을 살려 이 게임을 디자인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게임의 맵은 아주 다양하고, 무엇보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냥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 탁 트인 고원, 꽃이 핀 들판, 풀이 휘날리는 대지를 말을 타고 달릴 때의 그 기쁨이란... 하나의 세계에 다양한 환경이 아주 밀도있게 응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든 가보고 싶게 됩니다. 그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곳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저기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요.

석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젤다의 전설
석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젤다의 전설

그러나 단순히 아름다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지형 곳곳에, 적절한 보상이 숨겨져 있는 것이죠.

 

젤다의 전설은 생존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게임입니다. 배가 고프면 안 되고, 다치면 치료할 약이 필요하죠.

 

이런 것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찾고 응용하면서 생존을 모색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보상이야말로 세계를 탐험할 구실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런 것 말고도,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 좋은 무기 등도 세계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새로운 지형을 탐험했는데, 그곳에 자신이 딱 필요한 물건이 있었을 때의 그 쾌감이란!

 

마치 우리 조상님들이 여러 곳을 떠돌다가 뭔가 쓸모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기쁨이 이런 게 아닐까요.

 

이 게임은 이런 본능을 충족시켜 줍니다.

 

... 자, 제 감상은 이쯤해야겠습니다. 젤다 하러 가야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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