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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책리뷰)

[책 리뷰]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by 석아산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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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이 책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이외의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을 만큼 똑똑한가?”

이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또 이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이외의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프란스 드 발은 레전드급에 속하는 학자입니다. 그는 인간과 가장 닮은 보노보 침팬지를 연구하여 영장류에 대한 많은 비밀을 밝혀내었습니다.

저자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많이 했는데, 원숭이에게도 공정에 대한 의식이 있는지를 실험한 다음의 영상이 유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eiU6TxysCg 

 

이 영상을 보면,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원숭이들이 아크릴 케이지에 격벽으로 나뉘어져 위치해 있습니다. 연구원이, 원숭이들에게 물건을 가져오는 과제를 줍니다. 그 보상으로, 왼쪽 원숭이에게 오이를 줍니다. 그러면 그 원숭이는 오이를 잘 받아먹죠. 그리고 오른쪽 원숭이에게도 오이를 줍니다. , 오른쪽 원숭이도 오이를 잘 받아먹습니다.

이번에는, 왼쪽 원숭이에게 과제를 시키고, 또다시 오이를 줍니다. 잘 받아먹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원숭이에게는, 달디 단 포도알을 줍니다. 왼쪽 원숭이는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보다시피, 왼쪽 원숭이는 분노에 가득 차, 케이지를 흔들고 난리가 납니다.

우리가 별 지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원숭이도, 고차원적인 공정에 대한 느낌은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동물의 지능을 엄청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파블로프의 개라는 실험을 아십니까.

그 종을 울리면 침을 흘리는 개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그 실험을 보면, 인간이 종을 울리면, 개가 침을 흘리는 존재로 나옵니다.

즉 동물은 자극반응을 하는 존재일 뿐, 스스로 생각하거나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닌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동물을 일종의 조건 반사의 기계적 존재로 봐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우리 강아지들을 사랑하지만, 그 강아지들이 내게 꼬리를 흔드는 것은

그냥 먹이를 얻고 싶어서 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집 반려견 몽금이 동금이

 

 

그런데 혹시, 동물에 대한 지나친 이성적 접근으로 인해서, 우리는 그 감정을 과소평가하고 만 것은 아닐까요?

 

개는 우리 인간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로 수십 만 년을 함께 해왔습니다. 그 정도면 인간과 개는 거의 공생 관계가 될 만큼 긴 시간입니다.

 

그러니 개들이 우리에게 꼬리를 흔드는 것을, ‘개가 우리를 사랑한다고 해석해서 안될 이유가 있을까요? 개들은 다만 먹이를 얻기 위해 꼬리를 흔드는 걸까요?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일까요?

 

작가는 동물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한 일화를 언급합니다. 어느날, 동물은 절대 감정이나 욕구,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믿는 어떤 대학원생이 실험을 하러 자신의 연구실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는 정장을 점잖게 빼입고 있었지요. 저자는 그 대학원생에게,

자네가 그 알량한 정장을 입은 것을 침팬지는 못마땅할 걸세.”라고 말하자, 그는 콧방귀를 뀌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장을 입은 채로 실험을 하러 들어갔죠.

 

 

 

그리고 어떻게 됐는 줄 아십니까? 침팬지들은 그 대학원생의 정장 소매를 잡아 뜯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그 빼입은 대학원생을 고깝게 본 것입니다. 이래도 침팬지들이, 감정이나 욕구, 나아가 더욱 고차원적인 사회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일까요?

 

이렇듯, 인간은 동물에 대해서, 자기는 그 대상을 알고 있다는 오만함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어떤 학회에서 한 심리학자(그들은 인간만 연구합니다. 그것도 제대로 연구하는지는 알 수 없지요.),

절대로 한 침팬지가 물에 빠졌을 때 그것을 구하러 가는 침팬지는 없습니다.”

라고 단언하는 장면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다양한 관찰을 통해서, 침팬지가 물에 빠진 동료를 구하러 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심리학자는, 한 번도 침팬지를 제대로 관찰해 본 적도 없이 나불댄 것이지요.

 

이런 동물에 대한 우리 인식의 뿌리 깊은 오만함과 고정관념을, 이 책은 철저히 부숴주고 있습니다. 때로는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은 인간이 동물을 연구함에 있어서 그들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작태를 비판하며, 이 동물의 감정이 얼마나 풍부한지를 잘 서술한 책입니다.

 

동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 강추하는 책입니다.

 

이상 석아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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