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리터리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밴드오브브라더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_DnRn9hyFU
참전한 미국 군인 웹스터는, 항복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독일 포로들에게 이렇게 일침을 가합니다.
“야! 이 멍청한 등신들아! 포드나 제네럴 모터스에 인사나 해라! 이 파시스트 돼지들아!”
자, 여기서 미국 병사는 왜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것으로 ‘포드’나 ‘제네럴 모터스’ 같은 기업을 들었을까요?
앨런 그린스펀이 쓴 ‘미국자본주의의 역사’를 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작가인 앨런 그린스펀은 하도 중요한 인물이기에, 소개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1987년 8월 11일 - 2006년 1월 31까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재임하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연준의 의장은, 세계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앨런 그린스펀은 20년간 세계 자본주의의 선봉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그가 낸 책이니, 이 책이 사실 ‘미국 자본주의의 정신’을 대표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자, 미국 자본주의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요? 여기 수영씨의 일상을 한번 들여다봅시다.
‘수영씨는 오늘 아침 아이폰의 알람을 듣고 깨어납니다. 그녀는 시리에게 늘 아침에 듣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녀는 씻고 맥북으로 이메일을 보고, 일정을 검토합니다. 테슬라를 타고 회사로 출근합니다. 회사 앞에 잠깐 차를 세우고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를 테이크아웃합니다. 퇴근한 뒤에는 코스트코에서 식품을 좀 사고, 귀가합니다. 귀가 후 구글로 정보를 검색하고, 유튜브 영상 시청을 조금 하고, 아마존에서 책을 하나 삽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소파에 편히 앉아서 넷플릭스 드라마를 봅니다.
시리, 잠이 잘 오는 자장가좀 틀어줘.’
자, 여러분 어떻습니까? 수영씨의 일상이 곧 여러분의 일상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겠지만, 그 중 몇 가지는 공유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곧 미국 기업의 역사이기도 하고, 그것은 미국에서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이 대한민국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또다른 이유이겠습니다.
이렇듯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미국의 경제사를 다룬 책이면서, 기업의 역사를 다룬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도 언급하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더욱 중점을 둡니다.
즉 앨런 그린스펀은 경제 현장에서 늘 기업과 증권 시장의 동향을 체크하는 사람으로서, 위로부터의 경제를 서술하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구체적인 기업이 어떠한 혁신을 시도하였는가를 살피는 ‘보텀-업’ 방식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러니 이 책은 보는 맛이 있습니다.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기업들이 미국의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 위기, 예컨대 대공황, 오일쇼크, 닷컴 버블 속에서 미국 경제는 어떠한 판단을 내렸고, 나아가 시장과 기업은 어떻게 반응했는가에 대한 훌륭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과 미국 경제가 이를 극복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창조적 파괴’로 규정합니다.
닷컴 버블 속에서 99퍼센트의 기업이 몰락하였지만, 구글이나 애플 등은 더욱 높이 비상하였습니다. 이렇게 살아남는 기업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창조적 파괴’를 시도하였기 때문이라고, 앨런은 설명합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고, 만약 미국 주식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이 투자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또한 미국 경제의 역사를 너무 전문적이지 않은 수준에서 파악하고 싶으신 분께도 훌륭한 도움이 될 책입니다.
이상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책읽기(책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즈니 동화, 추위를 싫어한 펭귄_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다 (53) | 2022.06.17 |
---|---|
[책 리뷰] 지상의 양식 - 석아산의 인생책 (49) | 2022.06.14 |
[책 리뷰]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56) | 2022.06.10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은 왜 폭발적 인기를 가지고 있나 (82) | 2022.06.09 |
[책리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세컨드핸드 타임' (70) | 2022.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