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가 클린스만 때문에 그렇게 홍역을 치렀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K리그가 시작되려고 하는데 현직 감독을 빼오려고 해서 논란이라고 하는데요.
소식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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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뻘짓 계속…K리그 현직 감독 빼오면 '역대급 후폭풍' 불가피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K리그 현직 감독들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간 소문으로만 돌던 이야기의 실체가 확인된 것입니다. 만약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현직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역대급 후폭풍'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계획입니다.
정해성 KFA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첫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쉬고 있는 감독은 물론 현직에서 일하는 감독도 모두 대상에 올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클럽(K리그 구단)에서 일하는 분이 된다면,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새 전력강화위가 꾸려지기 전부터 KFA 내부에서는 K리그 현직 감독의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이 나왔던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홍명보 울산 HD 감독과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해성 신임 위원장이 인정함으로써, 그간 KFA 내부에서 나오던 K리그 현직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설은 실제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되었습니다.
개막일 다가와
문제는 K리그 개막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중인 울산의 경우 이미 홍명보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더구나 김기동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임 감독들입니다. 아직 공식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사령탑은 물론 구단도, 선수들도 새 감독 체제에서 착실하게 동계훈련을 버티고 개막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KFA가 구단의 한 시즌 계획을 흔드는 상황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논의되었습니다. K리그 현직 감독들까지 후보군에 올린 것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해성 위원장의 설명입니다. 다음 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2연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K리그 현직 감독들도 후보군에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3월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뒤, 다음 A매치 기간인 6월까지 시간적 여유를 활용해 더욱 신중하게 차기 감독을 선임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이번에 선임될 감독의 목표가 오는 태국과의 2연전이 아닌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라는 점, 시간에 쫓겨 서두르는 감독 대신 제대로 된 감독의 선임을 바라는 팬들의 바람을 고려하면 그게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러나 KFA 내부적으로 ‘3월부터 정식 감독 체제’라는 기준을 잡으면서, 스스로 시간에 쫓기는 상황입니다. 비교적 검증과 협상에 시간이 덜 필요한 K리그 감독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대상이 누구든 K리그 현직 감독이 대표팀으로 향하게 된다면, 역대급 후폭풍이 KFA에 몰아칠 전망입니다. 개막을 앞두고 감독을 빼앗긴 팬들의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부 구단 팬들 사이에서는 감독을 빼앗기는 게 현실이 될 경우 단체행동까지 불사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그간 K리그를 향했던 KFA의 행태를 돌아보면, 감독을 '빼앗긴' 구단뿐만 아니라 K리그 전반에 걸쳐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감독도 후폭풍에 말려
거센 후폭풍과 마주해야 하는 건 감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 위원장이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KFA가 강제로 K리그 감독을 빼올 수는 없습니다. KFA 국가대표 운영규정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구단의 장은 KFA의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실질적인 강제성은 없습니다. 다만 감독이 직접 K리그 구단을 떠나 대표팀으로 가겠다고 결심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결국 중요한 건 감독의 의지입니다. 물론 감독으로서 매력적인 자리일 수 있지만, 개막을 앞둔 시점에 KFA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 대표팀을 택하면 구단과 팬이 느낄 배신감은 매우 클 것입니다. KFA도 결국 '감독의 선택이었다'며 감독 뒤에 숨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감독 커리어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KFA가 K리그 현직 감독을 차기 감독 후보군에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K리그에 대한 존중이 매우 부족하다. 감독이 갑작스럽게 떠나면 그 구단과 팬들의 충격과 피해가 클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그저 빨리 감독을 선임하려는 생각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 실제 선임으로 이어진다면 거센 비판과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제안을 받는 감독도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본다. 역량이 있는 감독이라면 정정당당하게 대표팀에 갈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 대표팀에 간다는 것은, 구단과 팬을 버리고 KFA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일밖에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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