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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MZ세대는 왜 중국을 싫어하는가

by 석아산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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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국기 게양대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국기 게양대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일단 저는 중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 사람은 누구보다 많이 만나봤다고 자부합니다. 예전에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적어도 수천 명의 중국 사람을 상대해 봤습니다.

 

저는 중국인에 대해서 그다지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제 주변의 사람들 중에 중국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한국어 교육 업무를 맡은 2005년 무렵부터 말이죠.

 

그런데 국민일보가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한 결과, MZ세대가 제일 싫어하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합니다.

북한보다도 훨씬 높죠. 중국은 51.7%가 싫다고 해 압도적이었고요, '일본'이라는 응답은 31.2%였습니다.

특히 반중감정은 MZ세대에서도 연령이 낮은 Z세대에서 더 강했습니다. 18~24세 응답자의 60.3%가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중국을 꼽았네요.

25~29세(46.7%), 30~34세(49.1%), 35~39세(48.8%)보다 응답률이 더 높았습니다. 특히 18~24세 남성은 62.9%가 중국이 가장 싫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반중 정서는 최근 벌어진 여러 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SBS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소품이 나오고 역사왜곡 문제 등이 겹쳐 조기 폐지되었죠.

또한 코로나19 감염증, 사드 보복 등이 청년 세대의 반감을 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국민일보가 책 ‘K를 생각하다’를 쓴 1994년생 임명묵 작가와 나눈 통화에서 임명묵 작가는 “MZ세대 내에서도 남성은 미세먼지, 서해 불법 조업 등 강대국이 약소국을 힘으로 누르는 형태의 문제에서 반중 감정을 느낀다. 반면 여성은 한복, 한옥, 김치 등 한국의 정체성 요소를 빼앗으려는 시도에 반중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자, 이런 상황인데요. 저는 이렇게 MZ세대가 중국을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다음처럼 진단하고 싶습니다.

 

1) 세계 인구 2위의 나라가, 그것도 가까이에 있다

에밀 뒤르껨이라는 사회학자가 말했듯이, 사회적 갈등은 사실 접촉의 빈도에 있습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뜸하게 만나면 뭐 싫어하고 말 것도 할 일이 없죠.

 

그런데 중국은 얼마 전까지 인구 세계 1위의 나라였습니다. 인구가 자그만치 15억입니다. 그리고 바로 우리나라 옆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접촉의 빈도가 높겠습니까.

 

어떻게든 중국인이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언론에 도배될 수밖에 없으며, 언론은 뉴스가 되는 것들을 내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중국인이 저지르는 온갖 사건사고들을 중심으로 보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우리의 뇌리에 박힐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한국에 보도되는 중국 내부의 소식 역시 사건사고 중심으로 보도됩니다.

중국은 정치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제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친정부 언론에서는 정치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고, 미담만 보도하지요. 그리고 중국 내부에서는 7살 어린아이가 몇 년 동안 돈을 모아 어머니의 선물을 사는 등의 훈훈한 소식도 자주 보도되지만, 한국의 언론은 자극적인 내용만 내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죠.

 

2) 사실은 비슷한 중국인과 한국인

제가 겪어본 중국인은, 사실 한국인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은 아마 서양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들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일 텐데요.

 

어머니가 일본인이라 일본도 겪어보고, 중국인들도 겪어본 저로서는, 한국과 중국인은 아주 유사하지만 일본인이 오히려 매우 이질적입니다.

 

중국인과 한국인은 집단주의적 경향이 아직 강합니다. 아마 한국인은 중국에서 살면 편안하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노심초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은 아주 개인주의적인 나라이고, 따라서 사람들이 매우 얄밉게 보이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눈이 오면 모든 사람이 나와서 자기 집앞을 치웁니다. 자, 그리고 안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뒤로 욕을 하고, 왕따를 시킵니다. 자, 우리나라에서 눈이 온다고 자기 집 앞을 치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리고 일본 사람한테는 사소한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사소한 행동도 함부로 할 수 없죠. 겉으로 티는 안 내지만, 매우 이상하게 보고, 뒤로 쑥덕거립니다. 중국인이나 한국인에게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죠.

 

그래서 우리가 볼 때 일본 사람들은 얌체처럼 보이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 만나자마자 맥주에 소주 말아서 마시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것이 남자답고 매우 호탕해 보인다고 스스로 생각할지 모르나, 이런 것들 솔직히 기시다 눈에는 매우 기이하게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외교 회담하고 술을 마신다는 것 자체로 기시다는 윤석열 대통령을 매우 깔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시다도 술을 좋아해서 같이 마시지만, 윤석열이 먼저 술을 권하고 소주를 말았다는 건 어느 정도 취하겠다는 제스처고, 기시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했을 때 뭔가 협상 아이템을 슬쩍 밀어넣자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것이 일본인입니다.

 

그러나 중국인은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합니다.

그 사람들의 '꽌시'라는 것. 인간관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로로 형성됩니다. 서로 못볼 꼴도 보여주고, 서로 솔직하고 투명하고, 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고,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호혜주의에 입각한 인간관계를 중시합니다.

 

그렇게 끈끈하게 형성된 것을 우리는 '우정'이라고 부르고,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종의 '의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서양에서는 친구 관계는 전통적으로는 '계약'이었습니다.

 

서양에서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사귀는 경향이 있죠. 합리주의적 전통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이나 중국인은 어떤 사람의 행동보다는,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질'-'성질'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을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친구는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뜻합니다. 그런데 세태가 변하고, 이런 '우정'의 의미도 많이 변질되어 가고 있죠. 그래서 젊은 세대는 '찐우정'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냅니다.

 

어쨌든 중국인과 한국인은 너무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차이가 두드러지게 인지됩니다.

99%가 비슷하고 1%가 다를 때... 이때 온갖 편견이 생겨나게 되는 겁니다. 한국과 중국인은 생김새도 비슷하고, 집단적 사고를 하는 것도 비슷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항상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극성스럽습니다. 애국을 넘어 애국주의로, 자국주의를 넘어 독단으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봅니다. 우리도 나라를 사랑하는 건 중국과 같습니다. 그러나 극성스러운 건 또 싫어하죠. 이렇게 본질은 비슷하나, 항상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 비슷한 겁니다.

 

예를 들어 중국이 동북공정을 한다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분노하는데요, 당연히 분노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환단고기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옛 조선의 고토가 중국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기는 마찬가집니다. 누구나 그런 자국 영웅주의의 태도는 가지고 있는 법이죠.

하지만 중국은 그걸 하나의 정책으로 만들어 동북공정등을 펼칩니다. 한발 더 나아간 거지요. 그래서 싫어하는 겁니다.

3) 우리가 중국에 대해 진짜 비판해야 할 것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진짜 싫어해야 할 것들은, 그들 인간이 어떻다든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중국의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이 제일 필요합니다. 만약 중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화의 길을 밟았다면, 아마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해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그 나라가 사실상의 독재국가라는 사실입니다.

시진핑은 사실상 종신 집권을 하고 있죠. 그런데 중국 인민은 이런 독재에 항거한다는 것에 대해서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공산당은 곧 국가이고, 이 공산당에 항거한다는 것은 국가를 배신한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들에게 있어 공산당은 무오류의 존재입니다. 

 

바로 이것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무오류의 존재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오류'는 종교에서나 가능한 말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점을 비판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다는 점. 이것 때문에 중국은 절대 세계의 패권을 쥘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기비판 능력, 그것이 활발히 돌아갈 때 나라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초기의 로마 공화정, 그리고 2차세계대전까지의 미국은 이런 자정능력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들을 세계 패권국가로 만들었죠.

 

하지만 중국은 그런 자정작용이 불가능합니다. 아이웨이웨이 같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 등을 탄압합니다. 우리는 이런 중국을 비판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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