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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간토 학살 100주년인데... 추념식도 없이 잊혀진 희생자들

by 석아산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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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 학살 100주년인데... 추념식도 없이 잊혀진 희생자들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에 대해 지나치게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끊이질 않는데요.

 

그런 가운데 올해 간토 학살 100주년이 되었으나, 우리 민족의 희생자를 추념하는 행사 등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한번 소식 보시겠습니다.

올해로 일본 간토(관동) 대지진과 이로 인한 조선인 학살 100주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본의 진상 규명과 사죄 요구는 커녕 최소한의 추념식조차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30일 외교부와 주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올해 간토 학살 100주기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추념행사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포함한 과거사 문제 관련 일본 내 동향을 주시하며 수시 파악하고 일본 측에 과거를 직시할 것을 촉구해오고 있다"면서도 특정 사업 내역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간토 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 등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이 재일조선인을 희생양 삼아 무참히 살해한 만행입니다.

 

무고한 조선인 6천여명과 중국인 800여명이 집단 학살된 참극으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유포되는 등 일본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여러분... 일본이 100년 전만 해도 이렇게 야만적인 국가였습니다!

 

지난해 세계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파친코'에서 그 끔찍한 참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큰 파장을 낳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개입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본변호사연합회는 2003년 자체 조사를 통해 당시 일본 군대와 자경단에 의해 자행된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과 진상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추념식조차 열지 않는 등 철저하게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습니다.

매년 9월 1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 주최하는 추념식에 주일대사가 참석하는 게 전부일 뿐, 그나마 대사가 추념사를 낭독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에는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친북 성향의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와 일본 민간단체, 한국 시민단체까지 모여 함께 추념식을 개최했습니다.

하지만 윤덕민 대사는 한일관계를 우려하여 별도 장소에서 열린 민단 추념식에 참석함으로써 뒷말을 낳았습니다.

 

이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2017년부터 중단했지만, 그 이전에는 극우 성향의 전임자들까지 예외없이 요코아미초 공원 추념식에 추념사를 보냈던 것과 대조됩니다.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의 추진위 김종수 집행위원장은 "90주기 때부터 정부가 나서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지만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단 한 번의 추도식도 하지 않은 것은 국가로서 매우 부끄럽고 해외 국민들에게 무책임한 일"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간토 학살은 일본군 위안부나 일제 강제동원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잔학성이 큰 범죄입니다.

그럼에도 1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정확한 희생자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은 것은 한일관계 차원을 넘어 인류사의 크나큰 윤리적 오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의 난징대학살, 독일의 홀로코스트 등은 기념관이 건립되어 있어서 상시 그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고, 인류의 크나큰 윤리적 맹점을 짚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비록 기념관까지는 아니더라도, 100여년 전 우리 민족이 낯선 이국 땅에서 범죄자로 낙인 찍혀 몽둥이로 맞아 죽고 죽창으로 찔려 죽었던 그 잔인한 과거를 떠올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는 행사 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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