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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세상

중장년들 고시촌 뷔페 찾는다… “맘껏 먹고 하루 버텨”

by 석아산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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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들 고시촌 뷔페 찾는다… “맘껏 먹고 하루 버텨”

 

세상이 살기 팍팍해지다보니, 사람들이 각자도생의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난방비 줄이려고 방 창문에 뽁뽁이 두르고, 아침은 2배 증량한 삼각김밥 하나로 때우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고물가 시대에 어떻게든 삶의 지출을 줄이려고 하는 가운데, 중장년층들은 밦값을 아끼려고 원정까지 가서 고시촌 뷔페를 찾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 소식 한번 보시겠습니다.

"요즘 노량진 고시촌의 한식 뷔페엔 중장년층 손님이 학생만큼 많습니다."

 

서울 노량진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27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 바뀐 점심시간 풍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원가가 밀집한 노량진 고시촌 식당에 일용직 노동자 등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 중장년층이 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물가 상황에서도 6000~1만원만 내면 과일 등 디저트까지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저소득층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이날 낮 12시경 한끼 6000원짜리 노량진 고시촌 한식 뷔페에는 손님 20명 중 8명이 중장년층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 이모 씨(60)는 "노숙자도 아닌데 무료급식소는 나보다 더 사정이 어려운 분들에게 양보하기 위해 가지 않는다"며 "대신 한 끼를 든든히 먹고 하루 종일 버틸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막 식당에 들어선 50대 남성은 "이곳에 오게 되면 과식하게 된다며 식사하기 전에 위장약을 챙겨 먹기도 했습니다.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보니 2시간 넘게 앉아 식사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곳을 찾은 박모 씨(62)는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뒤 식당까지 오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박씨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여기에 온다"며 "무료 급식소에 가면 추운 날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선 따뜻한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과일 두 종류까지 챙겨 먹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최근 고시촌의 한식 뷔페가 '가성비 좋은 곳'으로 회자되면서 다른 곳에서 '원정 식사'를 오는 중장년층도 눈에 띕니다.

특히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는 고령자의 경우 1호선을 타고 먼 곳에서 오기도 합니다. 노량진 고시촌의 다른 뷔페 식당 직원 장모 씨(43)는 "경기도에서 왔다는 손님 대여섯 명이 식사모임을 갖는 모습도 봤다"며 "부부 동반 모임을 이곳에서 하는 고령층도 있다"고 했습니다.

 

평소 고시생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제공해 온 식당 주민들은 이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시촌에서 한끼 6000원짜리 뷔페 식당을 운영하는 한윤자 씨(69)는 "다른 손님들보다 오래 머물면서 식사를 많이 하는 중장년층 손님이 매일 50,60명씩 온다"며 "식자재값이나 가스비 등 비용이 올라 마진이 지난해 절반밖에 안 되지만 500원만 가격을 올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라 올릴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다른 식당 관계자는 "고시생도 줄어든 상황에서 '가성비 좋은 식당'이라는 점을 내세워 장사하는 형편이라 중장년층 손님을 안 받을 수도 없다"며 "유튜브 등에서 안 좋은 소문이 나면 장사를 접어야 하니 평판 관리 차원에서라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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