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소나타, 23번 '열정'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일화가 있습니다. 그가 어떤 귀족 집안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귀족이 그걸 못 알아주자 그냥 피아노를 박차고 나오자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그렇게 그는 악보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고, 그래서 악보에 젖은 자국이 있고 등등...
이런 일화는 그냥 하나의 가십 거리 정도는 될 수 있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열정 소나타도 1악장의 비장한 분위기, 그리고 3악장의 격렬한 반항이 낭만주의의 표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건, 바로 이 2악장입니다.
베토벤이 이 시기 무렵 발견한 하나의 기법이 있습니다. 바로 음표들을 쪼개 가면서, 점점 더 상승 분위기로 이끌어 가는 기법입니다. 그의 6번 교향곡 '전원'의 마지막 5악장에도 그런 기법이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아주 엄숙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점점 음표를 쪼개가면서, 그 흥분의 고조를 높이고, 환희로 이끌어 갑니다. 이건 그의 9번 교향곡 '합창'의 3악장에서도 두드러지는 음악 기법입니다.
저도 그의 23번 '열정', -솔직히 모든 악장이 '압권 중 압권'입니다- 중에서 언급이 덜한 2악장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 낮은 음역에서 읊조리듯 전개되는 저 숭고한 목소리를 들어보십시오. 그리고 점점 음표가 분열되면서, 그 분위기가 고조되다가, 나중에 는 '환희의 수다'로 옮겨가는 그 장면을, 한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jo4GaRXt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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