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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재즈 이야기

레오시 야나체크의 음악

by 인포 스텔라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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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시 야나체크의 사진
레오시 야나체크의 사진

레오시 야나체크의 음악

제가 감히 이야기할 만큼 음악에 대한 지식이 출중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저 내가 레오시 야나체크의 음악을 듣고 느낀 바를 말하고자 합니다.

 

우선 야나체크는 작가들도 사랑하는 음악가입니다. 특히 같은 체코 출신의 문학가 밀란 쿤데라는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도 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음악을 그의 '1Q84'라는 작품에 등장시켰습니다.

주인공이 갑자기 이상한 이세계로 돌입하는 이 1Q84라는 작품처럼,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도 돌변하는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V6GI3ROj8c 

 

이 음악을 들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음악과는 매우 다른 생경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단, 거두절미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음악이 '난데없이' 시작합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직접적'이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발작적입니다.

 

이런 발작성, 분출하는 충동은 음악에 있어서 '표현주의'를 선취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렬한 충동을 가감없이, 여과없이 표출해내는 것이죠.

 

이분은 실제로 성격 자체도 '느닷없이' 화를 내는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분명 엄청난 히스테리성 인격이었을 것인데요.

 

그는 이러한 자신의 개성을 음악으로 분출시켰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아주 강렬한 직접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뿌연 데가 전혀 없는' 명쾌하고 날카로운 투명성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저 위의 곡 신포니에타에서도 그런 것이 잘 드러납니다. 강렬한 멜로디의 파편이 집요하게 반복되는데요. 그것이 묘한 최면을 불러 일으킵니다. 한마디로 이 곡은 '야나체크 세계'., '야나체크 코너'로 청중을 불러들이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정신없는 충동성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듭니다. 

 

다음으로 들어볼 곡은 만년의 걸작 '현악 4중주 2번'입니다. 부제는 '비밀 편지'입니다.

 

그는 무려 70세의 나이에, 32세 어린 여성과 연애를 합니다. 그는 이 여성과 몇 년 되지도 않는 기간 동안 무려 700통의 편지를 교환할 정도로 깊게 사랑에 빠집니다.

 

70세의 나이... 사실 예술가로서는 이미 모든 게 끝났다고 봐도 좋을 나이이죠.

 

그런데 이 야나체크는 다시 부활하며, 당대의 모든 사람보다 더욱 급진적인 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합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죠?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곡은 낭만적인 사랑의 음악은 아닙니다. 오히려 야나체크의 전매특허, 급격한 충동의 급류를 날것 그대로 오롯이 옮겨 놓은 음악이죠. 하지만 기법상으로는 고도로 통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모순인데요.

70년 먹은 노련미를 통해 20대 청춘의 급류를 되돌리는 것.... 벌써 야나체크의 인생 자체가 모순이었으니, 그의 음악도 이런 모순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모순은 막 동트기 시작하는 근대 유럽의 모습 그 자체이기도 했었죠.

 

그래서 이 곡은 당대의 시대 정신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는 걸작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과는 전혀 다를지 모르나, 마음을 열고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OSFulkl4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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