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70세로? 벼락맞을 일…현실 모른다" 노인회장 항변

지하철 유임승차, 무임승차가 논란 되는 것 자체가 어이없어

홍준표 대구 시장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릴 수 있다고 공표한 가운데,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도 무임승차 연령 70세 상향을 검토하겠다고 하여 파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들의 불만이 거센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위한 복지가 그다지 두텁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런 가운데 이런 지하철 무임승차가 노인 복지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하려고 하자 그마저도 빼앗아간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오늘 중앙일보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과의 인터뷰를 하였는데요.

 

과연 노인분들의 불만은 무엇인지, 그 속내를 들여다 봅시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의 문제점을 들고 나온 가운데, 당사자인 김호일(81) 대한노인회장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김 회장은 "지하철 무임승차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리자는데, 안 그래도 사각지대로 몰린 노인에 대한 학대와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회장은 나아가 "'노인폄하 발언'으로 정치 생명이 끝난 정동영 전 의원을 봐라"라며 홍준표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한 번 보시죠.

 

Q: 지하철 무임승차가 문제라는데.

A: 낮에는 지하철에 빈자리가 많다. 거기에 노인이 몇 사람이 탔다고 적자가 날 게 뭐가 있느냐. 노인이 안 타도 그 지하철은 달릴 건데, 노인이 탔다고 전기 요금이 더 드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Q: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70세로 올리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말이 안 된다. 한국은 55세부터 정년퇴직이 시작된다. 65세가 되면 벌이가 없는 상태가 되는데, 노인이 젊어 보인다고 혜택을 줄이면 벌이가 없는 65~69세는 사각지대에 몰린다. 정년의 기준 연령을 69세로 올려서 벌이가 있게 한 뒤 70세부터 차비를 내게 해야 한다.

김 회장은 "일자리가 없는데 돈을 내라고 하면 65~69세가 노인학대를 받는 것"이라며 "그런 발상을 하는 사람이 벼락 맞을 사람이다. 너무 현실을 모른다"고 개탄했습니다.

Q: 어떤 현실을 모른다는 것인가.

A: 65세 이상 노인에게 한 해 45조원의 의료비가 들어간다. 지하철 요금을 무임으로 하니 노인이 지하철 타러 나오면서 걷고, 환승한다고 걷는다.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본인도 모르게 1만보를 채운다. 만보는 무병장수로 이어진다. 지하철 무임 덕분에 외출하니 건강해지고, 의료비 지출도 엄청 줄고, 국가가 덕을 본다. 밖에 안 나오면 운동 부족으로 의료비 지출이 더 많이 들 것이다.

 

호오... 이분... 정말 논리 하나는 신박하시네요! 저도 설득되는데요!

 

Q: 지하철 적자가 심하다고 한다

A: 지하철 경영 합리화는 자기들이 해야 한다. 지하철공사(서울교통공사 등을 지칭) 다니는 사람이 연봉 7000만원을 받고, 보너스는 삼성 뺨치게 많이 받아 가는데,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고 하면 말이 되느냐.

 

Q: 무임승차 연령을 순차적으로 70세로 올리자는 얘기도 있다.

A :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선진국 중 노령수당을 100만원 주는 데가 많다. 우리도 100만원 주고 나서 차비 내라고 하면 말이 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만든 주인공이 노인인데, 유공 혜택을 줘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인 빈곤율, 자살율 1위를 방치해놓고 차비로 시비 걸면 벼락 맞을 일이다.

 

Q: 홍준표 시장이 지하철, 지상철도 등 도시철도 무상연령을 70세로 상향하는 걸 검토한다는데.

A: 노인들이 난리를 치게 꾸며서 정동영 전 의원처럼 정치를 못 하게 시킬 것이다.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헛소리하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대권을 굼꾼다고 하느냐. 앞으로 대대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김 회장은 "여야 지도부에 '선진국처럼 노령수당 100만원 시대 앞당겨 달라' '노인 일자리 많이 챙겨달라'고 요청했다"며 "공공근로 27만원 일자리 말고는 노인 일자리가 없다. 그래놓고 차비 내라고 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Q: 시간대별로 유상, 무상을 달리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A: 만약 러시아워에 노인이 타는 바람에 젊은 사람이 못 타면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러시아워엔 노인이 요금을 내고, 오전 10시부터 무임으로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Q: 정년 연장, 일자리 확대 외에 어떤 대책이 필요하나

A: 일자리는 없어도 평생 노력해서 집이 있는 노인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들어서서 재산세가 몇 배 올랐다. 나만 해도 36만원을 내다가 지금은 120만원을 낸다. 같은 집인데 공시가격을 올려버렸다. 나는 벌이가 있어서 재산세를 내지만, 벌이가 없는 사람한테는 집 가진 게 재앙이 된다. 재산세 못 내서 집을 팔려고 하면 양도세 때문에 집이 날아간다. 노인 재산세를 면제하는 이런 대책이 나와야 한다. 재산세로 골탕 먹이고 차비 내라고 하면 노인이 죽으라는 소리와 다름없다.

 

대한 노인회는 이달 16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지하철 무임승차 관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 회장은 "다른 계층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 공론화해서 국민의 소리를 모으려 한다"며 "거기서 '다른 혜택을 줄 테니 연령을 조정하자'고 나오고, 그게 맞으면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