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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이야기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미생물이 나타났다(플랑크톤 할테리아)

by 석아산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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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미생물이 나타났다(플랑크톤 할테리아)

전 이런 걸 보면 너무나 신기합니다.

 

일단 '바이러스'라고 하는 것은,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복제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숙주에 기생하여 자신의 유전물질을 복제합니다.

 

보통 바이러스는 세균, 그러니까 박테리아나 세포 등에 기생하여 숙주를 파괴하거나 공생하거나 합니다.

 

즉 바이러스는 공격하는 일은 있어도, 공격 받을 일은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미생물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놀랍습니까! 비유해 보자면, 호랑이를 잡아먹는 사슴이 나타난 꼴이지요.

 

이 신기한 소식, 저 석아산이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립니다! 

 

최근 미국의 네브라스카-링컨대 연구진이 바이러스를 먹는 미생물을 발견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담수에 사는 석모류 플랑크톤 할테리아가 바이러스를 섭취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만 먹고도 번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단세포 원생생물이 바이러스를 에너지원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2020년 미국 비글로해양과학연구소는 초아노조아과 피코조아라는 두 원생생물의 모든 세포에서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발견했지만 이것이 포식의 증거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바이러스가 원생생물을 감염시켰거나 단순히 세포에 들러붙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실험이 이어일수록 이런 유기체가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바이러스를 먹고 사는 유기체를 가리키는 말로 '바이로보어(virovore)'라는 용어도 제시했습니다.

홋날 초식동물(herbivore), 육식동물(carnivore)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생물군 명칭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둔 조어입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미생물이 들어 있는 실험용 페트리 접시에 소량의 담수를 담은 다음, 여기에 클로로바이러스를 추가했습니다.

이 클로로바이러스는 담수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를 숙주로 삼아 번식하는 거대 DNA 바이러스입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입자 수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어떤 미생물이 바이러스를 먹이로 삼는지 지켜봤습니다.

 

그 결과 할테리아라는 섬모류 플랑크톤이 담긴 접시에서 뚜렷한 변화가 포착되었습니다.

할테리아가 이틀만에 약 15배 증가한 반면 클로로바이러스는 10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넣지 않은 대조군 담수 접시에서는 할테리아가 전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할테리아가 클로로바이러스를 잡아먹고 번식한 것이 분명한 결과네요!

 

연구진은 검증을 위해 클로로바이러스 DNA에 녹색 형광 염료를 착색하여 다시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를 섭취한 할테리아 세포가 녹색으로 빛나는 걸 확인했습니다. 할테리아는 자신이 먹어치운 클로로바이러스 질량의 약 17%를 자신의 질량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이번 연구는 일부 담수 섬모류가 바이러스 섭취를 통해 증식에 충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는 바이러스가 수생 생태계의 에너지원으로서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는 정말 엄청난 발견이네요! 생태계 순환 고리의 한 고리를 발견했다는 뜻이니까요.

 

자연은 우리에게 정말로 언제나 많은 연구할 거리를 안기는 것 같습니다. 경이로운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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