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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그림 그리고 이야기 붙이기

[창작] 새로운 종의 발견

by 석아산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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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오 미라이(牛尾 未來) 교수는 미국생물종동정학회에서 그가 발견한 새로운 곤충을 보고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발견한 41종의 새로운 곤충은, 마다가스카르 밑에 있는 아주 작은 무인도인 베홈카섬에서 발견한 것들이었다.

이 프레젠테이션 중에서, 우측 상단에 있는 '우산벌레'는, 너무나 특이한 모양이라 자리에 참석한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우시오 미라이 박사는 그 생명체를 자기 이름을 따 '움벨라 미라이이(Umbella Miraii)'로 명명했다.

 

그의 발표가 끝나자, 청중석이 웅성거렸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들었다. 한 학자가 학회에서 41종의 신종을 보고하다니!

이미 많은 종이 보고되어 있는 현대 생물학계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중 학계에서 큰 권위가 있는, 흰수염이 나비넥타이를 가릴 정도로 풍성한, 마치 다윈을 닮은 한 노학자가 손을 들고 반론을 펼쳤다.

 

"터무니 없소. 도대체, 누가 이 발표를 허락한 것이요? 저런 생명체는 진화적으로 있을 수 없는 형태를 하고 있소."

 

그러자 다른 한 학자가 손을 들었다. 그는 캐주얼한 옷을 입은 젊은 학자였다.

 

"아니, 진화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견해에는 반대합니다. 다만, 저는 인공지능으로 여러 생명체를 진화시키는 프로그램을 통해 생명체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예측한 적이 있죠. 저 모습이 그와 똑같군요... 저는, 당신이 그냥 인공지능 진화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그저 그 사진을 가져와서 우리를 기만하려고 한 것임을 알겠소!"

 

이 젊은 학자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참석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손을 들었다. 모두 납득할 수 없다는 표시였다.

 

사회자는 예상보다 더욱 격렬한 청중의 반응에 당황하였다.

그래서 그는 다소 마이크 볼륨을 높여 청중을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 여러분! 만약 우시오 교수가 발견한 곤충들의 실물을 보신다면, 그 어떤 반론도 펼치지 못하시지 않겠습니까?  지금부터 실제로 움벨라 미라이이를 비롯하여, 우시오 교수가 채집한 실물 곤충들을 본인이 직접 보여드린다고 합니다. 자, 여러분께서 한꺼번에 올라오시면 혼잡하고 안전 문제도 있고 하니, 한 분 한 분 올라오셔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연단으로 올라와 테라리움에 들어 있는 곤충들을 살폈다. 어떤 학자는 그 이상한 형태에 탄복하였지만, 대다수의 학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지구상의 거의 모든 지역은 이미 샅샅이 탐구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뜬금없는 생물들이, 이렇게 많이 출현하다니!

 

한 학자는 머리를 감싸며 울부짖었다.

"이건,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야!!! 당신, 우시오 교수, 난 당신을 유전자 조작 혐의로, 그리고 그것을 신종으로 보고한 혐의로 학계에 고소하고, 형사 고발도 하겠소!"

 

우시오 교수는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눈은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여러분, 저는 유전자 조작을 하지도 않았고, 일부러 그것들을 인공지능으로 합성하지도 않았소. 생명체의 형태를 비롯하여 그 특성, 심지어 그 본질은 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있지요. 당신들이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생명체라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소!"

 

그리고 우시오 교수는 손에 든 뭔가 리모콘 같은 것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테라리움에 들어있던 곤충들, 그 진짜 꾸물거리던 곤충들이 모두 사라졌다.

 

"자, 이러면 됐소? 이것은 그냥 2차원의 정보를 3차원으로 투사한 장난짓에 불과했소. 그렇다고 이것들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소?"

 

엄청난 소란이 일었다. 교수들은 분노하여 소리를 지르고, 주먹을 치켜 들었다.

 

우시오 교수는 당연히 교수 사회에서 파면당했고, 기만죄로 형사 고발을 당했다.

지금은 그저 혼자서 쓸쓸히 연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만약에... 만약에, 우시오 교수가 옳았다면?

사실 그의 연구실 테라리움에서는 여러 생명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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